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피스]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좋아하는 샌드위치 프레스 주혜린의 세계

출판, 일러스트레이션, 디자인으로 궁극의 맛을 자아내는 주혜린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글 입력 2024.11.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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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세상을,

그들의 시선과 역사를 빌려 완성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마스터피스를 이해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하기, 샌드위치 프레스 주혜린을 소개합니다!


 

 

WE LOVE SANDWICHES!

 

샌드위치 프레스는 주혜린이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빵 사이의 재료들이 힘을 모아 궁극의 맛을 자아내는 샌드위치처럼

출판, 일러스트레이션, 디자인을 활용해 신선하고도 유쾌한 작업을 쌓아갑니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출판사를 운영하는 샌드위치 프레스의 주혜린입니다. 주로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래픽 디자인 위주의 작업을 많이 하고 있으며, 종종 출판물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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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워낙 재미있는 작업을 하시는 만큼, 그 역사도 참 즐거울 것 같은데.

 

사실 저희 어머니께서 미술을 전공하셨어요. 그런데 사춘기 때는 무엇이든지 부모님의 말씀과는 반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때 ‘다른 것은 다 해도 절대 미술을 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하하. 오직 반항심 때문에 그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 수능을 대차게 말아먹어 버렸어요. 갈 수 있는 학과가 굉장히 한정적이게 되었죠. 사실 저의 성적 중 미술이 가장 좋기도 했고, 제가 미술을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기도 했거든요. 대학교 진학을 위해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하니 담임선생님께서 ‘그래도 네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살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말씀하며 저를 설득해 주셨어요. 그때 저도 ‘언제까지 사춘기로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결국 미술의 길을 걸어보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전까지 미술대학 진학을 위해서 해야 하는 준비를 전혀 안 했다 보니 실기 시험 없이도 진학할 수 있는 학과를 찾게 되었고, 그중 아동미술디자인과가 눈에 띄었어요. 제가 워낙 아이를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아동미술에서도 충분히 미술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아동미술디자인과로 진학하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교구재를 만들고, 동화책을 그리는 등 아이들을 위한 전반적인 미술과 관련된 지식을 쌓았죠. 그중 동화책을 만드는 과정이 유독 재미있어서 그때부터 일러스트레이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아동미술디자인과를 졸업한 후에는 조금 더 디자인에 대하여 심화된 내용을 배우려고 시각디자인과로 편입했는데, 아무래도 이전부터 미술 실기를 준비하고, 1, 2학년에 시각디자인학과에서 수업을 들으며 전문적으로 배운 친구들보다는 기초가 많이 부실했어요. 저는 1, 2학년 수업을 듣지 못한 상태로 3학년 수업을 바로 듣게 된 거니까요. 그때는 동기들에게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방학에도 동기들을 괴롭히며 ‘교수님이 된 것처럼 나에게 과제를 내줘’라고 말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죠. 다행히 동기들도 참 착한 친구들이어서 무사히 실력을 쌓아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4학년까지 마무리를 짓고 졸업했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더 배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고, 그 학구열에 자연스럽게 디자인 쪽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과 지금의 그림 스타일이 많이 달라요. 처음에는 여성의 신체에 집중한 작업을 많이 전개하셨는데. 그 당시에는 주로 어떤 부분에 많이 집중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고3 시절, 누구나 그랬듯 유독 살이 많이 쪘었어요. 대학에 올라가서도 많이 '푸둥푸둥'했었죠. 하하.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 다름 아닌 저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시더라고요. ‘그때가 예뻤다’, ‘몇키로만 빼면 좋겠다’, ‘그때만큼만 빼도 보기 좋을 것 같다’ 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최근에는 사회 분위기상 외모에 대한 평가가 많이 잦아들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말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거든요. 저에게는 그 말들이 굉장히 큰 스트레스였어요. 저는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해서 살 빼는 것이 많이 힘들었어요.

 

그때 ‘왜 여성에게는 친한 사람과 낯선 사람, 모두로부터 신체적인 압박이 가해지는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역으로 살이 쪄서 살 마디가 접혀있는 모습이나, 살찐 신체 부위가 부각되도록 완전히 자유롭게 표현해서 드러내어 보자는 마음에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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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일러스트는 처음에는 정말 낙서로 시작했던 그림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상체만 주로 그려서 살이 붙어있는 팔뚝 등을 그렸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신으로 그림을 확장하며 ‘살찌고 흔히 이야기하는 보기 싫은 몸이지만 굉장히 자신감 있는 포즈를 취한 여성’을 위주로 그리게 되었어요.

