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 싶다 정선아, 가고 싶다 정선아,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아라리>는 정선 아리랑의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들어졌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 했던가? <아리아라리>는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작년 영국 에든버러 세계 공연 예술 축제에 초청받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

에든버러 세계 공연 예술 축제 공연사진
<아리아라리>는 전통음악, 무용, 서사극, 영상이 결합된 종합 예술 퍼포먼스이다.
솔직히 공연을 보기 전에는 과연 판소리를 어떻게 재해석했을지, 재해석된 판소리가 내게 흥미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공연이 진행되면서 나는 자연스레 <아리아라리>의 세계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복잡한 일상 속에서 가끔은 단순하게 감탄할 수 있는 순간이 필요하다. <아리아라리>는 그러한 순간을 안겨준 공연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한복과 화려한 무용, 멋진 무대 소품들까지 한시도 눈을 떼기 어려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뗏목 장면이었다. 무대 위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뗏목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그 뗏목을 움직이는 배우들의 합은 정말 놀라웠다. 잠시 숨을 죽이며 무대 위의 작은 바다에 퐁당 빠져버렸고, 그 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또, 무용수들이 입은 한복은 그 자체로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한복만이 그릴 수 있는 곡선은 움직임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었다. 한복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 보았을 때도, 우리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시각적 감동에 더해 무대 위 배우들이 직접 펼친 난타 연주는 듣는 즐거움까지 주었다. 북소리 속에 담긴 배우들의 합과 연습량, 에너지는 단순 연주를 넘어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전파시켜줄 수 있는 무대였다.

판소리는 관객 참여를 중요시하는 공연이다. 관객이 추임새로 호응하며 함께 무대를 만들어나가기 때문이다.
<아리아라리>는 전통 판소리 공연처럼 적극적인 관객참여로 완성된다. 배우들이 나서서 관객참여를 유도하며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한다.
공연 시작 직전에 배우들은 무대가 아닌 관객석 사이로 입장한다. 관객들과 눈맞춤을 하고 손을 잡으며 관객과 배우 사이의 교류가 일어난다. 또, 공연 에티켓 안내를 할 때에는 배우들이 직접 설명하고 관객의 대답을 요구해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
공연 중 관객들은 신나면 춤을 출 수도, 자유롭게 호응할 수도 있다. 음악에 맞춰 자연스레 박수를 치거나 리듬을 탄다. 이러한 관객들의 모습은 배우들이 이끌어낸 '흥'에서 기인하며, 관객들은 그에 화답해 그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배우들에게 전달해준다.
<아리아라리>를 경험한 관객들은 단순 '보는 공연'이 아니라 '함께 놀고 즐기는 공연'으로 느끼기 대문에 작품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다. 기존 뮤지컬에서 보기 어려운 이 신선한 생동감은 <아리아라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였다.

<아리아라리>는 판소리의 본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무용과 음악, 타악, 시각적 연출이 어우러진 퍼포먼스 중심의 공연으로 재탄생시켰다. '어른들만 즐기는 판소리'가 아닌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판소리를 <아리아라리>가 만들어준 것 같아 새롭고 행복했다.
앞으로도 <아리아라리>와 같은 오랜 전통과 지금을 연결해주는 공연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