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_표1.jpg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미술 기초 체력 수업


그림을 보고 있지만 무엇을 봐야 할지 모른다면…

미술관에서 어색하지 않게 작품과 눈을 마주하는 방법

 

 

국내에 전례 없는 미술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수가 역대 최다로 400만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 가운데 6위, 아시아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술관과 갤러리는 관람객을 끌어모으려고 너나없이 특별한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사람들은 이에 응답이라도 하듯 전시회 '오픈 런'을 하거나 한두 시간은 가볍게 줄을 서서 기다린다. 바야흐로 맛집 대기 명단처럼 전시회도 웨이팅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플랫폼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미술에 관한 관심은 더욱 확산되었고, 접근성 또한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예술이 특권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누구나 손쉽게 작품을 검색할 수 있고, 영화표 한 장 가격으로 반 고흐나 모네 등 역사적 거장들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전시회를 방문하며 특별한 미적 경험을 기대한다. 그러나 아무런 정보 없이 찾은 전시장 안에서 작품들이 내뿜는 위용에 짓눌려 특유의 적막함과 허전함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품 앞에 서서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져봤을 것이다. "근데, 이 작품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지?"

 

런던 테이트 갤러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작품 앞에 멈춰 있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약 8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대인의 주의력이 떨어진 이유도 한몫하지만, 결정적으로 작품을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무엇을 읽어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미술을 접하기는 쉬워졌지만, 여전히 전공자가 아닌 이상 깊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이유도 바로 이런 맥락일 것이다.

 

[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는 미술을 처음 만나는 사람,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지만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예술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이해를 추구하는 주체적인 감상자를 위한 미술 교양 입문서다. 복잡한 미술 이론을 알지 못해도 작품을 보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예술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 선사시대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작품 감상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필수 지식을 100점이 넘는 도판과 함께 쉽고 재밌게 설명한다. 작품의 형식과 매체, 사조, 조각의 역사는 물론이고, 작품 보존 및 복원에 관한 이야기, 도난과 약탈 등 작품에 얽힌 비화, 그리고 최근 미술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NFT 아트, 미술 경매에 관한 주제까지 폭넓게 다룬다.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동시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예술이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저자는 프랑스와 미국, 영국과 슬로베니아를 오가며 미술을 공부했고, 예일대학교, 브라운대학교, 로마아메리칸대학교 등 유수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전문 미술사학자다. 그뿐만 아니라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워싱턴 D.C. 국립미술관, 토론토 로얄온타리오박물관 등 세계 굴지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여러 번 연사로 초청되어 강연을 진행해왔으며, 그 누구보다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예술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누군가 예술에 관한 책을 딱 한 권 읽는다면 이 책을 집어들 수 있도록 썼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기꺼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술과 가까워질 수 있다"라고.

 

미술을 배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면, 굳이 시간을 내 찾은 전시회에서 열심히 모든 작품을 둘러보고 나왔는데도 남는 것이 없었다면, 단순히 보는 행위를 넘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당장 펼쳐보자. 그동안 미술을 알기 어려운 세계, 범접하기 힘든 학문처럼 느껴왔던 사람들에게 작품 앞에 멈춰 서서 더 많은 이야기를 발견하고, 작품과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친절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갑자기 어딘지도 모르는 전 세계 미술관 중 한 곳에 뚝 떨어졌는데, 어떤 사람으로부터 주변 미술품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상상해보자.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21쪽)

 

*

 

노아 차니(Noah Charney)

 

미국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에 여름이 되면 문화와 예술의 나라 프랑스에서 방학을 보내곤 했다. 미국 콜비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와 런던대학교 코톨드 인스티튜트 예술대학에서 각각 미술사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류블랴나대학교에서 건축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예일대학교, 브라운대학교, 로마아메리칸대학교, 류블랴나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주로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미술 범죄(art crime)다. 비영리 연구 조직인 미술범죄연구협회(ARCA)를 설립해 연구 활동을 하고 있으며, 매년 여름에 열리는 미술 범죄와 문화유산 보호대학원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미술 범죄 분야의 연구 성과는 [뉴욕 타임스] [타임] [월스트리트 저널] [베니티 페어] 등 여러 언론사와 영국의 BBC 라디오, 미국의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를 비롯한 유수의 방송 매체에 소개되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사가인 저자는 BBC, ITV, CNBC, CBS,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 출연했고,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워싱턴 D.C. 국립미술관, 토론토 로얄온타리오박물관 등 세계 굴지의 미술관, 박물관과 '테드엑스(TEDx Talks)' '테드에드(TED-Ed)'에 여러 번 연사로 초청되어 강연을 진행했다. 2020년에는 삼성과 협업해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도난당한 미술품' 12점을 모아 전시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박형주이 에디터의 다른 글 보기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 ART insight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