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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는 몸과 건강에 관해 관심을 가졌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저속노화’라는 트렌드가 눈에 들어왔다. 저속노화란 몸의 나이를 천천히 먹는다는 개념에서 비롯된 말로, 최근 꾸준한 관리와 생활 습관의 변화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려는 젊은 세대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처음엔 단순히 유행처럼 보였던 이 트렌드가 정말 효과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과연 이 방식이 단순히 건강을 챙기는 수준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고 더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살아가게 해줄까?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다. 일상에서 저속노화를 실천하며 어떤 변화를 겪는지 직접 확인해 보기로 한 것이다.


이 글에서는 저속노화라는 트렌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내가 이를 통해 배운 점과 느낀 변화를 나눠보려 한다. 결국, 우리는 건강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실천해야 할까? 이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그 답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저속노화란?


 

저속노화란 간단히 말해 활력 넘치고 건강한 상태로 오래 사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서울아산병원의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가 소개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개념이다. 정희원 교수의 저서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에는 저속노화 개념과 더불어 건강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의 저서에 따르면 대체로 사람들은 그들의 숫자상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 노화 정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나이는 몸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인자를 측정해 생물학적 나이를 최대한 정확하게 추정하기 위한 일종의 알고리듬인 노화 시계라는 개념과 연결된다. 노화 시계란 사람의 유전체에 들러붙는 메틸기라는 것에 개인이 평생 노출된 여러 가지 환경적 변화가 모두 누적값으로 반영된다는 점을 기반으로 한다. 즉 우리가 먹고 쉬고 운동하고 병을 앓았던 모든 기록이 반영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저속 혹은 감속 노화를 위해 성인기에 가져야 할 생활 습관 요인을 간단히 정리하고 있다. 우선 건강 전반에서는 적정 체중 유지, 충분한 신체 활동, 절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등이 필요하다. 식단의 경우에는 가공식품, 단순당, 정제 곡물, 치즈, 붉은 고기를 줄이고 통곡물, 콩,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젊은 세대가 저속노화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기대 수명의 증가와 이에 따른 질병에 대한 경각심일 것이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의 젊은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 보다 '잘 살기'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었다.

 

게다가 스트레스와 경쟁이 심한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돌보며 지속 가능한 삶을 꿈꾸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저속노화 트렌드가 자연스럽게 확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건강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는 각종 매체나 방송에서 자주 다뤄진다. 다만 워낙 건강에 관해 이야기하는 방송이 많다 보니 일부는 검증되지 않은 실천 방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매체에서 소개하는 건강 관련 이야기를 맹신하기보다, 나에게 맞는 건강 관리 방식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올 겨울 저속노화 개념을 기반으로 나의 건강 관리 방식을 찾기 시작했다.

 

 

 

나의 건강 챙기기 프로젝트


 

체력이 매우 약했던 나로선 매일 고속노화를 겪고 있었다. 아토피 때문에 몇 년간 고생하면서 땀을 흘리는 강한 운동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가벼운 산책 및 걷기 수준의 운동만 하다 보니 체력이 늘 턱이 없었다. 즉 적정 체중 유지 및 충분한 신체 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집 근처 복싱을 등록했다. 왜 복싱이냐고 한다면 그간 내가 도전해 봤던 운동 중 가장 나에게 잘 맞았기 때문이다. 속도감이 있고 운동한 기분이 가장 크게 드는 운동이 내게는 복싱이었다. 그래서 고민 없이 등록했다. 다시 아토피가 심해지면 어쩌나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그건 운동을 해보고 나서 생각해도 될 문제라고 믿었다.


체육관의 복싱 루틴은 대강 이렇다. 1세트는 3분이다. 먼저 몸을 풀고 줄넘기와 ‘발 바꾸기’ 연습을 각각 2세트씩 한다. 이후 복싱 자세를 잡는 섀도복싱을 4~6세트 정도 진행한 후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을 3~4세트 정도 친다. 마무리 운동으로 줄넘기 2세트, 윗몸일으키기나 팔굽혀펴기 등의 기초체력 증진 운동 2세트를 끝내면 총 1시간 ~ 1시간 30분 사이에 모든 루틴이 마무리된다.

 

복싱을 시작한 첫 주에는 생지옥에 있는 것 같았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졸음이 밀려왔고 저녁에 운동을 다녀오면 씻자마자 바로 잠들었다(그간 얼마나 운동을 안 했으면…). 복싱의 기본자세를 잡기만 해도 근육통이 밀려오고 다리는 제멋대로 덜덜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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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주 차, 3주 차가 되면서 아주 조금씩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다. 언제 어디서든 꾸벅꾸벅 졸던 내가 잠깐의 낮잠만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외출 시간이 길어져도 크게 피곤하지 않았다. 운동과 일상을 완전히 병행할 수 있게 되었다.


