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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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들으며 읽기를 권장합니다.

 



 

We are a rock revolving

Around a golden sun 

We are a billion children 

Rolled into one 

So when I hear about 

The hole in the sky 

Saltwater wells in my eyes 


우리는 금빛 태양 주위를 회전하는

한 행성에 살고 있지

우리는 합치면 하나가 되는

수억 명의 아이들이지

그래서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에 눈물이 고였어

 

 

노래는 우리가 한 행성에 한 운명처럼 살고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러고는 곧바로 하늘에 구멍이 난 일을 언급하고 눈물을 보인다. 여기서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는 말은 오존층에 구멍이 났다는 걸 의미하는 듯하다.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걸 화자는 목격한 것이다.


 

We climb the highest mountain 

We'll make the desert bloom

We're so ingenious 

We can walk on the moon 

But when I hear of how 

The forests have died 

Saltwater wells in my eyes 


우리는 가장 높은 산을 오를 수 있고

우리는 사막에 꽂을 피우게 할 수 있어

우리는 매우 독창적이라

우리는 달 위를 걸을 수도 있어

그렇지만 숲이 죽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에 눈물이 고였어

 


앞에서는 우리의 한 운명에 대해 얘기했다면 여기선 우리가 가진 능력과 재능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한다.

 

우리는 가장 높은 산을 오르는 도전 정신뿐만 아니라 사막에 꽃을 피우게 하는 기술도 갖고 있다. 결국 달에 가서 걸을 수도 있게 되었지만, 정작 우리가 디디고 살아왔던 숲은 죽어가고 있다. 화자의 눈엔 다시 눈물이 고인다.

 

 

I have lived for love

But now that's not enough 

For the world I love is dying (And now I'm crying) 

And time is not a friend (No friend of mine)

As friends we're out of time

And it's slowly passing by

Right before our eyes


나는 사랑을 위해 살아왔어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내가 사랑하는 세상이 죽어가고 있거든

(그래서 지금 나는 울고 있어)

그리고 시간은 친구가 아니야

(내 편이 아니야)

친구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어

그건 서서히 죽어가고 있어

바로 우리 눈앞에서

  

 

화자는 여태 우리의 운명과 능력에 대해 논했는데, 그것은 자신이 '사랑'으로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랑'만으론 충분치 않은 건지 세상은 점점 죽어가고 있다. 화자는 눈앞에서 세상이 죽어가고 있는 걸 보고 있다.


 

We light the deepest ocean 

Send photographs of Mars 

We're so enchanted by 

How clever we are 

Why should one baby 

Feel so hungry she cries 

Saltwater wells in my eyes 


우리는 바다 가장 깊은 곳까지 빛을 비출 수 있어

화성의 사진까지 보낼 수 있지

우리는 도취돼 있어

우리가 얼마나 영리한지

그런데 왜 아기가 굶주림에 시달리며

울어야 하는 걸까

눈에 눈물이 고인다

 

 

기술 발전이 불러오는 고통이 여태까지 하늘, 숲 같은 자연한테 향했지만 이젠 인간도 피할 수가 없다. 화자는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가장 먼저 고통을 받는다고 말하며 그렇게 된 것은 우리가 '영리함'에 도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We are a rock revolving 

Around a golden sun 

We are a billion children

Rolled into one 

What will I think of me 

The day that I die 

Saltwater wells in my eyes

Saltwater wells in my eyes


우리는 금빛 태양 주위를 회전하는

한 행성에 살고 있지

우리는 합치면 하나가 되는

수억 명의 아이들이지

내가 죽는 그날

나는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눈에 눈물이 흐르네

눈에 바다가 흐르네

 

 

화자는 이제 죽음을 틀림없이 예감하고 있다.

 

문명은 이대로라면 결국 세상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다. 그런 종말의 날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할지 질문하면서-그러나 이 질문은 노래를 듣는 개개인 모두에게 해당하는 질문으로 확장된다-노래는 무겁게 끝이 난다.

 

멜로디가 몽환적이면서도 서정적이고 또 신화적인 게 마음에 들어 다운 받고 듣던 노래인데, 가사를 나름 분석, 번역하면서 환경 파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더 좋아졌다. 90년대, 경제성장이 한참이던 시기에 이런 노래를 만들었다니 선구안이 느껴질 따름이다.


이 노래를 부른 줄리안 레논이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의 아들인 사실을 알고는 정말 놀라기도 했다. 어딜 가나 항상 아버지 이름이 따라붙어 왔는지, 유튜브 댓글에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아버지가 연상되지 않는 의미로-자유롭게 활동하는 그를 응원하는 댓글들이 많다.


뮤비에는 회색빛 마천루에 선 줄리안 레논(혹은 다른 인물들)이 마천루 너머 색채를 띠는 자연을 응시하는 장면이 줄곧 등장한다. 마천루와 숲이 대비되면서 노래의 메시지가 명확하게 느껴져서 좋다.

 

뮤비를 보고 나니 앨범 재킷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처음엔 눈코입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한 그루의 나무처럼 보인다. 나무 오른쪽에 배치된 눈물은 이 나무의 열매 같기도 하다.

 

이런 나무가 자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바로 지금 세상일 수도 있다.

 

 

 

에디터 안태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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