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두바이 초콜릿의 이면 [음식]

글 입력 2024.09.1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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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초콜릿, 대체 뭐길래 이렇게 유행일까 싶어 최근에 나도 시중에 파는 두바이 초콜렛을 먹어보았다. 물론 원조 두바이 초콜릿이 아닌 미투 상품으로 말이다.

 

무려 한 조각에 2,500원이나 하는 내가 구입한 두바이 초콜릿의 맛은 그냥 보통의 초콜릿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다.

 

그렇다면 원조 두바이 초콜릿은 어떤 점으로 인해 이렇게 유행이 된 것일까? 

 

원조 두바이 초콜릿은 틱톡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Fix Dessert Chocolatier의 초콜릿 바이다. 무려 24,000원이나 하는 이 초콜릿 바는 겉모습부터 화려하다. 식용 페인트로 장식된 화려한 외관과 녹색의 피스타치오 및 중동 전통 디저트인 크나프(Knafeh)로 가득 채워져있다.

 

초콜릿은 오랫동안 서양의 상징적인 디저트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두바이는 이 초콜릿에 중동 특유의 재료를 더해 새로운 차원의 디저트를 만들어 냈다.

 

사프란, 대추야자, 로즈 워터 등과 같은 중동의 대표적인 재료들이 이미 여러 디저트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초콜릿이라는 서양의 상징적 디저트에 중동의 감성을 결합시킨 시도는 혁신적이다.

 

두바이 초콜릿이 틱톡과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것은 유명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히라의 먹방 영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4년 하반기부터 유행하고 있다. 이는 두바이 초콜릿이 디지털 세대를 대상으로 글로벌 마케팅에서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화려한 색감과 바삭한 식감이 주는 시각적, 청각적 자극은 영상에서 매력적으로 표현되었고, 전 세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초콜릿은 단순히 비싼 가격이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두바이에서만 판매된다는 희소성 덕분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두바이 초콜릿을 일종의 '프리미엄 상품'으로 포지셔닝 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급 초콜릿 트렌드가 지닌 이면도 존재한다.

 

초콜릿이 지니는 본질적인 가치, 즉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디저트로서의 기능이 희석되고, 일부 고급 소비층을 타겟으로 한 상징적 소비로 변질될 수 있다. 화려한 디자인과 높은 가격대를 자랑하지만, 이는 결국 일부 계층만이 누릴 수 있는 미식 경험으로 제한된다는 한계를 가진다.

 

또한, SNS에서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초콜릿을 '소장'하거나 '경험'하려는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 그런 심리를 이용해 온라인에는 해당 상품이 무려 8~9만원 대에 판매 중이다. 이는 고급 소비재가 가진 양면성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불면서 핵심 재료 중 하나인 피스타치오 가격이 치솟고 있다. 피스타치오 수요 폭증에 따라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분태 등도 두배 이상 가격이 증가했다. 이에 피스타치오를 재료로 하는 디저트를 판매하는 소상공인들이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디저트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두바이 초콜릿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문화적 융합이자 고급 미식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동시에 트렌드가 불러일으키는 소비문화의 양극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하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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