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맷변환]KakaoTalk_20241106_193351565_19.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411/20241128004644_rnlpsvni.jpg)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베이징 순이구에 위치한 '송 미술관(松美术馆)'이다. 지금껏 소개한 공간 중 가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라, 최적의 동선을 그리는데 여념이 없는 여행객들의 지도에 핀이 꼽히는 걸 기대하긴 어려울듯하다. 하지만 '사는 사람'이라면 적당히 교외 느낌이 나면서 그다지 멀지 않은 이곳은 주말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일시적으로 '사는 사람'인 나는 일요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한시간 가량 내가 사는 교외의 반대편 교외로 이동, 다시 택시를 타고 송미술관에 도착했다. 그 이름처럼 미술관 건물에 다다르기도 전에 솔향이 먼저 불어오고, 이어 소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199그루의 소나무와 빅토리아식 흰 건물 (빅토리아식 건축은 1830~1901년,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영국의 황금기 시대의 양식이다.) 이 주는 균형감이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다.
松美术馆
미술관 소개 페이지의 말을 빌리자면 중국 현대미술 발전의 새로운 관점과 미래방향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적 책임감 있는 예술공간이라고 한다. 이는 젊은 아티스트를 모으고 지원하여 성장형 청년 예술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실현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공공 미술교육을 추친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삼고 예술교육활동과 실험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망라하는 송미술관의 사명은 '연결'이며 이를 통해 사람, 사물, 장소가 서로 연결되어 폭과 깊이를 두루 갖춘 공동비전을 추구하고자 한다.
물론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지만, 주말 자원봉사를 모집하는 것을 보고 당장에라도 지원할뻔 했을 정도로 공간이나 비전 등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마음에 들었다.
13个房子
2024.9.10-2024.12.1
宋冬
1966년 출생의 작가 '송동'의 최대 규모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설치, 조각, 영상, 그림, 다큐멘터리, 기록물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미술관을 13개의 다양한 스타일의 '집'으로나누고, 각 공간에 새로운 속성을 부여하고 다양한 주제와 감정을 담았다. 처음 접하는 송동의 전시였지만, 세간에서는 평범한 것에서 비범한 것을 발견하고, 일상에서 예수의 진리를 추출해내는데 능숙한 그의 면모가 이번 전시에도 잘 드러났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13개의 방에 대한 설명이다.
1. 天地间 '천지간'
첫 번째 방, 천지간은 미술관 전체를 캔버스 삼아 잔디에 시간의 흔적을 새긴 것으로 시작한다.
입구를 통과해 건물에 이르기 전에 만날 수 있는 첫번째 작품 '바람의 사건'은 CCTV 영상을 가져와 건물이 무너지는 순간을 보여준다. 꾸며낸 것 하나 없는 이 엄청난 '현실주의적' 묘사는 한편 추상적 관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예술의 언어를 빌려 일상적 장면을 재구성하고 물질적 차원을 초월한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마치 마르셸 뒤샹의 '샘'과 같이.
2. 客厅 '객실'
두 번째 방 응접실은 다양한 색의 의자를 배치해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3. 执空 '집공'
잡을 집자에 빌 공, 중후한 동양 철학을 통해 존재의 허무를 논하고 있다.
4. 友谊 '우정'
앞서 언급한 '일상생활에 밀접한 요소들에 예술적 생명을 부여'하는 송동의 특기를 가장 잘 드러내는 방이 4번 '우정'이다. 그는 상점을 만들고 브라운관, 손전등, 재봉기 등 각양의 오래된 물건들로 공간을 가득 채워 시대 그리고 개인의 기억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었다.
같은 테마 안에서 '80년대 기숙사'도 구현해냈고, 그 당시의 오래된 사진도 붙였다. 30년을 넘나드는 노스텔지어를 만나볼 수 있다.
5. 双魔方 '더블큐브'
다섯 번째 공간에는 두개의 큐브가 있는데, 각각 싱잉볼 비스무리한 것과 게임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것의 의미는 종교의 숭고함과 세속적인 오락성을 병치시킨 것이다.
오피셜은 아니지만 이 방에는 특별히 언어유희가 숨어있는 듯하다. '魔方' 은 한 면을 똑같은 색으로 맞추면 되는 루빅큐브로 이는 공간의 형태를 묘사한 것이다.
