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는 이솝우화다.
겨울을 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개미와 그 옆에서 노래하는 베짱이가 나오는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유명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베짱이처럼 게으름 피우지 말고 개미처럼 부지런히 살라는 교훈을 준다.
사실 이 이야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재밌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가 베짱이라고 알고 있는 곤충은 사실 매미라는 것이다. 번역상의 이유로 베짱이라고 잘못 알려졌지만, 여름마다 시끄럽게 노래하는 매미의 모습은 우리에게 노래하는 베짱이보다 친숙하게 다가온다.
개미와 베짱이 아니 개미와 매미. 우리는 과연 이 이야기에서 개미의 모습만을 옳다 여기며 매미는 나무라야만 할까.
어릴 땐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이야기이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매미 역시 꽤나 멋진 녀석이다. 매미는 누가 뭐래도 자신의 노래를 한다. 그것도 열심히, 겨울에 먹을 식량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매미의 노래는 그가 먹고사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는 그에게 살아가는 이유. 매미는 언제나 노래한다. 나는 그런 매미가 게으른 존재로 여겨지며 손가락질받는 건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개미의 입장에서 매미는 얄미운 존재일 수 있다. 일은 안 하고 실컷 노래만 하다 와서 먹을 걸 빌려 달라고 하는 모습은 선뜻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긴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나는 열심히 일하며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개미에게 매미의 노래가 힘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적인 상상을 해본다. 고된 삶 속에서 꿋꿋이 노래하는 매미의 모습에 감동하는 개미. 노래의 아름다운 선율과 가사에 마음속 깊은 곳을 위로받는 개미 말이다.
이 세상엔 다양한 삶들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개미처럼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해결하며 살아가고, 다른 누군가는 매미처럼 자신을 노래하고 표현하며 살아간다. 한 사람의 인생에도 개미와 매미의 모습이 모두 들어있을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는 개미나 매미나 삶을 대하는 자세나 방법이 다를 뿐, 두 존재 모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보통의 존재들이다.
매미들에겐 사회를 유지하고 돌아가게 만드는 개미의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개미들에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매미의 노래가 필요하다. 개미와 매미 모두가 존중받고 서로를 아껴주는 그런 세상을 꿈꿔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