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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위잉위잉, 와리가리, LOVE YA! 등 무한도전으로 인해 점차 유명세를 얻으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밴드 혁오.

 

밴드 이름의 뜻은 보컬 오혁 이름을 반대로 뒤집은 것이다.

 

오늘은 혁오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23 앨범에 대해 작성하려고 한다.

 

음악은 앨범으로 들으면 각 곡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음악의 주제, 음악성이 더 잘 느껴지고 아티스트의 의도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타이틀만 듣는 것보다 재밌다. 물론 우연히 들은 음악의 감동도 크지만.

 

이 앨범을 다 듣고 ‘혁오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청춘'

 

청춘은 참으로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주제를 불확실하게 흐린 형태로 접근하는 게 맞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앨범을 들을수록 맞는 접근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우리는 23 앨범 중 어디에 서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앨범으로 들어야 더 매력을 알 수 있는 곡들을 살펴보자.


1. Burnig Youth - 첫 번째 트랙인 Bruning Youth는 점점 고조되며 빨라지는 템포와 후반에 소리 지르는 부분이 매력적인 곡이다. 이 앨범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며 동시에 폭풍적으로 몰아칠 23 앨범의 서막을 연다. 짧고 강렬하다. 앨범을 들으면 좋은 이유이다. 주제가 가까이 다가온다.

 

2. 2002worldcup - 5번 트랙,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다. 느껴보지 않은 2002년의 뜨거운 공기와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음악이다. 너무 뜨겁다 못해 습하기까지 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음악으로 시대를 느낄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음악의 힘이자 표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가사와 빠른 템포를 통해 더욱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다.

 

["유난히 하얀 얼굴 막 받아온 아침 우유 색깔 우유 먹던 나이 hoo hoo 유독 차디차던 손에 항상 배어있던 교회 형의 젊은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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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번 트랙인 Simon과 Paul은 저돌적으로 나아가는 이전 트랙들과 대비 되게 잔잔하고 어둡다. 음악은 긴장과 이완의 예술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그 예시를 보여준다.


3. Simon - 음악에서 어두운 공허함이 느껴진다. 공허함을 밝은 멜로디에 표현한 음악들도 이 앨범에 있지만, 10번 트랙은 어두워서 어두운 분위기로 표현을 하였다. 이 음악은 오혁의 죽은 지인에 대한 것을 주제로 한 음악인데, 죽음에 대해 이렇게 담담히 어둡게 이야기하는 것도 어떨 땐 좋다.

 

4. Surfboy -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다. 이전 트랙인 Paul은 잔잔하고 느린 템포로 저물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이 느껴진다. 이렇게 청춘이 저무나 느낌으로 끝날듯 싶지만 이 트랙을 통해 단순히 저무는 청춘이 아닌 굴곡의 청춘임을 직면으로 느껴지게 된다. 그 이유는  음악과 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파란색 상어가 물려 할 때 죽은 척하면서 큰 물길을 살펴야 해 그래도 상어가 다시 달려오면 절대 우리 손을 놓을 일은 없어야 해 / 아니 그래도 찬 물살은 너무 추워요 자꾸 밀어 넣으면 난 못 나올지도 몰라 아니 그래도 찬 물살은 너무 추워요 이러다 엄마 저녁밥을 못 먹을지 몰라"]

 

타인을 의존하는 불완전한 모습, 모든 할 수 있어 보이지만 결국 벼랑 끝에 간다면 도움을 얻는 나약한 인간임을 나타낸다. 모든 걸 마무리 짓지 못하고 어딘가를 계속 방황하며 끝나는 곡으로 재치이쓴 허무함을 느끼게 해주며 23 앨범은 끝난다.

 

이 앨범은 음악들의 템포와 분위기가 계속 변화하고 심지어 언어까지 변한다. 또 가사는 굴곡 있는 우리의 삶을 찌르듯, 혹은 어떤 상황에 비유해 보여준다. 단지 분위기, 가사, 멜로디가 좋을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닌 음악들이 센스 있다. 특히 6번 트랙인 Jesus Lived in motel은 휘파람이 귀를 타고 흘러가 도착했을 때 긁는 기타 소리는 황홀하다.

 

내가 혁오를 좋아하는 이유는 변화하는 삶의 태도가 음악에 매우 잘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깊이와 공허함이 느껴지고 가사, 음악적 시도 등을 통해 음악이 점점 깊어진다. 단지 음악적인 부분에서 성장이 아닌 주제적 측면에서도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점점 염세주의적 관점으로 변해자는 과정 속 우리가 고개를 돌리고 비스듬히(혹은 똑바로) 바라보면 보이는 사랑과 평화 그리고 잃은 무언가가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늘은 한 번 23 앨범을 들으며 저녁을 보내봐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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