 

 

- 최근 작가님의 작업은 도형적인 면이 더욱 드러나죠. 최근 작가님의 작업과 예전의 작업은 별개의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지금 그리는 작업도 과거 작업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그리는 작업의 특징은 몸의 형태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성별도 굉장히 모호하게 표현된다는 것이거든요. 지난 작업까지 저는 메이크업을 항상 하고 있도록 표현했는데, 지금은 그런 꾸밈의 요소들이 전혀 없이 그리고 있어요. 굉장히 정형화된 선을 통해서 성별이나 체형 등을 아예 확인할 수 없게끔 하고 있죠. 결국 모든 것을 보는 이에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거든요. 과거 작품의 연장선을, 과거 작품과의 정반대의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 안에 내포된 메시지는 동일합니다.

 

 

- 같은 메시지를 정반대로 표현하신다는 것이 인상 깊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이 방향을 떠올리게 된 것은 제가 석사 논문을 쓰던 중이었어요. 제가 그때 ‘여성의 탈객체화된 신체 의식’에 대하여 연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교수님께서 ‘누드화에서 보이는 여성의 자신감 있는 누드 포즈도 결국 남성의 시선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짚어주셨어요. 결국 자신에 대하여 굉장히 자신감 있는 포즈를 짓는다고 생각해서 그렸던 것도 결국 남성의 요구로부터 시작된 포즈였던 것이죠. 그 지점에 대해서 자세히 연구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고 교수님께서 제안을 해주셨고, 그것이 저에게 참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그렇다면 이전의 이미지는 '제가 생각했던 자신만만한 모습'에서 시작이 된 것이니까 앞으로의 작품에서는 아예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다 배제하고자 했어요. 오로지 전부 보는 이가 상상할 수 있게 만들려면 어떻게 그려야 할지 고민을 깊게 하다가 도형적인 요소들을 끌어오게 되었습니다.

 

 

- 그저 드로잉의 스타일이 바뀐 것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티스트님의 표현하는 방법 자체가 바뀐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바꾸게 되었던 이유도 있을까요?

 

첫 번째로, 기능적인 측면에서 툴 사용에 대한 숙련도가 높아졌던 게 커요. 특히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숙련도가 이전에 비해 굉장히 높아졌거든요. 그래서 그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툴이 더욱 손에 익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로, 사실 제가 약간의 강박증이 있어서 줄 세워놓거나 쓸고 닦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만이 갖고 있는 그 정갈한 느낌이 좋았어요. 일러스트레이터를 활용해서 디자인을 하면 무엇보다도 수평과 수직을 깔끔하게 맞출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드로잉을 했을 때 불편함을 느꼈던 점은 결국 자국이었는데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그 자국이 남지 않는 것도 참 좋았어요. 드로잉은 아무리 지우개로 깨끗하게 지우려고 해도 그 실수의 흔적이 남아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드로잉을 할 당시에는 색연필로 작업을 많이 했더니 그 흔적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죠. 그래서 항상 작업 원본을 스캔해서 컴퓨터로 수정 작업을 거쳤는데, 그 작업을 다 하고 나면 너무 지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기초 스케치를 하는 단계에서부터 실수를 다 바로잡을 수 있고, 출력했을 때 흔적 없이 깔끔하게 결과물이 나오니까 적성에 굉장히 잘 맞았습니다.

 


- 도형적인 요소를 사용하다 보니 '유아틱'하다는 느낌도 드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작품에는 유아교육과를 다닐 때 배웠던 지식도 녹아들어 있을까요?

 

네, 반영되고 있어요. 저는 대사 같은 것들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줄여서 사용하고 있어요. 유아교육과에 다닐 때 교수님께서 강조해 주셨던 것이 ‘글을 못 읽는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라, 손동작, 발동작,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그 상황이 설명되고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현재는 분위기나 상황을 나타내기 위해서 최대한 간결화되어 있는 선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샌드위치 프레스의 근간, '누나 온 더 비치'의 시작


 

