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리움미술관에서 개최 중인 전시 2024 아트스펙트럼 <드림 스크린> 에 다녀왔다.
<드림 스크린> 전시에서 보고 들으며 향유했던 것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어두운 전시장에 어떤 집이 한 채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귀신 들린 집, ‘윈체스터 하우스’를 모티브로 전시가 시작된다. ‘윈체스터 하우스’는 총기 사업으로 부를 일군 윈체스터 가의 부인이 총기로 인해 사망한 이들의 혼이 자신을 찾아오지 못하도록 복잡하고 독특한 구조로 집을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건 수많은 방이다. 마당, 입구, 복도 그리고20여 개의 방으로 독립적인 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미술관은 친절하게 관람 동선을 알려준다. 이에 따라 관람객들은 짜인 동선대로 수동적으로 미술관의 경험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방과 방 사이를 옮겨 다니고 있었다. 마치 미로를 탐색하듯 관람객들이 직접 길을 찾아다니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다니는 듯하였다.
자신만의 길 속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찾는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미술관의 관람 방법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반적인 전시는 ‘스크린’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모하면서 우리는 ‘스크린’을 통하여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인터넷, 게임, 영화 등 ‘스크린’이라는 매개체는 우리의 경험의 한계를 무너뜨리며 이전과는 다른 감각을 체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크린’을 통하여 혹은 ‘스크린’의 안팎을 넘나들며 디지털 시대의 자아와 투영된 미래에 대하여 탐색한다.

이 작품은 ‘기계 속의 유령’이라는 작품으로 40여 개의 스마트폰이 케이블과 함께 벽에 부착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관람객은 휴대폰으로 상호작용하며 작품을 감상한다.
우리는 이제 디지털 기기 없이 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디지털 기기와 연결되어 있으며 AI가 생활에 자연스럽게 유입되어 왔다. 이제 복잡하거나 귀찮은 작업은 AI에 맡기는 모습을 현실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 작품은 가상 세계에서 단순 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와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AI의 역할에 대하여 질문하며 제목처럼 기계는 누구이며 유령은 누구인지에 대하여 묻는다.

다양한 작품을 통하여 디지털 시대에 다양한 관계의 모습에 대해서 탐색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가 유독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은 전체적인 전시를 이끌어나가는 서사와 이를 담은 전시의 구성 그리고 그 아래 내재된 원초적인 감각이었다.
전시에서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감각적 자극을 얻는 그 순간에도 스산한 분위기와 소리가 계속하여 공포스러운 감각을 일깨운다. 이때의 공포는 시각적인 정보를 인지하는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삽입되며 현실을 파악하고 재구성하는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 간다.
이처럼 미술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12월 29일까지 리움미술관으로 가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