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8일, 성수아트홀에서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JUNGSU CHOI TINY ORKESTER 이하 JTO)의 공연, My Real Book Vol. 2를 감상했다. 이번 공연의 작곡가이자 감독인 최정수 지휘자는 첫 연주를 선보이기 전, 무대 위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재즈에 명곡은 없다. 명연주만이 있을 뿐.”
하나의 스탠다드 곡이라도 곡의 해석과 재구성, 연주의 방식(Style)에 따라 완전히 새롭고 독특한 감상을 낳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재즈의 가장 큰 매력이자 본질이다.
최정수 지휘자를 필두로 11인의 재즈 뮤지션들이 만들어 나가는 ‘명연주’는 내가 재즈 자체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나는 말 그대로 재즈 문외한이었다. ‘아무런 정보 없음’에 대한 걱정과 설렘을 반반 씩 끌어안고 이번 공연으로 난생 처음 재즈를 접했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성공적인 입문이었다.
JTO는 재즈의 본질, 즉 ‘재해석과 재-작곡(Re-composition)’에 충실함으로써 완전히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러한 JTO의 진가는 해외 재즈씬의 꾸준한 러브콜과 찬사에 가까운 리뷰에서 이미 수차례 증명된 바 있다.
“이들은 올해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 HR2/ 독일 공영방송
“이것은 새로운 재즈이다.” - Contemporary Fusion Reviews/ 미국
“이 앙상블은 재즈 표현의 지평을 넓혔다.” - JAZZIZ/ 미국
공연은 크게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전 세계에서 ‘새롭고 혁신적’이라고 찬사를 보내는, JTO만의 재구성이 이루어진 마스터피스 재즈 곡들의 연주를 선보인다. 조 핸더슨, 찰리 파커, 마일즈 데이비스 등 시대적 재즈 거장들의 명곡들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1부의 경우, 재즈 마니아라면 자신이 알고 있던 기존의 연주와 JTO의 연주를 비교해 들으며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었으리라 단언한다. 재즈 곡을 거의 접해보지 못했던 나로서는 그 지점이 가장 아쉽게 다가왔다. 하지만 나와 같은 관객들을 위해, 최정수 지휘자는 곡의 시작과 끝에 곡에 관한 다양한 설명들을 곁들여 주며 풍부한 감상을 도왔다. 그 덕분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JTO만의 연주를 깊이 향유할 수 있었다.
2부에서는 JTO의 오리지널 재즈곡의 연주를 감상했다. 오리지널 곡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Nach Wien 224”. 오스트리아의 빈에 관한 곡이었는데, 연주가 시작되는 순간 활기찬 도시의 한 가운데 벤치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표진호 연주자의 보이스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이 귓가에 불어오는 소리를 떠올리게 하며 곡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접하는 것은 정말 경이롭고 색다른 경험이다.
“매료되다”. 재즈를 단 하나의 말로 표현하라면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JTO로 처음 접한 재즈는 내게 매료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