- 디자인을 하며 출판에도 같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작업을 한곳에 모아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예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메모지 같은 형태의 전단지가 매일 가게에 많이 들어왔었거든요. 당시 사장님께서는 그것을 그저 모아서 버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 메모지가 너무 아까웠어요. 그래서 그 메모지 뒤에 계속 드로잉을 했죠. 그것이 점점 쌓여 양이 많아지니 그것을 한 번에 묶어놓자는 생각에 십자수 실로 대충 묶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후 캐리커쳐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갔을 때 그렇게 묶어놓은 스케치들을 함께 가져갔어요. 제가 캐리커쳐를 그리는 동안 앞에서 기다리시는 분들은 지루할 수도 있으니까 그동안 잠깐이나마 무료함을 달래셨으면 하는 바람에 가져다 놓은 것이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더, 손님분들께서 그 스케치 묶음을 좋아해 주시는 거예요. 저의 드로잉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많이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경험을 계기로 ‘나의 작업물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묶음 형식의 콘텐츠’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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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께서는 일반 출판보다 독립 출판에 조금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씀해 주셨던 적이 있어요. 작가님께서 느꼈던 독립 출판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더라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전부 다 저의 손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제가 연구실에 있을 때 같이 계셨던 분이 지금은 활동을 살짝 쉬고 계신, 일러스트레이터 그룹에 계신 아티스트님이셨거든요. 그래서 그분들께서 만드신 그림진(zine)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진을 봤을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오직 일러스트레이션만 묶어서 만들었던 굉장히 얇은 진이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매거진의 형태가 아니었음에도 하나의 독립 출판물도 당당히 출판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멋있어 보였어요.

 

특히 그 책이 중철 제본된 책이었고, 지퍼백에 담겨있었거든요. 지금까지 나는 너무 정형화된 책의 형태만 생각하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는 계기였죠. 그때부터 ‘직접 독립 출판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 '샌드위치 프레스'는 처음에는 '누나 온 더 비치'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죠. '샌드위치 프레스'의 근간이 되는 '누나 온 더 비치'의 첫 시작이 궁금한데.

 

'누나 온 더 비치'의 시초는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이야기예요. 당시 제가 수능을 말아먹은 후, 온 가족이 모여 식사했었거든요. 저는 진짜 그때 즐겁게, 맛있게 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함께 계셨던 친척 중 한 분께서 저를 보더니 ‘쟤는 진짜 아귀처럼 먹는다, 식욕억제제라도 사다 먹여야 하는 거 아니냐’ 농담하셨어요. 그때 모든 친척이 다 웃으셨는데 당사자인 저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어요.

 

집에 돌아온 뒤, 그 사실이 너무 불쾌해서 평소 작성하던 일기에 그 이야기를 적고, 낙서를 했어요. 그 과정에서 캐릭터가 잡혀 나가기 시작하며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브랜드 네이밍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누나 온 더 비치’라는 이름을 붙여 당시의 브랜드가 완성되었어요. 

 

 

- 그렇게 시작된 '누나 온 더 비치'는 현재는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출판사 '샌드위치 프레스'로 그 모습을 이어 나가고 있죠. 이름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그때 저는 제가 해오는 행위들이 무언가를 쌓아가는 것과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샌드위치라는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도 무언가가 쌓여있고, 그것이 하나로 엮여 그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도 전혀 다른 하나의 음식이 되었기 때문이었거든요. 제가 해오는 작업도 결국 계속해서 쌓여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샌드위치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영화 속 샌드위치 도감>을 기점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름 후보군으로 세 개 정도가 나왔어요.

 

첫 번째가 ‘프레시 샌드위치 프레스’였죠. 그런데 친구들이 ‘너무 길기도 하고 어감도 발음하기 어렵다’고 피드백을 해주어서 나온 것이 두 번째 후보군인 ‘샌드위치 프레스’였어요. 세 번째는 앞의 두 후보군과는 정말 전혀 다른 느낌이었어요. ‘소리굽쇠’였거든요. (소리굽쇠라니,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후보군이네요.) 하하. 저는 두 개의 측면에서 접근했던 거죠. 하나는 쌓아간다는 것, 하나는 울림이 있다는 것. 그런데 소리굽쇠라는 것이 울림 있는 소리를 내는 도구잖아요. 그래서 함께 이름의 후보군에 넣었는데 이 또한 친구들이 만류했어요.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르기도 하고, 영어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하다못해 일본어나 중국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정말 한국만을 위한 이름이다’라고 말이에요. 그렇게 ‘샌드위치 프레스’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샌드위치 프레스는 출판사와 디자인 스튜디오, 그 경계 중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최근에는 디자인 외주 작업을 많이 해요. 가장 최근에는 수원시립미술관과 협업하여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런 식으로 외부 업체와 함께 포스터 혹은 홍보물을 제작할 때가 많아요. 그리고 출판물의 경우 제가 1년에 한 권을 겨우 내는 상황이어서, 현재는 디자인 스튜디오에 조금 더 가까운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샌드위치 프레스가 책을 놓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해요.

