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두의 시네마 천국 -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글 입력 2025.01.1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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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을 위한 영화, 영화에 대한 영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은 시네마 천국이다. 5년 전쯤 영화관에서 시네마천국을 관람했다. 영화에 대한 애정 하나로 세대 차이를 넘어선 토토와 알프레도의 따뜻한 우정 이야기는 당시 인상 깊었다.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에서는 시네마 천국에 관한 뒷이야기들을 마저 풀어낸다. 시네마 천국은 처음부터 주목받은 명작이 아니었다. 모두가 사랑하는 작품이 탄생하기까지는 실패가 존재했다. 처음 시네마 천국이 나왔을 때 적은 관람객 수로 영화를 내려야 했지만, 프로듀서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편집해 상영 시간을 줄였다. 그렇게 탄생한 영화가 시네마 천국이다.


처음에 잘 안됐다고 해서 놓아버리지 않는 것. 그리고 가지고 있는 것 안에서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여러 번 고뇌 끝에 계속 컷을 수정하고 지우는 과정을 거쳐 다시 재구성하면 또 다른 영화가 만들어진다. 이 점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알고 있는 영화 제작의 매력이지 않을까.

 

 

시네마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날짜 수정 최종 포스터 정방형_241120.jpg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만 기억하고 있던 시네마 천국인데 이번에 본 시네마 천국은 토토라는 인물의 유년 시절부터 장년 시절까지의 삶에 관한 이야기였다.

 

마치 파편화된 기억의 조각처럼 영상물 여러 개가 불규칙하게 띄워져 있던 길을 따라가며 나도 함께 다시 기억의 조각을 맞춰 갔다. 어렸을 적부터 남달랐던 영화를 향한 애정, 좋아하는 일,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바뀌어 버린 환경, 이별, 죽음과 그리움. 토토가 겪는 모든 일들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보편적인 일이다. 5년이나 지나고 나서야 또 다른 시선으로 본 시네마 천국은 인간이 살아있는 동안 겪는 경험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이 되었다.


전시는 오직 영화의 앞에서 잘 보이는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토토, 알프레도, 감독, 유명한 음악 감독, 프로듀서 외에도 영화를 구현하기 위해 애쓴 영화 바깥의 토토들을 비춰주며 이야기를 확장한다. 무너지는 영화관 세트장의 도면, 상징적인 Cinema Paradise 네온사인, 주인공들의 의상을 함께 전시했다.


영화란 시나리오만 잘 쓴다고 잘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촬영, 조명, 미술, 음악 등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결합됐을 때 잘 만든 영화가 된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야만 할 수 있는 종합예술이기에 영화 제작에 기여한 여러 디자이너에 관해 풀어놓은 이야기는 전시를 더욱 풍부하게 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배경의 영화 속 장면들을 구현한 공간에서 영화에 대해 사유하고 있는 우리 역시도 영화 바깥에 존재하는 영화를 좋아하는 토토일 것이다.


아주 최근에는 영화 디비디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과 대화를 나눴다. 디비디 가게에 들어와 이 영화 있어요? 저 영화 있어요? 하다가 깊어지는 영화 얘기와 또 함께 깊어지는 영화와 얽힌 인생 이야기에 사장님께선 젊었을 적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그 시절은 정말 시네마천국에 나온 내용이랑 똑같았다며 신나신 표정으로 그 시절의 기억을 공유해 주셨다. 그렇게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80대 사장님과 아직 20대인 나는 시네마천국에 대한 이야기로 짧은 시간 유대감을 쌓았다.


이처럼 시네마천국은 모든 관람객 각각이 가진 각자의 영화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그렇기에 토토와 알프레도의 세대 차이를 넘어선 우정처럼 영화를 매개체로 1988년부터 2025년까지 꾸준히 여러 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각자의 영화관이지만 모두의 영화관, 또 각자 전시를 관람하지만 모두가 공유하는 공간. 시네마 천국 특별전의 꽉 찬 구성을 통해 영화를 경험하며 영화에 대한 사랑과 동경을 품은 채로 떠날 수 있었다.

 

 

[이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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