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이 돌아오고 있다.
얼마 전, 전설적인 글램 메탈 밴드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내한 소식이 국내 팬들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들의 음악은 물론 슬래시(Slash), 더프 맥케이건(Duff Mckagan) 등 핵심 원년 멤버들의 무대를 볼 수 있기에 더욱 기념비적인 공연이 될 전망이다. 지구 반대편 영국에서는 원로 메탈 밴드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재결합 소식이 들려왔다. 파킨슨병 투병을 밝힌 메탈의 아이콘,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이 프런트맨으로 돌아와 ’라스트 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랜 로큰롤 리스너로서, 왠지 가슴 뭉클한 소식들이다. 전설들의 복귀 소식에 고전 명작들을 꺼내들을 타이밍인가 싶다. 마침, 오늘은 헤비메탈을 상징하는 레코드의 발매 39주년이다. 나름의 기념일과 함께, ‘메탈의 시대’로 잠시 시간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Master Of Puppets
1986년 오늘, 메탈리카(Metalica)의 세 번째 정규 앨범 Master Of Puppets가 발매되었다. 1981년 결성된 메탈리카는 헤비메탈을 상징하는 밴드 중 하나다. 더욱 정확히는 하위 장르 ‘스래시 메탈(Thrash Metal)’이라는 장르의 대중화를 이끈 장본인으로, 메탈 음악 역사상 가장 성공한 팀이기도 하다.
Master Of Puppets는 싱글도, 뮤직비디오도 없이 발매되었다. 구성 역시 최소 5분 길이의 긴 노래들로 채워 라디오 친화적인 앨범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특히 동명의 앨범의 타이틀 트랙 ‘Master Of Puppets’는 록에 관심이 없더라도 알 법한 명곡이다. ‘One’, ‘Enter Sandman’과 함께 메탈리카의 대표곡이자, 라이브에서 가장 많이 연주된 곡으로 알려져 있다. 곡의 백미는 8분을 뛰어넘는 긴 러닝 타임에도 불구. 앞부분만 들어도 반응하게 만드는 기타 리프다. 덕분에 국내에서는 각종 예능 방송에 활용되거나 가장 위대한, 혹은 가장 빠른 기타 인트로로 여러 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메탈이 뭐죠?
메탈(Metal)은 한때 록 음악을 상징했지만, 잊힌 지 오래인 장르이기도 하다. 너바나(Nirvana)로 대표되는 얼터너티브 록에게 바통을 넘겨준 이후로,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드물게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다수의 대중이 떠올리는 록 음악의 이미지는 헤비메탈에 가깝다. 긴 머리와 화려하게 치장한 무대 의상. 보컬의 고음 퍼포먼스와 강력한 디스토션 사운드. 과격한 무대 매너까지. 록의 한 갈래일 뿐이지만, 그만큼 록이라는 대분류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록을 사랑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 빠져들기 마련이다.
물론 메탈은 여전히 죽지 않았다. 뉴-메탈(Nu-Metal), 프로그레시브 메탈(Progressive Metal) 등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메탈리카로부터 영향 받았다고 알려진, 드림 시어터(Dream Theater)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가끔 메탈이 그리울 때 찾는 건 1970~80년대 음악들이다. 강한 금속성의 소리, 기타리스트들의 화려한 솔로잉이 당시의 해상도와 맞물려 선사하는 특유의 감성이 있다. 메탈리카처럼 강력한 힘과 속도를 자랑하는 메탈이 있는 반면, 팝적인 멜로디와 서정성을 내세우는 메탈 곡 또한 많다. 신데렐라(Cinderella)의 ‘Don’t Know What You Got’과 같은 아름다운 발라드 명곡들이 존재한다.
Master Of Puppets의 발매 기념일이자, 다가오는 5월 건즈 앤 로지스 내한공연을 기대하며. 더 많은 메탈 밴드들이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길 바란다. 밴드들의 시간이 다시 찾아온 듯한 지금, 진짜 ‘형님‘들이 등장해야 할 타이밍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