 

 


이렇게 기발한 책이! 샌드위치 프레스의 도서를 소개합니다


 

- 샌드위치 프레스의 대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도서, <영화 속 샌드위치 도감>의 시작을 말씀해 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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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학교 수업 주제가 ‘자기만의 방’이었어요. 누군가를 초대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을 꾸려서 그곳이 마치 갤러리 혹은 전시장처럼 구성하고 확장하는 수업이었죠. 그런데 그 주제를 듣고 너무 막막한 거예요. ‘어떻게 나의 방을 꾸밀까’에 대해서 말이에요 

 

이 작업은 결국 저 스스로를 큐레이션 한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제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에 대한 질문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거든요. '나는 먹는 것도 좋아하고, 샌드위치를 좋아하니 그렇다면 샌드위치로 작업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단순히 제가 좋아하는 것만 소개하기에는 또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 방은 ‘저만을 위한 방’이 아니라 ‘누군가를 초대할 수 있는 방’이기도 해야 하니까요. 누군가가 찾아올 만큼 굉장히 신선한 소재를 찾아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나온 결론이 바로 전혀 다른 콘텐츠를 합쳐서 하나로 만드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샌드위치의 조합에 집중을 해보려고 했어요. 다양한 조합을 직접 해보며 자신만의 새로운 샌드위치를 만드는 체험의 방을 구상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샌드위치 체인점인 서브웨이와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이는 거예요. 하하. 거기다 제가 좋아하는 요소를 더욱 결합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어요.

 

그 시기 즈음 저는 <세컨드>라는 잡지를 친구들과 함께 제작하고 있었어요. 페미니즘 영화를 주제로 한 잡지였는데, 4호째 발간을 하던 중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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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을 비롯한 여러가지 일로 잡지가 휴간에 가깝게 접어들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그 잡지에 대한 미련이 남더라고요. 그렇다면 그 잡지의 연장선 같은 느낌으로, ‘영화와 샌드위치를 함께 소개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영화 안에서 등장하는 샌드위치의 모습은 어떤지 수집하기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테마를 정한 뒤에는 범위를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영화라는 콘텐츠는 그 양이 너무나도 방대하잖아요. 그래서 ‘해외 영화’라는 카테고리와 등장 연도를 설정했죠. 그 범위 안에서 중요한 요소여도 괜찮고,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어도 괜찮으니 샌드위치가 나오는 모습을 소개하기로 해서 <샌드위치 도감>을 위한 수집이 시작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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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샌드위치 도감>은 다른 책에 비해 제작이 굉장히 힘들었던 책이기도 해요. 특히 영화를 스포하지 않기 위해서 그 영화를 전부 꼼꼼히 보고, 그 스토리의 완급조절을 적당히 조율하며 작성해 내리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죠. 그래서 그만큼 애착도 많이 가는 책이기도 해요.

 

 

- 전부 꼼꼼히 보는 것이 참 어려웠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소개했던 샌드위치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샌드위치가 있다면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조니 뎁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때 조니뎁이 등장했던 영화 <베니와 준>에 나왔던 다리미로 만든 치즈 샌드위치가 정말 좋았어요. 버터를 바른 식빵 사이에 치즈를 얹어 다리미로 꾹 눌러서 구운 샌드위치죠. 그런데 제가 워낙 치즈를 좋아하기도 하고, 영화에서 표현되는 바삭하게 구워진 샌드위치와 치즈의 모습이 참 좋았거든요. 계속 기억에 남았던 샌드위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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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위치 도감>을 제작하며 재미있었던 추억도 있을까요?

 

제가 도감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주변 지인들이 ‘그러면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하면서 샌드위치에 대한 콘텐츠를 많이 알려주었어요. 그런데 그중에는 실제로는 나오지 않았던 경우도 있고, 알고 보니 샌드위치가 아니라 햄버거였던 경우도 있어요. 그 미묘한 차이, 그리고 저를 도와주겠다고 그렇게 말해주는 상황이 저는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저의 가족들도 영화를 보다말고 샌드위치가 나오면 급하게 저를 불러서 ‘몇 분 몇 초에 샌드위치가 나왔다’ 말해주고, 식사 장면이 나오면 혹시나 샌드위치가 나올까 다 같이 긴장하고 했어요. 그 추억들이 저에게는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작가님께서 추천해 주시는 다른 샌드위치 프레스의 도서가 있다면.

