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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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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과 25일, 난지 한강공원을 가득 메운 음악 팬들 사이로 ‘PEAK FESTIVAL 2025 (이하 피크 페스티벌)'가 열렸다.

 

‘살아있는 음악, 우리만의 뜨거운 축제’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페스티벌 입문자부터 ‘페벌 고수’까지 다양한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뜨거운 열기를 만들었다.

 

 

 

두 개의 무대, 끊김이 없는 몰입의 구조


 

페스티벌의 매력은 멈추지 않는 열기의 흐름이다. 그런 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대 구조였다.

 

‘WITH’와 ‘ALIVE’라는 두 개의 무대가 나란히 배치된 구조는 효율성과 몰입감을 동시에 잡았다. 무대 전환 시간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관객은 공연 사이의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고, 아티스트들은 빠르게 무대를 이어갈 수 있었다.


더불어 다채로운 아티스트들의 무대는 관객에게 축제의 본질인 생생한 라이브의 매력을 한껏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토요일 무대에는 까치산, 더 폴스, 터치드 등 음악으로 각자의 색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들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승윤과 자우림의 무대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몰입감으로 현장을 압도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번 피크 페스티벌에 처음으로 참여한 페퍼톤스 역시 특유의 긍정적인 무드로 관객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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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은 신인류, 일본 밴드 렛미노우의 무대로 막을 올렸다. 피크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첫 해외 아티스트인 렛미노우는 준비해 온 한국어 인사로 관객의 박수를 이끌며 따뜻한 교감을 이어갔다. 윤마치와 한로로 역시 독보적 감성의 무대로 관객과 호흡했다.


이어 가장 열기가 뜨거운 시간대에는 유다빈 밴드, 로맨틱 펀치 등 활기 넘치는 밴드 팀이 현장의 열기를 돋웠다. 이들이 구축한 에너지의 기반 위에 해가 질 무렵 기현과 카더가든의 무대가 포개지며 감성을 더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정의 층이 차곡차곡 쌓이는 구조는 관객에게 단순한 관람을 넘어 ‘정서적 몰입’을 경험하게 했다.


다만, 간혹 한쪽에서 무대가 진행될 때 다른 쪽에서 사운드 체크 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경우가 있거나, 무대 전 음향 조절이 미흡한 부분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무대가 공연 중일 때 다른 무대는 판으로 가려놓는 방식 덕에 한쪽의 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또 무대 양측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덕분에 스탠딩 존에서도 옆 무대를 무리 없이 관람할 수 있었다.


 

 

스탠딩과 피크닉: 관객 맞춤형 관람 방식


 

올해 피크 페스티벌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스탠딩 존의 확대였다.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넓어진 스탠딩 구역은 더 많은 관객을 수용할 수 있었고, 다양한 위치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스탠딩 구역 맨 뒷줄에서는 오히려 무대 전체가 잘 보이는 장점도 있었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자, 슬램 존을 비롯한 스탠딩 구역에서는 강한 호응과 떼창이 이어졌다. 마니아 관객부터 일반 관객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처음 온 관객도 어색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덕분에 무대를 꾸리는 아티스트도 더욱 신나는 기분으로 공연을 이어 나갔다. 공연 중간중간 두 무대를 사이에 두고 펜스로 만들어진 통로에 아티스트가 직접 내려와 관객과 호흡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무대 쪽에 배치된 경호원들은 아티스트가 관객 가까이 내려와도 끝까지 질서를 유지하며 관객의 안전을 신경 썼고, 스탠딩 존 관객들에게 생수를 계속 전달해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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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존이 주는 열정의 에너지가 다소 벅차게 느껴진다면, 피크닉 존에서 여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도심 속 야외 공연장의 장점을 십분 살린 피크 페스티벌은 해 질 무렵 반짝이는 한강 물결과 함께 무대의 감동을 극대화했다.


난지한강공원의 특성상 잔디밭과 계단 등 곳곳에 돗자리를 깔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구역 중간중간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여유롭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활동적인 관객과 여유를 즐기고 싶은 관객 모두를 아우른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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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의 만족도는 ‘김치말이 국수(일명 ’김말국‘)’ 보유 여부에 달려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누구나 원하는 음식인 ‘김말국’도 피크 페스티벌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닭강정, 크림 새우 등 관객의 입맛을 고려해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고, 인기가 많은 먹거리 부스에는 관객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 5시가 넘어가자, 무알콜 맥주는 한 종류를 빼고 모두 품절 될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


 

 

참여와 소장, 페스티벌을 완성하는 경험 요소


 

이번 피크 페스티벌 관객은 직접 걷고, 찍고, 남기며 축제를 함께 구성하는 ‘참여자’였다. 관객들은 포토 존에서 직접 감성 포스터에 스티커를 붙이며 추억을 남겼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를 공유하며 축제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WE♥︎BAND ZONE’에는 밴드 체험 콘텐츠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고, 굿즈 부스 앞에도 긴 줄이 이어졌다.


작년에도 대부분의 굿즈가 품절됐듯, 올해 역시 피크 페스티벌 굿즈는 현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페스티벌을 대표하는 슬로건은 일찍이 품절 되었고, 그럼에도 오후 6시까지 굿즈 부스 앞에 인파가 계속 이어졌다. 가방부터 티셔츠, 마스코트 ‘피킹이 키링’ 등 대부분의 굿즈 디자인이 피크 페스티벌만의 브랜드 감성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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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관객들은 페스티벌의 ‘참여자’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축제를 체험하고, 그 경험을 스토리로 공유하며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특히 피크 페스티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실시간으로 관객들의 스토리를 리그램하고 반응하며, 관객과의 쌍방향 소통을 이어갔다. 축제의 순간들이 개별 관객의 기록으로 남는 동시에, 온라인에서 다시 피크 페스티벌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엮이는 구조였다. 단순히 무대 위 공연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감성과 관객 참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번 페스티벌은 ‘우리만의 축제’라는 슬로건을 실감 나게 구현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린 만큼, 입장 대기나 부스 이용에 있어 다소 혼잡한 순간도 있었지만, 이는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지점으로 보인다. 축제가 해를 거듭하며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운영 경험도 앞으로의 완성도를 높이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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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머릿속에 그려본 ‘페스티벌’의 풍경이 있다. 땀이 흐를 만큼 뜨거운 열기 속, 스탠딩 존에서 몸을 흔들며 공연을 즐기거나, 노을이 지는 하늘 아래 돗자리에 앉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순간들.


피크 페스티벌은 그 전형적인 상상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 낸 축제였다. ‘살아있는 음악, 우리만의 뜨거운 축제’라는 슬로건처럼, 음악과 사람, 공간이 살아 숨 쉬는 순간들이 곳곳에 깃들어 있었다.


바야흐로 밴드와 인디 음악의 시대에, 페스티벌은 더 이상 특정 팬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이번 피크 페스티벌은 그 사실을 제대로 입증했다. 무대 기획부터 공간 구성, 운영까지 세심히 준비된 피크 페스티벌은 ‘모두가 함께 만드는 축제’라는 메시지를 생생히 전했다.


뜨거운 태양, 낭만의 피크닉,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피크 페스티벌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관객의 감각에 깊이 남는 ‘뜨거운 청춘의 기록’으로 자리 잡았다. 내년에도 피크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청춘을 계속해서 써내려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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