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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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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적 글쓰기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한 연구에서는 과거의 트라우마적 사건에 대해 글을 쓰는 행위가 부정적 감정을 처리하는 결정적 영역인 중앙대상피질을 활성화시켜 뇌 신경활동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감정과 느낌에 언어를 부여하는 행위가 살면서 겪는 힘겨운 사건들에 맥락을 입히고 그것을 잘 이해하도록 신경생물학적 수준에서 돕는다는 뜻이다."]

 

우울하거나 힘들 때 글을 쓴다.

 

친구들은 행복한 날들을 기록해 두기 위해 일기를 쓴다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슬픈 일이 있거나 혹은 힘든 일이 있을 때 글을 쓰게 되는 것 같다. 힘든 감정들을 줄줄이 써내려 가다 보면 격양되었던 감정이 점차 사그라들어 힘든 일을 잊게 된다. 기분을 나아지게 하려고 무의식적으로 했던 일들이 정말 뇌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었다니.

 

예술이 그저 사치와 과시용으로만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사치와 과시용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예로부터 예술이란 돈 있는 사람들이나 향유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귀족들만 볼 수 있었던 미술작품과 오페라를 우리는 시간만 있다면 언제든지 보러 갈 수 있게 되었지만, 예술을 행위하는 예술가들의 시점에 대입해 보자면 돈이 많이 드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간은 언제나 예술을 꿈꾸며, 예술을 향해 걸어간다. 시간적 제한과 공간적 제한, 그리고 경제적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 곳곳에서 예술을 피운다. 굳이 시간을 내서 멀리 떨어져 있는 미술관에 들르기도 하고, 보고 싶었던 공연을 보기 위해 돈을 열심히 모아 보러 가기도 한다.

 

대체 예술이 뭐길래 인간들은 이토록 예술을 향해 손을 뻗는 것일까?

 

["고대 그리스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시는 약으로도 처방되었다. 그리스인들은 다른 의료적 개입과 병행해 시를 처방했다. 시는 결혼식 같은 사적인 축하 자기부터 미국 대통령 취임식 같은 정치적, 시민적 행사까지 가장 중대한 기념의 순간에 빈번히 등장한다. 시는 하나의 예술 형태로서 인류의 시초부터 함께해왔다."]

 

예술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님에도 인류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필수적으로 뒤따라오는 존재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글쓰기를 통해 심리적 아픔을 해소했던 것처럼, 어쩌면 인류는 예술로 하여금 심리를 치유하는 것을 은연중에 깨달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너무 당연하게 우리의 삶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예술에 대해서, 그리고 예술이 왜 우리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 자세하고 알기 쉽게 적힌 책이었기 때문에 읽으면서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여전히 인간은 알 수 없는 선택을 반복하고, 사소한 것들로 인해 위로받으며 살아간다.

 

인간의 삶에 있어 예술이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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