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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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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웠던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날의 기운이 돌아오는 3월.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반전되는 지금. 따스한 멜로디와 함께 봄의 시작을 알리는 '2025 Soundberry Theater'를 다녀왔다.

 

작년 여름, 뜨거운 열기와 함께한 'Soundberry Festa 24'에 이어 사운드베리와 함께 두 번째 계절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음악과 함께 맞이하는 봄, 그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한껏 기대하며 공연장을 찾았다.

 

작년 공연을 보면서도 느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역시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 밴드 사운드'라는 것. 실내를 꽉 채우는 웅장한 밴드 소리가 귀와 심장에 둥둥거리는 울림을 채워졌었는데, 이번 공연 역시 밴드 사운드와 함께하며 설렘을 더했다.

 

 

 

|밴드 사운드와 극장의 만남


 

이번 페스티벌의 이름이 무엇인가. '2025 Soundberry Theater'가 아닌가.

 

Theater = 공연장, 극장. 그중 나는 극장이라는 뜻에 집중했다. 밴드 공연을 마치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영화를 관람하듯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플로우가 아닌 관객석에 앉아 공연을 봤다. 무대와 가장 먼 곳. 그러나 정면에서 무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관람을 했는데, 오히려 더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정말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관람하듯, 온전히 소리와 분위기를 흡수할 수 있던 위치였다고 생각한다.

 

 

 

|음향, 조명, 밴드 사운드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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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여기가 실내 공연장이라서 그런지, 공연을 더욱 잘 즐길 수 있었던 점이 크케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음향이었다. 이번 공연장은 관객석 제일 끝에 있어도 가수가 잘 보일만큼 공연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 곳이었는데, 그 넓지 않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음악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특히 2층에서 음악을 감상할 때는, 더 크고 웅장한 소리가 귀를 채우는 느낌이었다.

 

엔플라잉 무대를 즐기기 위해 플로우석으로 내려갔을 때는 위에서 듣던 것과 다른 소리가 느껴졌던 것도 기억에 남았다. 2층에서는 소리가 직접적으로 귓가에 꽂히는 느낌이었다면, 플로우석에서는 웅장한 소리가 몸을 감싸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좀 더 집중해서 듣고 싶다면 2층으로, 노래의 힘을 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플로우석이 좋을 것 같았다.

 

두 번째는 조명 효과였다. 실내에서 진행되는 공연이다 보니, 레이저와 조명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야외 공연보다 더 선명하게 다채로운 조명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고, 이는 무대의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다. 아티스트마다 조명의 메인 컬러를 다르게 사용했고, 노래의 분위기에 맞춰 레이저의 양과 무드도 달라졌는데, 그 다양한 변화를 온전히 눈으로 담을 수 있었던 점도 인상 깊었다.

 

 

 

| 무대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는 내가 주인공이었음을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점은, 문득 내가 관객이 아닌 주인공 같다는 느낌을 받던 순간이다.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않나. 내 감정을 내가 스스로 인식하게 될 때.

 

예를 들어, 풍경을 보며 '와 좋다'며 감탄하면서도, 문득 '어 나는 이러한 풍경을 보며 좋아하고 있네'라고 깨닫는 순간. 이런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긴 하지만, 이번에 공연을 보다가도 그런 감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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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하현상님의 '파도'라는 무대를 보고 있을 때였을 것이다. 물방울이 잔잔하게 울리는 듯한 전주 소리에 이어 노래가 시작되었는데,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이라 처음 듣는 노래임에도 빠져서 듣고 있었 때였다.

 

그러다 문득 그런 감정을 느꼈다. 귓가를 울리는 노래에 가슴이 두근 거리고, 기분이 묘해지는 그 순간. 주인공이 반전되었음을. 무대 위 주인공을 향해 소리치는 관객인줄만 알았던 때, 무대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는 내가 주인공이었음을. 사운드베리 시어터의 주인공이 무대 위 아티스트들에서, 그 공간 속에 있는 '나'로 바뀌는 경험이었다.

 

사실, 이번 페스티벌의 'Theater'라는 컨셉은 어디에 녹여져 있는 걸까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시어터라는 말을 썼다면 전체적인 공간 컨셉을 극장이라는 무드로 꾸밀 수 있었을텐데, 왜 그러지 않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정말 공연장이기 때문에 '시어터'를 썼을까? 아예 시어터라는 컨셉으로 아티스틀들을 Scene#1 처럼 씬넘버로 표현했다면 무드가 더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피아노, 음표 등의 일러스트도 좋지만 극장 컨셉으로 표현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하지만 무대 위 아티스트들에서, 공간 속 '나'가 주인공이 되는 기분을 느끼고 나니, 그런 아쉬움보다는 묘한 만족감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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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의 시작, 2025 Soundberry Theater


 

2025년 봄의 시작을 알린 '2025 Soundberry Theater'. 겨울의 끝자락,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맞이하는 이 페스티벌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색깔로 무대를 채우며, 봄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감동을 주었다. 공연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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