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수능을 끝낸 모든 청춘들에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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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되고 난 후, 카페에 가면 유독 수능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눈에 밟혔다.
안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았다. 나도 수험생 때 누군가의 위로 한 마디가 내 마음을 울렸듯, 수능을 먼저 치른 선배로서 응원의 말을 해주고 싶었다. 이제는 수능이 끝났으니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수능을 치른 지 N년 밖에 안돼서 그런가. 나에게 수능날은 아직도 생생하다. 긴장감 때문에 유독 잠을 못 자서 피곤한 상태로 떠지는 눈, 수험장 앞까지 나를 배웅해주는 엄마의 눈물 참는 얼굴, 수험장에 들어가니 상기된 얼굴로 수능 볼 준비를 하는 학생들, 그리고 딱딱한 감독관의 말투와 표정.....
이 모든 게 그때의 나, 19살의 나에겐 너무 버겁고 힘들었다. 현역으로 대학을 가고 싶었고, 아침 6시에 기상해 밤 11시에 잠드는 힘든 삶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이러한 과정들은 내가 어른이 되게 해주는 첫 번째 과정이자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수능을 잘 보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이 과정을 겪으면서 얼마나 성장했는가'이다.
그 경험들이 단순히 시험 점수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나의 의지와 끈기, 그리고 스스로를 믿는 법을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노력과 고난은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앞으로의 삶에서 더 큰 도전과 마주할 용기를 심어준 소중한 시간이 된다.
수능날에 벌어지는 일들은 예측 불가하다. 갑자기 샤프가 안 나올 수도 있고, 화장실 줄이 너무 길어 제때 못 가 수능을 망칠 수도 있다. 수능날 단 하루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인데, 앞으로 내가 살아갈 삶에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평소 공부를 굉장히 잘했지만, 유독 수능날에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 친구는 두 번의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절망감에 빠졌지만, 세 번째 수능을 보고 난 후 오히려 고난을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러한 경험 덕분에 앞으로 어떤 일이 닥쳐도 헤쳐나갈 힘을 얻었다며 이를 소중한 교훈으로 삼았다.
오히려 수능은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그것을 통해 배움과 성장을 얻을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나도 그랬듯이, 수능날은 내 인생에 절대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막상 그날이 지나고 보니, 12년 동안 오직 이 하루를 위해 달려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결과가 어떻든, 지나간 일은 바꿀 수 없다. 중요한 건 앞으로 내가 살아갈 길을 내 의지대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스스로에게 "정말 수고 많았다"는 말을 전하며, 미래의 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
오늘은 단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일 뿐, 앞으로의 길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열심히 달려왔으니, 그대들의 연말은 누구보다 따뜻하게 보냈으면 좋겠는 게 나의 작은 소망이다.
이 글을 보는 모든 이들의 앞날을 응원한다. 수능, 어쩌면 수능보다 더 큰 인생의 과제를 치르고 있을 모든 청춘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보낸다.
"정말 고생했고, 앞으로 그대들이 걸어갈 길이 꽃길이길 바란다."
[이지윤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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