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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낸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을 연결해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단순한 상상을 눈에 보이는 것들로 만들어 내는 일,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 해내는 일. 누군가의 생각과 그림, 온전히 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현실은 언제나 멋있다.

 

9월의 끝자락, 애니메이션에 대한 동경과 애정을 안고 연남동으로 향했다. 나를 그곳으로 이끈 것은 다름아닌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4. ‘어떤 위기의 순간이 와도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 라는 희망찬 메시지를 가진 올해의 인디애니페스트 ‘이영차!’ 였다.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흥미로운 시놉시스에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이틀간 관람을 진행했다. 그 중 가장 기대했던 작품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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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맨


 

세상을 구하기 위한 히어로 조직 '메가파이브'가 해체된 후, ‘평화의 상징’으로서 히어로 활동을 지속하는 레드, 그리고 그가 마주하게 되는 개인적인 모순을 다룬 애니메이션 레드맨. 깔끔하면서도 흥미로운 시놉시스를 읽으며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한 가벼운, 그러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그려졌다.

 

하지만 막상 마주하게 된 ‘레드맨’은 마냥 쾌활하고 정의로운 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개인적인 욕망과 정의에 대한 헌신 속에서 고뇌하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끊임없는 고뇌 속에서 내리는 레드맨의 선택과 엿보이는 인간적인 면모는 어쩌면 쾌활한 영웅의 모습보다 더 친숙했다.

 

영화를 제작한 김성재 감독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다름아닌 ‘모순’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레드맨을 통해 자신을 깊이 사유하며 관객 스스로의 ‘가면’을 자각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정답과 오답, 그 사이에서 오답을 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객관적인 정답과 내면의 욕망 사이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자신을 가면으로 가리고 있는 것은 레드맨 뿐만이 아니다.

 

언젠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인지 상영관에서 반짝거리던 수많은 애니메이션들이 더 멋있어 보였는지도 모른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시놉시스와 노력의 냄새가 나는 프레임이 좋다. 애니메이션이라서 할 수 있는 연출과 작화도 빠질 수 없다. 각자의 멋이 묻어나는 인디애니페스트에서 또 다른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배워간다.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4는 끝이 났지만, 돌아오는 11일까지 온라인 상영관을 운영한다. 좋은 작품들로 가득 찬 독립보행과 새벽비행이 상영되고 있으니 편하게 즐겨보길 바란다.

 

올해의 축제는 끝이 났지만, 아쉽지는 않다. 2025년, 내년에는 어떤 특별한 애니메이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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