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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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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는 순간, 마치 미술관에 들어선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페이지마다 자리 잡은 그림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었고, 그 옆에 자리한 제목들은 마치 시처럼 마음을 울렸다. 이 책은 텍스트보다 이미지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덕분에 독자는 그림과 제목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마이라 칼만은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얻은 것과 잃은 것, 그리고 그것들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고백한다. 'Women Holding Thing'이란 원제처럼 에세이에는 한 여성이 어떤 물건을 계속해서 쥐고(hold) 있다.

 

'Hold'라는 단어는 단순히 '쥐다'라는 의미를 넘어 '유지하다', '견디다', '기다리다'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작가가 자신의 삶에서 겪은 어려움과 고통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건 칼만 자신의 삶과 경험을 그리고 동시대의 여성이 쥐어야 하는 어떤 강인한 면모를 말하는 듯했다.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따뜻한 색채를 띠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그림들은 이해하기 쉬웠고, 보는 이로 하여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림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며, 우리가 지나쳐온 평범한 순간들을 다시금 특별한 빛으로 물들인다"라는 이소영 에세이스트의 말처럼 우리는 다음을 기약할 힘을 칼만의 그림에서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장에서 칼만의 말은 기진맥진했던 삶의 등불이 되어 준다. 그러고 나면 다음 순간이 있다는 말도, 꼭 버티라(hold on)는 말도. 그녀는 그림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 우리가 가진 근심 걱정들이나 슬픔, 환희, 그리고 사랑이 얼마나 인간다운 삶인지. 그 인간다운 삶은 계속될 것이라고 희망찬 메시지를 도전적으로 던진다.

 

["당신은 어떤 것을 가졌다가 기진맥진하고 낙담할 수 있다. 그리고 감정이 차오를 때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누구든 어떤 날에는 그럴 수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칼만의 그림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그녀의 그림은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며,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진 것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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