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핼러윈, 하면 생각나는 음악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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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였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국내에서도 핼러윈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추세다. 필자는 핼러윈을 딱히 즐기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특별한 날을 어떻게 즐기는지, 뭘 하고 노는지는 꽤 흥미롭게 지켜보는 편이다. 요즘은 ‘파티’를 주로 택하는 모양이다. 때맞춰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핼러윈 플레이리스트’를 큐레이션해 최상단에 놓는다.
매년 갱신되는 플레이스트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럼에도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이 있듯. 제각기 다른 핼로윈 플레이리스트들에 항상 빠지지 않는 노래가 있다.
Thriller
1982년 발표된 마이클 잭슨의 6집 ‘Thriller’는 음악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널리 알려진 앨범이다.
대중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자, 마이클에게 8개의 그래미를 안겨준 명실상부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다. ‘Billie Jean’, ‘Beat It’, 동명의 수록곡 ‘Thriller’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히트곡이 즐비하다.
그중 ‘Thriller’는 그 사운드만큼이나 뮤직비디오로도 주목받았다. 단편영화나 다름없도록 만들어진 이 비디오는 ‘스토리’가 있는 최초의 뮤직비디오로 기록된 바 있다. 영상은 14분에 달하는 길이가 전혀 지루하지 않을 요소들로 가득하다. 마이클 잭슨과 그의 여자친구가 직접 출연했고, 좀비로 분장해 춤을 추는 장면이 특히 유명하다.
‘Thriller’는 현지에서 핼러윈을 상징하는 노래와 같다. 하지만 마이클은 핼러윈을 염두에 두고 작곡을 하진 않았다. 영상에서도 핼러윈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아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곡이 핼러윈과 강하게 연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곡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노래를 관통하는 감성은 ‘공포’다. 가사를 살펴보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웠음을 알 수 있다.
“Night creatures call“
귀신들이 부른다
”And the dead start to walk in their masquerade“
그리고 망자들이 가장무도회를 거닐기 시작한다
곡 후반부에는 공포 영화 전문 배우 빈센트 프라이스의 내레이션도 삽입되어있다.
지금 들으면 너무 대놓고 ‘호러 콘셉트’이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들이 의도한 바는 명확하다. 앞서 언급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면, ‘Thriller’에서 연출한 음산한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
‘Thriller’가 음악사에 미친 영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서사를 부여한 음악과, 이를 시각적으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만든 발상은 음악시장의 궤도를 뒤바꿨다. 소비자들은 여태껏 존재하지 않았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드는 음악을 찾기 시작했다. 덕분에 뮤직비디오 시장은 ‘Thriller’ 이후 급성장 그래프를 그렸다.
핼러윈과 ‘Thriller’가 연결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 듯싶다. 비디오와 함께 음악을 듣는 청자들에게 공포스러움을 선사한 노래. 합법적으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날에 떠올릴 노래.
내가 80년대에 살았다면, 아니 지금도 역시. ‘Thriller’이지 않을까.
[임지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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