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글쟁이의 플레이리스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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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계절, 12월
2024년이 시작된 지 어느덧 12개월, 24년도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12월이 찾아왔다.
12월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하는 달이기도 하지만 사랑을 상징하는 달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이다. 항상 이 시기만 되면 SNS에는 ‘이번에도 솔크(솔로 크리스마스)?’, ‘연인과 함께할 장소’ 등 커플과 연인에 대한 말로 가득하다. 그리고 이 사랑의 날에 사랑을 시작하려고 하는 이들도 많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선율의 캐럴이 흐르고 화려한 조명이 눈부신 빛으로 둘러싸며 사람들의 즐거운 미소로 가득한 아름다운 크리스마스는 사랑을 시작하기 좋은 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이들이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 사랑의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래가 한 곡 있다.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노래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듣기만 해도 참 설레고 귀여운 제목이다.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계절을 좋아한단 것만으로
이렇게 누군갈 좋아하게 되는
내가 이상한 걸까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가 ‘이름이 맘에 들어서’, ‘좋아하는 계절이 같아서’라는 이 가사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사실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크지 않다. 남자 혹은 여자의 정말 작은 무언가(향기, 목소리, 말투, 매너 등)에 우리는 상대에 대한 호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작은 무언가가 쌓이고 쌓여 호감이 ‘좋아함’으로 바뀌게 되고 결국 ‘사랑’이라는 목적지에 다다른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이상형을 가지고 있다. 키는 몇이어야 하고, 얼굴형은 어떻고, 목소리는 어땠으면 좋겠고, 세심해야 하며 등등 자신이 원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서 최대한 이에 가까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것은 그 모든 조건사항을 묵살시켜버릴 정도로 강렬하고 순식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랑이 더욱 소중하고 값진 선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행운
우리는 생각한다. 행운이란 무언가가 자신에게 찾아오는 것, 여기서 무언가란 긍정적인 것, 좋은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봤을 때 우리가 무언가에 긍정적인 것, 좋은 것으로 찾아가는 것 역시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무언가가 행복해하는 순간을 자신의 눈으로 목격했을 때 자신의 입꼬리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그 무언가가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라면 말이다.
그댄 절대 변하거나 하지 마요
내가 흔들릴 때는 꼭 안아줘요
이렇게 누군갈 좋아하게 되는
행운은 드무니까요
좋아하는 누군가가 나를 떠나가지 않기를 바라며 반대로 나 역시 그를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득 담아 그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이 가사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됐을 때 느끼는 생각과 감정을 참 잘 표현한 가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아닌 그 반대의 경우,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을 행운이라고 표현한 가사가 참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어느덧 20대 중반의 나이가 되고 사회 구성원으로써 직장이 생기고, 신경 쓸 일이 많아지면서 일 또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은 쉽게 가질 수 없는 감정이고 소중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소중함은 곧 행운이라는 점에서 이 가사가 많이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좋아함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의 의미에는 꼭 ‘커플’의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란 친구와 친구, 동료와 동료, 형제자매 그리고 남매, 부모와 자식 등 다양한 범주의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노래에 담긴 의미를 좀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너무나 차가워진 사회 속에서 ‘좋아함’이라는 감정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나’의 중요함이 높아지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누군가’의 중요함은 줄어들고 있다. 주변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자칫 오지랖으로 전달이 될 수 있지만 ‘크리스마스’라는 사랑의 날이 존재하는 12월 만큼은 작은 무언가의 이유로 조금의 오지랖을 부려보면 어떨까 싶다.
옆집에 홀로 살고 계신 할머니께 ‘옆집’이라는 이유로 인사 한 번을 건네는 것
위층에 사는 취준생 친구에게 ‘같은 아파트’라는 이유로 작은 위로를 건네는 것
밤새 일하시는 경비 아저씨께 ‘아버지와 같은 연세’라는 이유로 감사를 표하는 것
새벽 배송하시는 택배기사님을 위해 ‘춥다’는 이유로 따뜻한 음료 하나 준비하는 것
큰 이유가 아닌 그저 ‘오늘’이라는 이유로 주변을 좋아해 보자. 혹시 모른다. ‘당신’이라는 이유로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질지도.
[경건하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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