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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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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흑백요리사가 참 인기다.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백종원의 풍부한 미식 경험과 안성재의 날카로운 미각에서 비롯되는 심사평들을 계속 듣고 있으면 나 또한 음식을 먹을 때 조금은 더 신중하게, 맛을 음미하며 음식을 먹게 된다.

 

비록 나는 파인다닝을 먹은건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순대국밥을 먹으며 다양한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간 식당은 망원동에 있는 오래된 국밥집으로 낡은 간판과 메뉴판이 오랫동안 버텨온 세월을 짐작케하는 곳이었다. 나는 함께 간 일행과 밖에서 10분 정도 기다린 뒤 가게에 들어가 주문을 할 수 있었고 우리는 메뉴 중 가장 기본인 순대국밥을 시켰다. 정신없는 주방과 바쁜 종업원들의 모습 그리고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뒤섞여 다소 어수선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시끌벅적한 분위기 너머로 음식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고 평소의 나라면 허겁지겁 먹었을 테지만 이번만큼은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처럼 신중히 먹으려고 노력했다. 먼저 수저로 내용물을 살펴보았다. 순대는 당면으로 된 기성품이 아닌 직접 만든 순대가 들어있었다. 몇번 휘 휘 젓다가 수저에 건더기와 국물을 함께 올려 후후 불며 먹어보았다. 내장 고기 특유의 쿰쿰한 맛과 국물의 시원하고도 깊은 맛이 조화롭게 느껴졌다. 이번엔 깍두기를 올려 먹어보았다. 국밥집 특유의 새콤달콤한 깍두기가 담백한 국밥과 아주 잘 어울렸다. 이후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없이 먹고 난 뒤 텅빈 뚝배기만 생각날 뿐이다.

 

실컷 맛있게 먹어놓고 가게를 나와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과연 이 음식을 맛있게 먹은 것인지. 만약 맛있게 먹었다면 그 맛있음에 대한 기준은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내딴에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맛을 음미하고 싶었지만 어쩌면 나는 그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그 음식을 맛보지 않았음에도 맛있을거라고 무의식적으로 다짐했을지도 모른다. 가게의 분위기와 외관부터 주방 이모들의 인상과 순대국에 들어있던 직접 만든 순대까지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직접 맛을 보기 전부터 내 마음에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이런 요소들은 객관적인 맛과 상관없이 내가 맛있음을 느끼도록 분명한 영향을 끼쳤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혀와 취향을 가지고 음식의 맛 좋음을 판단한다. 누군가는 내가 맛있다고 느낀 음식을 맛없다고 느낄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내가 맛없다고 느낀 음식을 맛있다고 느낄 수 있다. 틀린 것은 없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보편적인 맛있음에 대한 기준은 어느정도 타협을 통해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과연 정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 이런건 맛 뿐만이 아닌 아름다움과 멋, 우리 주변의 모든것에 대한 좋고 싫음의 문제다. 오늘날 우리는 각자 다른 모든 사람들의 취향을 존중해야한다고 말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사람들은 그렇게 말함으로써 자신의 취향이 존중받고 공감받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을 보면 모든 취향이 공감받거나 존중받는건 아닌 것 같다. 여전히 우리는 암묵적으로 취향의 위계를 인정하며 살아간다. 과연 무엇이 맞는 걸까. 모두가 동의해야하는 절대적인 정답이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이 세상은 각자 생각하기 나름인 걸까. 나는 둘 중 무엇이 맞는지도 맞아야하는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순대국밥의 맛을 기억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좋음을 느끼는 순간을 기억하고 그 순간을 표현하고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취향을 드러낸다는건 그저 좋고 싫음에 대한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인식하고, 그 이유를 나름대로 탐구하는 것. 비록 그것이 정답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 통하는 정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정답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만약 서로가 자신의 좋음에 대한 이유를 탐구하고 이를 표현한다면 설사 나와 생각이 다를지라도 그 사람을 존중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물론 공감까지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 또한 다른 사람과의 존중과 공감을 떠나서 각자가 자신의 삶에 애정을 가지고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아름다움을, 좋음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쩌면 삶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지는 우리가 스스로의 삶에 가지는 관심과 노력에 달려 있는 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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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걸 탐험하며 멋나게 인생을 채워나가고 싶은 폼생폼사 인간, 강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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