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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지프스라는 모티프에 아름다움을 느낀다. 삶에 대해 거짓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지프스 설화는 무작정 삶이 아름다운 것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생이 차라리 의미를 모른 채 끊임없이 반복되는 돌 굴리기에 가깝다고 말한다. 산 정상에 바위를 몇 번이나 밀어올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의미없는 고통을 반복하는 것이 어쩌면 인간의 삶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알베르 카뮈는 그의 책 ‘시지프 신화’를 이렇게 시작한다.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이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실 죽을 이유가 있어서 자살하는 게 아니라 살아갈 이유를 발견하지 못해 자살하는지도 모른다.


삶이 근본적으로 부조리하기 때문이다. 무질서하게 존재하는 고통과 의미없어 보이는 하루가 반복될 뿐이다. 그렇기에 살아가는 건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돌 굴리기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부조리에 대처하는 과정이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허무주의는 냉소적이지만 인생에 한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접근하도록 만들어준다.


이제 중요한 건 덮어두고 거짓 희망을 속삭이는 게 아니라 그럴듯한 대답을 해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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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과 ‘시지프스 설화’를 결합시켜 막을 올린 창작 뮤지컬이다. 카뮈의 창작 주제가 삶의 부조리함인 만큼 전쟁과 폐허가 된 어느 미래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허무주의가 팽배한 가치의 폐허에서 돌을 굴린다.


더 정확히 말하면 돌을 굴리는 것조차 멈췄던 폐허에서 돌을 굴리는 일을 다시금 시작한다. 이들의 직업은 배우였기 때문에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그들의 돌은 굴러간다. 극중극 형태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카뮈의 작품 ‘이방인’을 들려주며 뫼르소의 삶을 통해 부조리함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과 대답을 이어나간다.


시지프스의 허무함에서 출발해 부질없는 삶에 대해 고민하고 그럼에도 결국 자신의 삶을 사랑해내는 과정은 이번 작품의 주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뮤지컬의 근간이 된 작품과 철학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깊이가 있고, 유명한 작품인 만큼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지 원작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이 작품은 ‘제 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3관왕을 달성한 작품으로 이미 전문가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DIMF 창작지원 사업에서 선정돼 지난 7월 첫 공연을 올린 후 창작뮤지컬상, 아성크리에이터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이다.


또한 커다란 규모는 아니지만 독특한 무대장치 구성과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로 흥미진진하게 감상할 수 있다. 무대 장치로 활용되는 LED레이저와 조명이 특히 이야기 속 내용을 표현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뫼르소를 계속 따라다니는 태양을 표현할 때도 그렇고 인물들의 감정선이 심화될때도 조명이 큰 역할을 해준다.


출연진으로는 언노운 역에 이형훈, 송유택, 조환지 배우가, 포엣 역에는 정다희, 박선영, 윤지우, 배우가 클라운 역에는 정민, 임강성, 김대곤 배우가, 아스트로 역에는 이후림, 김태오, 이선우 배우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12월 10일 막을 연 뮤지컬 ‘시지프스’는 2025년 3월 2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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