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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조의 나라

만백성의 바람이 불어와

모든 곳에서 살아 숨쉬는 곳, 조선

 

'시조'가 국가 이념인 상상 속의 조선. 삶의 고단함과 역경을 시조 속에 담아 훌훌 털어버렸던 백성들은 역모 사건으로 시조 활동이 금지되면서 자유도 행복도 잊은 채 살아간다.

 

그러던 중 15년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선시조자랑이 열리게 되고 탈 속에 정체를 감추고 양반들의 악행을 파헤쳐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조직된 비밀시조단 골빈당은 이것을 기회 삼아 조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한편, 왕의 비선실세이자 시조대판서 홍국은 자신에 대한 악덕한 소문을 퍼트리려고 다닌다는 이유를 들어 골빈당을 잡으려는 음모를 꾸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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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은 2019년 초연 공연이 올라오던 시기에도 알고 있는 극이었고, 전반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매번 시간상으로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보지 못했던 뮤지컬이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작품은 1막과 2막으로 나눠져 있고 인터미션을 포함하여 170분 정도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1막에서는 시조의 나라 조선에서 시조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시조의 역사와 흐름을 잃지 않도록 골빈당(骨彬黨)이라는 단체에서 계속해서 시조를 노래하는 모습과 새로운 형식으로 시조를 하는 '홍단'이 골빈당과 함께 새로운 시조를 양반'놀음'이라는 형태로 백성들에게 전파하면서 전국적으로 모든 백성이 양반놀음을 하면서 시조를 하면서 백성들이 시조를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들, 그에 반해 조정에서는 역모의 세력이라며 걱정하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2막에서는 골빈당이 본인들의 정체를 숨기고 수애구(壽愛謳)라는 이름으로 조선시조자랑이라는 대회를 통해서 극중 15년 전 시조대판서의 자리를 노리고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던 인물들을, 시조를 통해서 고발하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여기서 나오는 이름들은 그냥 보기에는 웃기기만 하지만 한 글자씩 뜯어보면 시조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볼 수 있다.

 

골빈당. 뼈 골 骨, 빛날 빈 彬 "죽어서도 뼈까지 빛나는 우리"라는 뜻이 있다.

 

수애구. 목숨 수 壽, 사랑 애 愛, 노래할 구 謳 "목숨을 바쳐 시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래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이렇게 웃겨 보이고 꽤 현대적인 이름 같아 보이면서도 한 글자씩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더욱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1막과 2막의 분위기나 무게가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에 만약 인터미션이 없었다면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인터미션으로 관객들의 흐름을 한번 환기시켜준 후에 극을 진행해서 1막과 2막. 공연 모두 관객들이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관객들 모두 백성이 되어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극


 

백성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중독성 있는 넘버를 활용함으로써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어찌 보면 시대극이기 때문에 관객은 오로지 제4의 벽 너머에 있는 관찰자로서 존재하기 쉽다.

 

이 뮤지컬은 관객들을 조선의 백성들로 생각하면서 시조자랑 대회를 보러온 백성들로 배우들이 관객을 대하기 때문에 관객이 작품에 크게 개입하지는 않지만, 관객의 반응이나 호응도에 따라서 배우들이 알맞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자신이 이 작품과 떨어져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한 명의 백성의 역할로 참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조선시조자랑이라는 대회를 개최하는 것마저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알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과 같은 느낌을 연출해서 더 친근했고 이뿐만 아니라 유명한 마술사가 생각나게 한다거나, 최근에 TV 프로그램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우파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조선시조자랑이라는 행사가 그리 어색하거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친근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배우들이 객석 뒷문으로 입장해서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고 연기를 한다거나 양반놀음을 백성에게 알리는 장면에서 배우들이 직접 무대에 내려와 일부 관객들에게 부채를 준다거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객들이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 삶과 부조리 속에서 당연한 일인 것처럼 세상을 살아가던 백성들을 위해, 새로운 조선이 다가올 미래를 위해, 시조의 나라 조선에 걸맞게, 시조로 사회의 부조리함과 부패한 권력들을 비판하고 고발한 그들의 목소리와 열정, 그리고 그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품.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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