 

<푸딩의 세계>를 굉장히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이 책도 단순히 푸딩을 먹다가 너무 맛있어서 제작하게 된 도서였거든요. 저는 원래 한 음식에 꽂히면 물릴 때까지 그 음식만 계속 먹는 편인데, 그 당시 푸딩에 꽂혀서 푸딩을 굉장히 많이 먹었어요. 그 상태로 건강 검진할 시기가 다가와서 건강검진을 했더니 당뇨 전 단계로 검사 결과가 나온 거예요. 하하. 푸딩이라는 음식 하나가 이렇게까지 나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그렇다면 그렇게나 제가 좋아하고 저에게 영향도 미치는 푸딩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제작하게 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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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딩의 세계>는 어떻게 구성된 책인가요?

 

제목 그대로 푸딩의 역사로 시작하는 책이에요. 어떻게 푸딩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에는 어떤 과정을 통해 들어오게 되었고, 콘텐츠에서는 어떻게 묘사가 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어요.

 

앞서 제작했던 <샌드위치 도감>처럼 직접적으로 사진을 실었던 것은 아니지만, 콘텐츠 전반에 흩어져있는 푸딩의 존재를 모아서 소개해 드리는 데에 의의가 있었기에 굉장히 재미있게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또, 마지막에는 제가 직접 그리고 편집한 일러스트레이션도 같이 넣어서 <샌드위치 도감>과 더불어 의미가 깊은 책입니다.

 


- <푸딩의 세계>를 제작할 때 가장 주의를 기울인 점이 있다면.

 

푸딩이 몇 년 몇 월에 어디에서 등장했다, 이렇게 정리가 된 자료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 자료들은 전부 정확하게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들었어요. 보도자료 같은 것도 전부 찾아보았거든요. 각 브랜드에서 언제 출시되었는지가 저의 책에서는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거든요. 1~2년 차이로 순서가 바뀌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 부분을 꼼꼼히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 < The Spam Book >에 대해서도 언급을 빼놓을 수 없죠. 디자인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참 재미있고 독창적인 책이라고 생각해요.

 

< The Spam Book >은 글 작가님이 따로 계시고, 저는 디자인을 담당했어요. 그런데 저는 스팸북을 만들며 정말 즐거웠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나만큼이나 이상한 사람이 또 있구나’라는 것이었어요. 저는 그 사실을 < The Spam Book >의 저자님을 통해 알게 되었거든요. 몇 년간 스팸 메일을 모으고, 그것을 정리하고, 추려서 하나하나 다 번역하시고, 그 안에서 공통점을 발견하시고, 스팸 메일에 적혀있는 돈의 총액도 계산하시고… 그 모습을 보며 ‘정말 정말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한다면 이 저자님의 모습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의 모습을 통해 저도 제가 좋아하는 것을 더욱 마음껏 좋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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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평소와는 다른 재미있었던 추억도 쌓였을 것 같은데, 하나 공유해주신다면.

 

중간에 포르노 스팸에 대한 페이지가 나와요. 그런데 그 원본 블러처리를 다 제가 했거든요. 처음에는 이것을 블러 처리해야 할지, 모자이크 처리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했어요. 하하. 모자이크로 했더니 오히려 너무 외설적인 느낌으로 다가와서 민망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블러로 변경했는데, 블러도 어느 정도 강도로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점점 강하게 하다 보니 나중에는 형체 자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기도 했죠. 그 과정에서 작가님이랑 정말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요. 하하하.

 

 

다음에 출간될 책에 대해서도 살짝 말씀해 주신다면.

 

11월에 나올 언리미티드 에디션, 까눌레와 관련된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번 책도 <푸딩의 세계>와 같은 형태의 전개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제가 한창 홈베이킹에 빠졌거든요. 제가 하나에 몰입하면 그것에 몰두하는 편인데, 그래서 홈베이킹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까눌레까지 도전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까눌레를 만들면서 이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까눌레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까눌레를 만들 때 주의해야 하는 점, 까눌레가 어떤 형식으로 나오고 있는지, 우리나라에서의 까눌레의 모습은 어떻게 생겼는지. 까눌레에 대한 A부터 Z까지 전반적으로 다 다루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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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프레스는 굿즈까지 세심하고 재미있게 제작합니다


  

굿즈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어떤 계기였을까요?

