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만함을 정신의 충만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강박에서, 나아가 독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일상 속의 사소한 실수들을 보다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가볍게 털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목표에만 집착한 나머지, 그 과정에 깃든 순간순간의 아름다움을 지나쳐 버린다면 우리 삶은 너무나 무의미해질 것입니다."] - 저자의 말 中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산만함은 너무도 쉽게 부정적인 것으로 치부되며, 많은 이들은 이를 문제시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신문물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어버렸다.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잠을 쫓기 위해 매일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집중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목표를 위해 노동하는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다.
그러나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잠시 한가로운 여유를 부릴 때다.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곡조를 감상할 때,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그림 같은 풍경을 내다볼 때, 물 속에서 수영하며 자유로움을 만끽할 때. 별 거 아닌 사소한 일에 불과할 지라도, 우리는 이런 정신적 리프레시를 추구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것이니까. 이를 책에서는 ‘유익한 산만함’이라 칭한다.
창조적 사고도 마찬가지이다. 필자의 경우 글을 쥐어짜내려 하면 사고가 멈추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한 글자라도 시작하고 나면 의외로 글이 술술 쓰이는 날도 있지만, 집중하려 애쓰기보다는 생각을 잠시 풀어둘 때 새로운 글감이 퐁 솟아나곤 한다. 길을 걷다 흥미로운 소재를 발견하기도 하고, 친구와 시덥잖은 대화를 하다 나도 몰랐던 내면의 나를 만나기도 한다.
이렇듯 머릿속을 부유하는 특정 아이디어가 명확해지는 시점은 언제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때였다.
["우리는 온전한 집중과 자유로운 사유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하는 것이 아닌 그 둘을 균형있게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가던 길에서 옆으로 비켜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본문 62p
산만함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단번에 일깨운 책이었다. 평소 ‘멀티태스킹’에 관해서도 생각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많은 철학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주제이지만, 그만큼 사유할 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나만의 ‘유익한 산만함’은 무엇인지,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등등. 책 속 주장들을 머금고 나름의 루틴을 찾아나가야겠다.
저자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그러므로 우리는 산만함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 더불어 살면서 어떻게 집중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 본문 10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