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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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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007년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이다. 피아노 천재 소년과 시간을 넘나드는 신비로운 소녀의 만남을 그린 이 영화는 첫사랑의 설렘과 순수함, 그리고 시간이라는 장벽을 뛰어넘는 사랑의 힘을 아름답게 그린다.

 

천재 피아니스트인 유준(도경수)는 유학 생활 중 한국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오게 된다. 유준이 학교에 처음 간 날 피아노 소리에 끌려간 한 연습실에서 정아(원진아)를 마주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준과 정아는 음악을 통해 서로 가까워지지만 정아는 자신의 과거와 관련된 깊은 비밀을 숨기고 있어 점차 유준과의 관계가 복잡해진다. 몇 달 후, 졸업 연주회 날 유준 정아가 실제로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며 20년 전 과거에서 시간 여행을 통해 현재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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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한국적 정서와 감성을 더해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원작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관객들에게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연출에 변화를 준 부분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문화적 맥락의 변화는 영화의 배경을 대만의 고등학교에서 한국의 음악 대학으로 옮기면서 시작된다. 배경을 현지화한 것만으로도 한국적인 정서를 더 잘 담아낼 수 있었다. 주인공의 설정도 변경되었는데, 원작에서의 평범한 고등학생은 해외에서 많은 경력을 쌓고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온 대학생의 이야기로 바뀌어 나타난다.

 

연출과 스타일 면에서도 한국적 감성을 반영한 음악과 현대적이고 세련된 영상미가 두드러진다. 이는 원작의 감성적인 색감이나 빈티지한 촬영 기법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부 아쉬운 점도 있었다. 특히 원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피아노 배틀 장면이 한국판에서는 그 임팩트가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영화의 핵심인 음악적 요소가 약화되어 음악을 통한 감동이 줄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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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원작의 감동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적, 문화적 접근을 시도했지만 그 과정에서 음악적 요소가 다소 약화되었고 원작의 독창적인 음악적 매력이 일부 사라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정서와 감성을 잘 담아내어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곧 철거될 예정인 오래된 음악실에서 펼쳐진다. 유준은 정아가 가르쳐 준 특별한 곡을 연주하며 과거로 돌아가 그녀와 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음악실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유준은 필사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한다.

 

원작을 이미 알고 있던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았지만 한국적인 색채를 입혀 색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선과 한국적 요소가 잘 녹아들어 몰입할 수 있었다.

 

원작의 감동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부분이 많았고 그로 인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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