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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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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인생에 대한 완벽한 예찬을 담고 있다. 인생이 완벽하다고 주장하는 작품이라는 뜻이 아니라, 인생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방식이라는 뜻이다.


인생이 아름답다는 말은 지루하고 따분하다. 뻔한데다 현실의 어려움과는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외침뿐인 말로는 쉽게 설득되기 어려운 명제다. 그럼에도 해야한다면, 혹은 설득이 가능하다면 그건 누구보다 삶을 충실하게 살아낸 누군가가 그에 수반되는 온갖 고통과 슬픔, 아픔과 고독에도 불구하고 그 삶을 긍정할 때 뿐일 것이다.


이 작품은 1907년 7월 6일에 태어나 1954년 7월 13일에 생을 마감한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공산주이자인 '프리다 칼로 드 리베'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비바 라 비다, 그럼에도 인생 만세'를 외치는 그녀의 삶에는 일반적인 관적에서 볼때 비극이라고 부를만한 요소들이 가능하다. 6살에 소아마비, 18살에 교통사고, 여러 차례의 수술과 병, 남편의 불륜, 여러차레의 유산과 불임 등 숱한 고통이 그녀의 삶을 관통해갔다.


그러나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을 관찰하고 마주하며 고통을 이겨냈으며 그 과정을 자화상으로 담아냈다. 그녀가 남긴 143편의 회화 작품 중 약 3분의 1인 55점이 자화상이다. 뮤지컬이 끝나고 공연장을 나와 계단을 걸어올라가면 그녀가 남긴 작품들을 하나씩 감상할 수 있는데 자신의 모습과 겪어온 아픔들을 예술로 승화해놓은 작품을 보다보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뮤지컬 '프리다'는 그녀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관객들에게 노래하고 설명하는 '라스트 나이트 쇼'의 형태로 진행된다.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무대매너와 넘버들은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만족감을 선사한며 감동적인 이야기와 삶을 긍정하는 태도, 아름다운 미술 작품과 풍성한 음악이 뮤지컬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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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수박에 '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를 새긴 이 작품이다. 이 그림은 그녀의 유작으로 죽기 직전 삶을 향한 예찬을 담았다. 고통으로 가득찬 삶을 축제처럼 즐길 수 있었던 그녀의 비결은 뭘까. 인간에겐 고통을 이길 힘이 내재돼있는 걸까.

 

어쩌면 그 답은 예술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이겨내고 긍정하기 위해 붓을 잡았다. 교통사고 이후 유일하게 오른손만 움직일 수 있었던 때에도 그녀는 하얀 캔버스를 작품으로 채우며 이겨냈다. 숱한 갈등과 고민에도 결국 삶을 선택하고 그림을 선택하는 그녀의 모습은 보는 관객들에게 지난한 삶을 이겨내는 용기를 준다. 끊임없는 육체적 고통 속에서도 삶에 대한 열정과 예술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프리다 칼로의 삶은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고양감 같은 것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뮤지컬의 말미에서 마침내 그 삶의 끝이 다가왔을 때 프리다는 아쉬워하지 않는다. 그건 그녀의 삶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 아니라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삶의 순간들을 그 누구보다 충실하게 살아냈다.


작품에 드러나는 미적인 요소들도 훌륭하다. 프리다가 무대 위로 쏟아지는 붉은 장미꽃을 맞으며 춤추는 장면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며 작품내내 그녀의 삶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3인의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압도적이다. 프리다의 삶을 설명하는 순간마다 각기 다른 배역을 맡으며 매력있게 서사를 진행시키는 역할도 한다.

 

프리다의 남편 디에고를 연기하는 '레플레하', 프리다의 옛 남자친구 역할의 '데스티노', 어린 시절 프리다를 보여주는 '메모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작품에서 '프리다' 역은 배우 김소향·김지우·김히어라·정유지가 맡았으며  '데스티노' 역은 이아름솔·이지연·박선영 배우가, '메모리아' 역은 박시인·허윤슬·유연정 배우가 연기한다.


뮤지컬 '프리다'는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쇼 뮤지컬로 오는 9월 7일까지 공연된다. 작품은 지난 6월 17일 놀유니플렉스 극장에서 막을 열었으며 제작은 EMK뮤지컬컴퍼니 및 EMK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인생을 이겨나갈 힘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프리다 칼로의 삶이 우리에게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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