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여성을 사랑한 화가 -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
작품 <키스>로 유명한 그의 삶은 어땠을까. 애초에 <키스>는 왜 유명한 걸까. 내가 그 작품에서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생각해 봤다. 여자만을 탐하는 남자. 그 욕망을 느껴하는 여성의 표정. 화려한 금빛 배경. 개별적인 것보다도 그 세 가지의 독특한 조화가 눈에 띄었다.
이 정도로 여자를 좋아하는 건지는 몰랐지만 말이다.
그의 집에는 나체의 여성 모델들이 고양이처럼 느긋하게 집을 돌아다녔고 그가 멈추라고 말하면 주인의 말에 복종하듯이 그 상태로 멈춰 섰다고 한다. 후반에는 남자 초상화는 일절 의뢰를 받지 않았을 정도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 태생인데 그 당시 빈의 상류층은 극도로 보수적이었다. 엄격한 로마 가톨릭과 융통성 없는 사회도덕이 한데 엉켜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림트도 아카데미에서 오랫동안 그림을 배워 일관적이고 보수적인 그림을 그렸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점점 대담하고 과감해졌으며 빈 분리파라는 새로운 단체를 결성한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회관 ‘제체시온’을 세울 만큼 충분히 돈을 벌었고 그 건물 입구 위에는 이런 말을 새겨 넣었다.
“각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는 자유를 Der Zeit ihre Kunst, Der Kunst ihre freiheit”
책은 구스타프 클림트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한 후 그의 작품을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누구의 어떤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얘기해 주는 데 거기에는 그림 뿐만 아니라 음악도 연관되어 있어 클림프를 분석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시간순으로 나열한 클림트의 작품들 중 몇 가지 인상깊었던 작품들을 가져와봤다.
<전원시> 1884, 캔버스에 유채, 49, 7x74cm, 빈 시립박물관
그의 작품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근육질의 남성 누드가 그려져있다. 이 작품을 보며 클림트가 그림을 얼마나 잘 그렸는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했다.
물고기의 피 - 흐르는 물- 금붕어
<물고기의 피> 삽화는 클림트가 여성의 신체와 흐르는 물의 특징에 초점을 맞춰 그린 그림들 중 초기작에 속한다. 이는 <흐르는 물>과 비교해서 봤을 때 그의 그림이 어떤 식으로 발전되었는지 알 수 있어 더 재밌었다.
더 나아가 <금붕어>라는 작품으로 이어지는데 <금붕어>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매혹적인 동시에 위협적인 무언가로 표현하고 있다. “점잖은 여성이라면 공공장소에서 머리를 올리고 세삼헤가 관리하던 시대에, 자유롭게 흩날리는 머리카락은 억제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분방한 성욕을 함축하고 있었다."(P. 130)
그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 작품을 빼놓을 순 없다.
<여성의 세 시기> 1905, 캔버스에 유채, 178X198cm,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작가는 뭉크의 <여자의 세 단계>를 다소 여성 혐오적인 시선으로 그려졌다고 이야기하며 클림트의 특징은 여성을 부드럽게 그리고 고통스러만큼 솔직하게 표현했다는 점을 집었다.
“클림트가 노파의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해부학적 구조와 오목한 엉덩이의 음영을 세심히 묘사한 것은, 그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화가이기 이전에 본질을 충실히 그리는 화가였음을 보여준다."(P. 150)
다음은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이다.
<다나에> 1907~1908, 캔버스에 유채, 77X83cm, 개인소장
다나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의 딸이다. 신탁에서 다나에의 아들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아크리시오스는 다나에를 탑에 가두었고 제우는 황금 비로 변신해 다나에게 내려가 페르세우스를 임신시켰다.
이 그림 속 다나에는 굉장히 아늑하고 부드럽게 그려져있다. 마치 한낮 오후의 낮잠 같은 그림. 그의 품은 포근하고 따뜻해 보인다. 그의 적색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몸을 감싸 안고 있는 질감의 표현. 튀지 않게 그려져 있는 황금 비. 클림트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잘 담긴 작품이었다.
<키스>에 이끌려 본 그의 생애는 내 생각보다 더 강렬하고 뜨거웠다. 그의 작품들은 섹슈얼하고 매력적이었으며 황금빛의 다채로움이 가득했다. 솔직하고 비판적인 작가의 문체도 독특한 재미를 주었으며 중간 중간 클림트의 가치관은 나를 위로하기까지 했다.
“당신의 행동과 예술로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없다면 소수를 기쁘게 하라. 모두를 기쁘게 하려는 노력은 나쁘다. Kannst du nicht allen gefallen durch deine That und dein Kunstwerk, Mach es wenigen recht; vielen gefallen ist chlimm.”
[박차론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