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재즈를 가장 좋아해서 즐겨듣는 편이다. 재즈는 가사가 있는 곡도 있고 악기 연주로만 진행되는 곡도 있지만 나는 그 특유의 분위기와 감성이 좋아서 가리지 않고 듣는다. 평소에는 가사보다는 멜로디에 집중하여 재즈를 듣지만 오늘 소개하고 싶은 재즈는 제목과 가사가 마음에 들어 사랑하게된 곡이다. 제목은 'But beautiful'. 한국말로는 '그러나 아름다운'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인 나에게도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멋진 단어의 조합이다. 재즈 특성상 수많은 버전이 있지만 내가 처음 들은 것은 토니 베넷과 빌 에반스가 함께한 곡이었다. 중후한 토니 베넷의 목소리에 빌 에반스의 깊은 피아노 선율이 잘 어울리는 버전이다. 매력적인 곡 제목 덕분에 찾아보게된 노래의 가사는 사랑을 말하는 것으로 사랑의 좋은 점과 나쁜점에 대한 양면적인 특성을 노래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놓치지 않겠다고 고백하는 내용이다.
Love is funny, or it's sad
(사랑은 즐거울 수도 슬플 수도 있고)
Or it's quiet, or it's mad
(조용할 수도 화날 수도 있어)
It's good thing or it's bad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
But beautiful
(하지만 아름다운걸)
Beautiful to take a chance
(사랑은 아름다워서)
and if you fall , you fall
(너가 무너지고 또 무너진다 해도)
And I'm thinking, I wouldn't mind at all
(그건 아무것도 아닐거야)
Love is tearful, or it's gay
(사랑은 슬프거나 게이이고)
It's a problem, or it's play
(복잡하거나 가벼운 만남)
It's a heartache either way
(어느쪽이든 가슴 아픈 일이야)
But beautiful
(하지만 아름다운걸)
And I'm thinking you were mine
(너가 만약 내 사랑이라면)
I'd never let you go
(나는 절대 놓치지 않을거야)
And that would be but beautiful, I know
(그건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
and I'm thinking, if you were mine
(너가 만약 내 사랑이라면)
I'd never let you go
(난 절대 놓치지 않아)
That would be but beautiful, l know
(그건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
참으로 멋진 가사다. But beautiful은 사랑에 관한 노래이지만 나는 이 노래의 제목과 가사를 삶에도 대입시켜본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 또한 다양한 순간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기쁨을 느끼는 한편 슬픔을 느낀다. 때로는 혼자라고 느끼고 외로움을 느끼는 한편 친구들과 함께할 때는 즐거움을 느낀다. 절망할 때가 있는가 하면 환희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가 있고, 꿈과 목표가 있을 때도 있지만 공허함과 무기력함을 느낄 때도 있다. 우리는 도전과 포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정답 없는 생을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는 무엇때문에 살아가는가. 나는 이 노래에서 조금의 힌트를 찾는다. 그러나 아름답지 않냐고. 이 복잡하고도 다양한 순간들이 얽힌 삶의 모습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지 않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은 말한다. "우리는 인류의 일원이기에 시를 읽고 씁니다. 의학, 법률, 사업, 공학, 이것들은 모두 중요하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그러나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나는 이런 부분에서 예술이 가진 힘을 느낀다. 자칫 맹목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우리의 일상에 조그마한 틈을 내고, 그 틈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것.
하얀 도화지에 다양한 색들이 채워져 작품이 만들어지듯이, 우리의 삶 또한 다양한 순간들이 채워져 작품이 된다. 우리는 그 속에서 감정을 느끼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결국 '그러나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나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삶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바야흐로 재즈의 계절이다. 쌀쌀해진 바람에 조금은 진지한 걱정과 불안이 떠오를 때면, 재즈를. 이왕이면 But beautiful을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