신기한 사실은 운동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 줄었다는 점이다. 몸이 워낙 피곤하고 힘들다 보니 음식이 당기지도 않았고, 배가 더부룩한 느낌이 들면 운동이 잘되지 않아 많이 먹을 수 없었다. 즉 운동이라는 신체 활동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식사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먹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몸에 건강하지 않은 음식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저속노화 개념의 관점에서 가속노화를 부르는 음식들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다. 대신 섭취하는 성분의 균형을 최대한 맞추고자 했다.


평소 정제 탄수화물, 특히 빵을 좋아하는 편인 나는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빵을 먹고 싶을 때 단백질을 섭취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팩으로 된 닭가슴살과 삶은 계란을 냉장고에 준비해 두고, 허기가 질 때마다 간편하게 꺼내 먹었다. 특히 이 음식들은 운동 전후로 먹기에 적합했다. 자극적이거나 무거운 음식은 운동 전후에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닭가슴살과 삶은 계란은 가볍고 소화가 잘되어 좋은 선택이었다.

 

 

 

그래서, 효과는?


 

약 3주간 몸의 변화를 지켜봤다. 체성분 분석 같은 정확한 수치를 재는 활동은 하지 못해 세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내가 느낀 나의 몸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작성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나의 가장 큰 문제였던 체력. 여전히 운동하고 나면 몸이 힘들고 피곤하지만, 확실히 초반과는 다르다. 근육통도 조금씩 덜 생기고 약간의 개운함이 느껴진다.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몸이 무거운 느낌도 든다. 운동을 과하게 한 날이면 여전히 아토피가 잠시 올라오기도 한다. 이때는 나의 페이스대로 조절하여 운동하면 금세 가라앉는다.


또한 각 주차 별로 사진을 찍어 내 몸의 전체적인 외형을 비교해 본 결과, 확실히 전보다 군살이 정리되었다. 드라마틱한 체중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같은 옷을 입었을 때 좀 더 널널한 느낌이라고 표현하면 정확하겠다.


특히 신기했던 건 신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또한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자주 의욕이 없고 우울감을 느끼기도 했다. 스스로를 같은 자리만 빙글빙글 도는 팽이 같다고 느꼈다. 목표를 세워도 달성할 자신이 없었고 자신이 없으니 움직이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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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운동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목표가 생겼다. 체육관에서 처음 운동을 배우다 보면 자세나 체력이 미숙해 교정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확한 자세와 동작을 몸에 익히기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교정을 받는 과정에서 그날의 목표가 자연스럽게 설정되었다. 예를 들어, 오늘은 스텝 연습에 집중하거나, 근력 향상을 목표로 삼는 식으로 하루하루 구체적인 방향이 생기게 되었다.


이 사고가 결국 나를 특정한 상위의 목표에 도달하게끔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의지와 의욕, 목표 의식이 자연스레 생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지금 내가 있는 이 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 건강 관리 초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많다. 운동을 하면서도 또 여러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가끔 고속노화 식단을 먹고 후회하는 일도 생길 것이다. 그러나 3주 동안 건강을 관리하며 조금씩 몸과 마음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고, 완벽하지 않아도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크게 깨달았다.

 

*

 

저속노화를 실천하며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건강 관리란 단순히 유행을 따르거나 특정 비법을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건 내 몸과 대화하며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고속노화 음식을 어쩔 수 없이 먹게 되는 상황도 있었지만, 이후 저속노화 음식을 의식적으로 선택하거나, 운동 시간과 방식을 나의 생활 리듬에 맞게 조절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나만의 균형을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 나는 건강이 단지 신체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창작과 같은 정신적 활동에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 우리는 창작자들이 흔히 불규칙한 생활이나 피폐함 속에서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편견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한강 작가의 예처럼, 매일 2시간씩 꾸준히 운동하며 자기 몸을 돌보는 창작자들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창작을 해낼 수 있다.


비단 창작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건강한 몸과 마음이 필요하다. 건강한 사이클이 만들어져야 에너지를 충전하고, 그 에너지를 기반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결국, 저속노화라는 트렌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삶의 균형을 찾는 데 유용한 길잡이였다. 한 해의 끝에서 다음 해를 계획하기 좋은 이 시기에,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보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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