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시작한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이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이 활동에 대해 얘기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바로, ‘자아실현’이었다.
회사에서도 글을 쓰고 있지만, 주로 가벼운 정보 전달이 목적이고 매달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내 생각과 사유를 담은 글쓰기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 이렇게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기계적으로 마감을 쳐내다 보면,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흥미를 아예 잃을 것만 같아 무섭기도 했다. ‘쓰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은 내게 매우 중요했기에, 이것을 잃지 않고자 찾은 것이 바로,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이었다.
지난 3개월간, 나는 아트인사이트에 총 15건의 글을 올렸다. 주제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쓸 수 있어 좋았지만, 그렇다고 이 모든 과정이 쉬웠거나 마냥 재미있던 것만은 아니었다. 매주 글감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었고, 뚜렷한 형체 없이 머릿속을 부유하는 생각들을 나만의 언어로 구체화하는 과정은 내게 수백 번의 좌절과 실망을 선사했다. 그래도 계속해서 글 쓰는 걸 멈출 수 없었던 이유는 다시 보기 부끄러운 글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는 언제나 나라는 사람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내 생각과 감정, 의견을 담은 글을 쓸 때, 비로소 나는 온전한 내가 될 수 있었다. 오늘은 '쓰는 사람'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써온 글들 중에서 나를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3편의 글을 뽑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2주간의 수습이 끝나고 에디터로서 정식으로 발행한 첫 글이다. 나를 소개하는 느낌으로, 내가 좋아하는 비슬라바 쉼보르스카의 ‘선택의 가능성’ 시를 나만의 버전으로 이어서 써봤다. 처음엔 내 취향을 좀 더 세세하게 알아가려는 마음으로 가볍게 쓰기 시작한 글이었는데, 취향과 선택의 깊은 인과관계를 깨달으면서 글이 내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확장되어 가는 걸 느낄수 있었다.
내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지 중, 우리는 마음이 이끄는 단 하나를 선택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어 왔다. 어쩌면 취향이란 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모두 담고 있는 선택의 집약체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취향을 잘 아는 사람일수록,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가장 ‘나다운 선택’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나라는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좋은 선택을 내리고 싶다면, 나만의 ‘선택의 가능성’ 시를 써보는 걸 추천한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4602
꽈배기 인간으로 살아가기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 속마음을 잘 말하지 않는 편이다. 아니, 어쩌면 못 한다는 게 더 맞을 수 있겠다. 우울, 분노, 절망, 슬픔이 잔뜩 엉켜있는 내 마음을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내보이면, 그것들이 언젠가 나의 약점이 되어 돌아오진 않을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 일기장에조차 못 털어놓던 내 속 얘기를 조금씩 밖으로 끄집어내기 시작할 수 있었던 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이 글은 다소 꼬여있었던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펼쳐 보인 자기 고백이다.
그동안은 모든 게 괜찮은 척, 아무 일 없는 척하며 타인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속이며 살아왔었다. 그럴수록 이미 꼬일 대로 꼬인 내 마음은 자꾸만 삐뚤어졌고, 결국 애먼 데 화풀이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나는 배배 꼬인 내 마음을 외면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그 과정을 글로 옮겨 적으면서 복잡하게 얽혀있던 마음을 정리하며 조금씩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사실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라 생각해 마지막까지 이 글의 업로드를 망설였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글을 읽어주셨고, 반응도 나쁘지 않아 놀랐었다. 이 글을 통해 나는 나를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 것보다, 때로는 내 못난 모습까지 솔직하게 드러내는 게 타인과 더 가까이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배웠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4969
어둠을 몰아내는 곱고 부드러운 빛의 향연 - 신인류 '빛나는 스트라이크’

어떤 작품은 단순히 ‘좋다’라는 감상에서 끝나지 않고, 지금의 이 황홀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글로 붙잡아 놓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나에겐 신인류의 ‘빛나는 스트라이크’가 그런 작품이었다.
이번 리뷰를 쓰면서 한 번 더 깨달은 건데, 나는 내가 너무 좋아하고 아끼는 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게 더 힘들다. 내가 느낀 감동과 아름다움을 조금도 훼손하지 않고 글로 옮길 자신이 없기도 하고, 최대한 완벽한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에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쓸 때도 역시 나의 부족한 표현력과 빈약한 어휘력에 몇 번이고 좌절하곤 했었다. 그래도 이 앨범을 통해 얻은 따뜻한 사랑과 희망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글로 잘 옮긴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글 중 하나다. 무엇보다 신인류의 보컬 신온유님께서 이 글을 본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해주셔서 내겐 더욱 뜻깊고 소중한 글이 됐다. 나의 마음속 어둠을 환한 빛으로 정화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면, 신인류의 ‘빛나는 스트라이크’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5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