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를 맞아, 어김없이 백화점 업계에서는 시선을 사로잡는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다. 그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그대로 재현해 백화점 내에 마련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현대백화점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12월 31일까지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서커스 마을을 테마로 6개의 열기구 모형 에어 벌룬, 대형 서커스 텐트들로 꾸민 ‘움직이는 대극장’을 선보였다. 이어서 롯데백화점은 잠실 월드 몰 잔디광장에서 크리스마스마켓을 열었는데, 크리스마스 타운을 비롯해 스탬프 투어, 아이스링크, 포토 부스 등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렇다면 신세계 백화점은 어떨까? 크리스마스의 신세계를 보여준 그들의 방식을 소개한다.

 

 

 

신세계백화점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방법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에 지난 11월, 건물 전면을 전부 덮는 초대형 전광판을 설치했는데, 무려 가로 72m, 높이 18m, 농구장 3개 크기(1,292.3㎡)다. 이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로 화려한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가 예술 작품처럼 재생된다. 자연스럽게 SNS로 구전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관람 및 인증사진을 목적으로 백화점이 있는 명동을 찾았다.

 

 

20241231115707_xexocsyu.jpg

신세계 공식 인스타그램

 

 

올해는 [HELLO, NEW SANTA]라는 더욱 심화한, 그러나 더욱 이색적인 캠페인을 선보였다. 크리스마스의 “기본”으로 돌아가 친숙한 산타의 존재로 대중들과 소통한 것인데, 이 모든 소통의 창구는 신세계 백화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공식 계정이 해킹을 당한 듯, 기존 게시물들이 모두 사라지고, 정말 상상속 산타할아버지 모습 그 자체인 할아버지 한 분이 한국에 방문해 문화를 체험하는 일상을 피드에 보여주며 그 시작을 알렸다.

 

 

20241231115814_xqeltdlb.jpg

신세계 공식 인스타그램

 

 

더 신선했던 점은, 스토리텔링과 콘텐츠에 제약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캠페인 컨셉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배달을 위해 움직이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어 루돌프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는 이색적인 흐름으로 이어진다. 루돌프는 다름 아닌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 이 과정에서 교통사고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한문철TV와 협업하기도 하며, 대중들과 SNS로 친구처럼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은 타 백화점과 다른, 과감한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 크리스마스 - 소비자


 


신세계백화점 공식 유튜브 채널

 

 

이 모든 이야기를 매듭짓는 것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대형 전광판에서였다.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다양한 티저 영상들을 선보인 것에 이어, 마침내 크리스마스 당일 공개된 ‘HELLO, RUDOLPH’ 영상은 11분동안 카리나를 중심으로 영화처럼 혹은 선물처럼 대중에게 펼쳐진다. 특히 이 영상은 돌고래 유괴단 신우석 감독이 연출을 맡아 더욱 퀄리티를 높였다. 대중들은 어린아이의 진실한 소망이 크리스마스에 투영된 점은 따듯하면서도 슬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덧붙여 유쾌한 SNS 피드, 각종 티저와 대비되어 진중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데에도 성공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신세계”를 알려준 이번 [HELLO, NEW SANTA] 캠페인을 통해, 그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연말의 모습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입는 전략’을 선택했음을 알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크리스마스, 그리고 선물을 소재로 한 영상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친근하고 진실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백화점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야 하는 업계 특성상, 고객들을 건물 안으로 들어오게 한 후, 시간 가는 줄 모르도록 오래 머물도록 해야 한다. 이 때문에 건물 내에 시계와 창문이 없을 뿐만 아니라 1층에는 화장실이 없다. 에스컬레이터를 층마다 지그재그로 배치해 돌아 올라가게 건물을 구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크리스마스는 그런 백화점 업계에 소비를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연말의 행사다. 이목을 집중시켜 크리스마스 선물 구매로까지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소비를 이끌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번 짚어볼 만하다. 무엇보다도, 웅장한 트리와 빛나는 조명처럼 연말은 분명 화려하지만, 어딘가 공허하고 쓸쓸한 면도 있다. 밤하늘을 수놓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구조물 속에서, 우리는 심장 한구석 간직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함을 느낀다.

 

고차원적으로 발달하는 디지털 사회와 함께, 새로운 시대가 왔다. 단순히 반짝이는 것들로 소비자의 시간을 얻는 것보단,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것을 명확히 비출 수 있는 전략으로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해졌다. 진심을 울리는 메시지와 캠페인이 있다면, 시기와 장소를 불문하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가장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힘. 이것이 신세계가 추구한 마케팅의 정의가 아닐까.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