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6명의 인물들의 무언극으로 진행되었다. 이 인물들은 좀 이상스러운 사람들이다. 어떤 인물은 자기 안에 갇힌 듯 머리를 풀어헤친 채 가만히 앉아 있고, 그 옆의 사람은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사실은 아이에 가깝다. 또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손에 이끌려 마치 짐승처럼 기어가기도 한다. 그 모습들은 우습다기보다는 무서운 느낌을 준다. 한 인물은 다른 인물에게 다가가 그의 팔이나 등을 손으로 털고 문지르며 그 사람이 괜찮은지 확인하는 몸짓을 보인다. 그것은 극 중에 상당히 반복되는 행동이며, 마치 타인을 살려내려고 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극은 몇 개의 소제목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극이 서사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어두운 공간, 보라색의 연기가 피어오르기도 하는 공간에서 갇혀 있는 듯이, 같은 곳에서 단절되어있는 것처럼 보였던 인물들은 그 다음 장에서는 튀어 오르고 함께 뛰기도 하고 무대를 쭉 가로질러 달리면서 멈춰있었던 신체에 변화와 자유를 준다. 그리고 극의 마지막 장에서는 서로 이어진 듯 붙어있기도 하며, 두려운 것처럼 떨기도 하고, 불안하지만 안정을 되찾아가는 인물들의 형상을 보여주었다. 이때 무대에서는 슬프기도 하고, 안정을 주는 것 같기도 한 음악이 나왔다.
공연이 진행되면서 관객들은 특이한 인물의 등장을 천천히 쳐다보기도 하고 그들의 행동과 몸짓, 표정에서 나오는 감정을 따라가는 듯이 보였다. 배우들의 춤에서 나오는 기쁨에 즐거워하기도 했다. 이 연극이 사람의 내면과 그 속의 감정, 그것들이 시간과 공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멈춰있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중에 만들어지는 어떤 마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거라면, 그것은 이 연극을 보는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각각의 장들은 정적이다가도 다음 순간 갑작스럽게 과장된 채 밝고 즐겁고, 자유로워지기도 해서 자연스럽지 않은, 작위적인 연결성이 나타난다. 그러나 극의 후반부에 사용되었던 슬픈 어린아이의 목소리같았던 음악이 매우 좋았던 것을 기억한다.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나왔다. 관객 반응은 좋았고 배우들이 한 사람, 한 사람씩 인사할 때마다 박수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겉에서 보이는 것 이외에 그 안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주목하게 해주었고 사람의 내면을 조용하게 바라보도록 해주었던 이 무언극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처럼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