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노아(sunoa)와 벤블리스(Ben Bliss)가 함께한 첫 번째 합작 앨범 ‘Dahlia’가 발매 되었다.
앨범의 이름인 ‘달리아’는 달리아 꽃이 지닌 의미에서 착안했다. 달리아의 일반적인 꽃말은 “당신의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이지만, 색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예를 들어, 흰색 달리아는 ‘순수’, ‘새로운 출발’, 분홍 달리아는 ‘감사’, ‘친절’, 그리고 블랙 달리아는 ‘배신’, ‘슬픔’을 뜻한다.
이처럼 달리아가 색에 따라 상반된 의미를 지니듯, 앨범 ‘Dahlia’ 역시 양면적인 감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나’라는 존재가 수많은 관계 속에서 ‘우리’였던 순간과 다시 ‘나’로 돌아온 순간들을 기록한 감정의 아카이브. 눈빛으로 전하지 못한 말, 끝내 표현하지 못한 마음, 그리고 그에 대한 미련과 후회까지, 모든 감정을 세련된 비트와 멜로디에 녹여내어 듣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다채로운 감성을 담은 4곡
이번 앨범은 총 4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정한 스토리라인을 따르기보다 ‘우리’라는 대주제 아래 다양한 감정을 담아냈다.
특히, 수노아와 벤블리스의 음악적 시너지가 돋보이는 멜로디 메이킹이 인상적이다. 트렌디한 감각을 반영하면서도 더 많은 리스너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사운드적으로 세심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두 아티스트의 조화로운 보컬과 감각적인 사운드는 자연스럽게 몰입감을 선사하며, 가사를 통해 개인적인 경험을 보편적인 감정으로 확장시킨다. 리스너들이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도록 편안한 이지리스닝 경험을 선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이번 앨범에서 특히 귀를 사로잡는 곡은 2번 트랙 ‘지루해’. 자연스럽게 몸을 흔들게 만드는 리드미컬한 비트 위로 멜로디가 차곡차곡 쌓이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곡으로 완성되었다. 감성적인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사운드와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앨범 커버 역시 인상적이다. 억새가 가득한 들판에서 촬영된 커버 이미지는 쓸쓸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동시에 묘한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나는 음악을 감상할 때 비주얼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기에, 앨범 커버는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앨범 커버는 리스너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시각적 요소로, 음악을 듣기 전부터 분위기와 감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Dahlia’의 커버 역시 앨범이 담고 있을 사운드와 감정선을 상상하게 만들었고, 그 이미지를 떠올리며 트랙들을 감상하게 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수노아와 벤블리스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4곡 중 단 한 곡이라도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각자의 감정 속에서 ‘Dahlia’를 기억하는 것.
이 앨범이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공감이 되며, 때로는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두 아티스트의 첫 합작 앨범이 더 많은 리스너들에게 닿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