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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풀 프로덕션 - 끝장난 판타지
19.Sept.2014 - 26.Oct.2014
 
 
O 전시명: 끝장난 판타지
O 참여작가: 이형주, 임유리, 최수연
O 일정: 2014919() ~ 1026()
O 오프닝: 2014919() PM 7:00
O 장소: 아트 스페이스 풀
O 관람시간: 10:00 - 18:00 (매주 월요일, 공휴일 휴관)
 
* 본 오프닝 행사는 터키 국민맥주 에페스와 함께 합니다.
 
 
아트 스페이스 풀은 '끝장난 판타지'라는 제목으로, 919일부터 1026일까지 신작으로 구성된 영상, 사운드 설치, 회화를 전시한다. 전시 오프닝 당일에는 참여작가 임유리의 작품에서 사운드 협업을 진행한 사운드 아티스트 AZOOZY 의 퍼포먼스가 저녁 7, 8시에 열릴 예정이다.
 
 
-전시소개
 
우리는 올 한 해, 떨쳐내기 힘든 무기력과 분노, 그리고 막연한 불안과 공포 속에서 지옥이 어떻게 공유되는지를 지켜보았다. 배출구가 없어 남아도는 실존적인 공포는 '보이지 않는 적'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이러한 실체 없는 공포는 사회적 위협을 조장하는 정치권력과 조응하여 더욱 증폭된다. 국가의 무력함을 목도한 개인들은 '각자도생'에 몰두하고, 그 위로 오직 생존만이 전제된 '비참한' 유토피아*가 도래한다. 이 전시는 혼란 속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충동과 싸우고, 분열증적인 파편을 펼쳐둔다. 그리고 참여작가들의 신경질적인 외침을 통해서 끝장난세계의 공포와 그 반대편의 열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이때 삶을 지탱하던 환상의 부재로 인해 생겨나는 파열의 조각들은 한국사회에서 넘쳐 흐르는 과잉의 것들로, 이 전시에서는 임유리가 제시하는 '감각 폭탄', 최수연의 그림 속의 '신들린 사람들', 이형주의 '비둘기'와 같은 작품의 소재를 통해 구체화한다. 개별 작품들은 인지할 수 있는 언어를 벗어나 시각은 물론이고, 청각, 후각 그리고 육감을 포괄하여 자의적인 감각을 드러낸다. ‘으로 사유하게 하는 이 극단의 감각이 시대를 예감하길 바란다.
 
* 여기서 유토피아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모두스 비벤디'(후마니타스, 2010)에서 언급된 유토피아개념에서 따왔다. 바우만은 과거 유토피아는 요원하지만, 사람들이 갈망하고 꿈꾸던 목표로 진보의 결실을 공동체에서 공유하는 것이었지만, 오늘날 유토피아는 개인의 생존을 이야기하는 담론이 되어 버렸다고 말한다.
 
 
최수연은 무속신앙에서부터 사이비 종교까지 다양한 종교 단체를 참여 관찰하면서 포착한 집단적인 열망과 그에 내재한 성과 속을 탐침 하여 그림에 옮겨온다. 정작 무신론자인 작가에게 이러한 '신들린 사람들'의 종교적인 열망은 삶을 향한 강한 동기부여이자, 파괴적인 광기로 보인다. 일종의 '판타지'에 가까운 종교적인 믿음과 물신적인 욕망을 둘러싼 작가의 혼란에는 시대적인 냉소와 회의가 자리해 있다. 작가는 거대 서사나 역사적 소명을 잃은 '뿌리 없는 존재'금줄 없이 태어나초월적인 힘이나 종교적 숭고함과 같은 정신성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의 둔감함을 탄식한다. 그리고 이 멈춤의 상태로서 '영원한 현재' 앞에서 회화의 환영을 불러들여 자신에게 가능한 '숭고함'을 발견하려고 한다.
 
이형주는 비둘기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인물이 진짜 '비둘기'로 변해버린다는 분열적인 망상을 영상, 사운드, 설치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성장의 환상을 '평화의 상징'으로 치환하며 88 서울 올림픽 개막식장 위를 날아올랐던 비둘기는 오늘날 도심의 넘쳐나는 잉여로 전락했고, 거리의 행인을 놀라게 하는 유령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작품에서 '비둘기'는 사회적 표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정형의 덩어리이자, 효용가치가 없는 버려지고 방치된 상태로서 인간쓰레기를 은유한다. 또한, 이 비둘기는 타자와 엉켜있는 존재로 시대의 증인이자, 목격자로서 한국사회를 살아내는 작가 자신의 얼굴이기도 하다. 특히, 영상에서 비둘기 모형을 뒤집어쓰고 진행한 일종의 퍼포먼스는 작품에서 비둘기가 '사회적 잉여'를 상징하는 것을 넘어, 미술의 형태적 변환을 의미하며, 이는 '미술 판타지'를 희화화하는 작가의 역설적인 제스처이다.
 
임유리의 작품에는 서로 다른 극치에 따라 작동 가능한 폭탄이 등장한다. 관객은 작품의 무작위 설정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의 연출은 작업의 중요한 모티브이다. 이때, 작가에게 있어 '사운드'는 작품을 공감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형체이기도 하다. 작가는 비단 사운드뿐만이 아니라, 조명, 수증기 등 미세 단위의 소재를 통해 관객들의 감각적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다양한 신체성을 동원하여 공포나 피로를 경험하게끔 한다. 여기서 이러한 폭탄이 배태한 작동 가능성은 개인들로 하여금 내재된 불안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돌고 돌아서 거대한 폭탄이 되어가는 '재앙' 그 자체를 상징한다. 그리고 (지옥이지만) 지옥이 아닌 것처럼 가리는 무엇, 혹은 (불안하지만)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는 무엇과 싸워야 함을 역설적으로 감각하게 만든다.
 
조은비(아트 스페이스 풀 기획실장)
 
 
-작가소개
 
이형주(b.1963)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화연출을 수료했다. 설치미술가로 활동하면서 영화와 공연 연출을 해왔다. 개인전으로 'Line'(아르코미술관, 2004), 단체전으로 '문화역서울284 개관기념전'(2012) 등에 참여했다. 단편영화 '아가씨'(2010), 퍼포먼스 공연 '모던걸, 모던보이, 염상섭을 읽다'(2012) 등을 연출하였다.
 
임유리(b.1984)는 작업실이나 클럽, 야외 공간 등 불안정한 조건 속에서 그 상황을 역전시키거나 이용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S2' (플랫폼 플레이스 629, 2011), '4-그래서 결국은 캠프파이어'(동덕여대 예지관, 2013), 금천예술공장 5기 입주작가로 '입으로 전하고 마음으로 가르친다'(금천예술공장, 2014) 등에 참여했다.
 
최수연(b.1986)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종교적인 현상들과 다양한 군상에 관심을 둔 회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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