 

유어마인드에 입점했을 때 마침 책갈피전을 여신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그 책갈피전에 참여하며, 샌드위치프레스만의 책갈피를 만들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죠. 흔히 생각하는 종이 형태의 책갈피가 아닌, 조금 색다른 형태의 책갈피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책갈피를 책에 끼웠을 때 책 사이에 간격이 크게 벌어져서 책의 형태를 무너지게 하는 것은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종이와 비슷하면서도 글자가 비치는 형태의 아크릴 소재 책갈피였죠.

 

그런데 이 책갈피가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다들 너무나도 좋아해 주시고, 그래픽도 저에게 흡족하게 나왔고요. 그래서 이어서 푸딩 등의 다른 시리즈로 책갈피를 계속 만들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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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갖고 행사에 나갔더니 어떤 아이가 다가와서 책갈피를 만지작거리며 ‘스티커로 갖고 싶다’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렇게 띠부띠부 형태의 스티커를 만들게 되었어요. 하하.

 

어찌 보면 정말 수동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만큼 주변에서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소스를 많이 전해주신 덕분에 이렇게 다양하게 굿즈를 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굿즈를 제작할 때 유독 주의하는 점이 있다면.

 

주로 많이 생각하는 것은 일차적인 기능뿐만이 아니라 2차, 3차까지 사용할 수 있는 기능까지 확장해서 고려하는 편이에요. 스티커를 제작할 때 띠부띠부 스티커 형태로 제작한 것도 그 때문이죠. 일반 스티커는 한 번 붙이면 떼어내서 다시 사용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스티커를 버리기 전까지, 최대한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탈부착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띠부띠부 스티커로 제작한 거예요.

 

그래서 제작할 때 디자인과 소재 모두 하나의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두 번 세 번 사용자가 더 사용할 수 있게끔 기회를 제공해 주거나,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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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방법을 상세히 적어서 함께 동봉해주는 '한 발짝 프로젝트'도 그러한 이유에서 하게 된 것일까요?

 

네. 저에게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가 참 와닿았던 것 같아요. 저는 아직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를 살아갈 세대들에게 남겨질 세상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거든요. 저만 살고 이 지구가 끝나지 않고, 누군가는 계속에서 이 지구 위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지금처럼 환경을 오염하지 않고,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까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창작자니까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서 신작을 보여야 하잖아요. 환경을 지키고 싶음에도 계속 새로운 작품을 제작해서 선보여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모순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라도 지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제품을 보내드릴 때도, ‘버리기 전에 냉장고에 부착해보고, 코스터로도 사용해 보시라’ 라고 주절주절 적어놨죠. 그런데 너무 좋아해 주시고 실제로 그렇게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어요. ‘내가 지금 하는 일이 헛된 일이 아니구나, 누군가에게는 계승되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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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지으며


 

1인 출판사로서, 작가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하하. 저는 좋아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이상해져 버린 사람의 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것 같아요. ‘이런 것도 책이라고?’ 의문이 들 만큼 독특한 책을 만들고 싶기도 해요. 그래서 괴짜스러운 느낌의 책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현재의 목표인 것 같습니다.

 

 

샌드위치 프레스가 어떤 곳으로 기억이 되길 바라나요?

 

‘체면, 상황, 분위기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해도 되는구나’라고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현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데, 이따금 만화 캐릭터의 굿즈나 귀여운 인형을 가방에 달고 다니다 보면 문득 ‘이래도 괜찮을까’ 싶은 순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충분히 좋아해라, 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그 ‘좋아함’을 표출할 수 있는 영감을 조금이나마 드릴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여름이 유독 더웠잖아요. 그래서 더위를 먹었는지, 문득 ‘이러한 작업을 계속 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사는 것 같고, 이것이 저의 미래의 불확실성과도 연결이 될 것 같고… 그런 고민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 고민을 해결하지 않았어요. 그냥 잠깐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생각한 뒤 다시 제가 하고 싶은 일, 제가 하던 일을 꾸준히 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그냥 그 고민은 그 자리에 두고 다시 시작하시라, 그냥 계속 하던 일을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고민들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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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푸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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