한편 '魔'라는 글자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악마 악귀'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다. 두 큐브안에 든 물건들이 상징하는 종교와 게임이 곧 두개의 악마로 표상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6. 金屋 '금실'
7. 我不是我 '나는 내가 아니다'
비계(건설현장의 파이프 정글짐)가 전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송동의 '성장사'가 벽지 삼아 도배되어 있으며 이는 시대의 변화, 사회의 발전을 연쇄한다.
8. 糖果屋 '사탕집'
9. 明室 '명실'
10. 天井 '천정'
큐레이터 최찬찬(崔灿灿)은 전시 중의 '물건'을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단계는 '물건 내의 구조'다. 금의 집'의 '금'과 유리, 나무, 거울 등은 소재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드러낸다. 두 번째는 '물건 바깥의 관계'이다. 예를 들어 '우정'과 '사탕집'의 물건들과 인간, 시대 및 타자와의 관계는 시대의 미학과 도덕, 윤리 및 기술, 의지와 현실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전시는'물체 자신'에 초점을 맞춘다. 제일 먼저 마주한 바람에 휩쓸린 건물의 잔해나 '천정'의 하늘은 오래전부터 인간에서 벗어나 존재해왔다. 이 세 가지 차원은 또한 전시가 개인에서 시대로, 현실에서 상상으로, 주제에서 의식과 인식으로 가는 연속성을 가진다.
![[포맷변환]KakaoTalk_20241106_193351565_11.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411/20241128003733_xnsutszp.jpg)
11. 暗室 '암실'
12. 博物馆 '박물관'
이제 마지막 방이 남았다. 이렇게 전체 공간은 13개로 분할되어 있지만 동시에 예술가는 경계를 해소하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송동은 “예술은 본래 경계가 없다”고 생각하며 심지어는 “경계를 넘어”라는 말조차 밀어내고, 대신 예술은 경계가 흐릿하고 바깥쪽으로 개방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그의 사유를 관람객들이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은 전통적인 전시 공간을 넘어 많은 작품들이 상호 작용적이고 참여적이었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스스로 맛볼 수 있는 ‘사탕집’, 아케이드 게임 한판을 펼칠 수 있는 '더블 큐브', 책상과 의자, 테이블 축구 등이 가능한 마지막 방 '혼자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등 예술의 무한성은 상호작용과 참여의 과정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13. 没有人是一座孤岛 '혼자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직역하자면 '아무도 외딴섬이 아니다' 라는 것인데 곧이곧대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 검색을 해보았더니 'No man is an Island'라는 영미 저서가 있었고, 이는 관용적으로 '혼자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의미로 통한다고 한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로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강조하는 타이틀과 함께 미러 스테인리스로 뒤덮인 마지막 방은 반사된 형상의 변형과 왜곡 속에서 우리가 간과한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 되묻는다.
송동은 "이 집에는 천지의 변화가 있고, 이 집에는 시간의 공포가 있다'고 말했다. 30여년간의 작품활동, 그 시간이 주는 힘이 이 말에 지긋이 무게감을 싣는다. 또한 그가 말했듯이, (처음 알게된 사실이지만) 중국에서 13은 '변수'와 '가능'을 의미한다. 왜 열세개의 방이었냐, 하는 의문이 인다면 그것은 내부와 외부에 다르고 상태가 불확실함을 상징하는 숫자였던 것이다.
상설전이라고 착각할 만큼 공간 활용이 탁월했던 전시였다. 특히 7번방 '나는 내가 아니다'가 복층으로 구성된 것, 마지막 13번방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로 올라가야 했던 것이 인상깊다.
회화전이 열리면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구성할지 궁금해 계절이 한 차례 바뀐 후 다시 한번 찾고 싶은 곳이다. 역시 '베이징도 예술합니다' 시리즈의 섹션을 '공간'으로 분류한 것이 무색하지 않은 곳이었다. 이것으로 베이징의 가을 정취를 함께한 미술관 소개를 마친다.
* 이번 오피니언은 특히 국무원 신문 사무소의 주도, 중국 외국어 출판 발생 사업국이 관리하는 국가 중점 뉴스 사이트의 전문 예술 매체 '中国艺术' 의 기사를 참고하여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