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우연을 인연으로, 체대생에서 출판사 마케터까지 - 윤두열 작가

작가이자 현직 출판사 마케터가 들려주는 독립출판과 책 이야기
글 입력 2024.08.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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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든다는 건


 

책에는 한 사람의 세계가 담긴다. 적어도 한 시절의 삶이 담긴다. 그래서 책을 펴내는 일은 자신의 한 조각을 건네는 일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고유한 삶의 기록을 고도화된 언어로 정리하고 책으로 엮어내는 작업은 지난하고 외로운 일이다. 하지만 당신에게 가닿을 수 있다면, 책을 통해 당신이 나를 이해하고 내가 당신을 위로할 수 있다면, 그 모든 노력이 결코 헛된 일은 아닐 것이다.

 

나도 언젠가 책을 쓰고 싶다. 누군가를 만날 때면 하고싶은 말이 담긴 책을 들고 명함처럼 건네고 싶다. 그런데 책은 대체 어떻게 만드는 거지? 메모장에 담긴 기록들이 물성을 가진 하나의 책으로 나오기까지는 어떤 과정이 필요하지? 세상에는 수많은 책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양의 책의 쏟아져나오고 서점에는 새로운 책들이 독자들을 기다리며 누워있다. 이런 세상에 내가 책 하나를 더 써서 세상에 더하는 일은 의미가 있는 일일까?

 

'텍스트 힙'이라며 책을 읽고 사진을 찍어 인증하는 열풍이 분다고도 하고, 출판업계가 힘들다는 소식도 여럿 들려오는데 실제로는 과연 어떨까. 궁금해졌다. 출판업계의 현주소는 어떤지, 책을 만든다는 건 어떤 과정을 수반하는 일인지, 그 모든 어려움을 무릎쓰고 나만의 책을 내는 일은 여전히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인지 말이다. 질문들에 적절한 답을 들려줄 사람을 한동안 찾아다니다 한 사람이 떠올랐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이자 독립출판으로 직접 자신만의 책을 엮은 작가, 체대생 출신의 현직 출판사 마케터. 다양한 입장에서 책과 출판업계를 바라보는 윤두열 작가를 만났다.

 

 


윤두열 작가를 만나다



1.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자기소개 1.jpg

 

 

안녕하세요. 저는 남들처럼 높게 쌓으려다가 쏟아져 옆으로 넓어지려는 사람 윤두열입니다.


체육교육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출판사에서 기획마케터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좋아하는 것을 좇아서 살다보니 어릴 때 그리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그림이 그려진 것 같아요. 출판계에 체육을 전공한 사람은 거의 없다보니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오히려 저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 있다고도 생각해요.


정해진 길이 있다고 해서 그 길을 걸어야만 원하는 곳에 도착하게 된다는 말을 믿지 않기로 했어요. 예를 들어 제가 임용을 접고 출판사에 들어오기로 결정했을 때, 앞으로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없겠다는 낙담을 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제 책을 좋아해주는 어떤 분의 요청으로 학생들에게 글쓰기 특강을 진행할 기회가 생겼어요.


체육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게 목표였는데 체육을 접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다가도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생각하지 않은 방식으로 바랐던 것들이 이루어지기도 한다는 걸 느꼈어요.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다보면 기회가 온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웃음)



2. 본인 책 중에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골라주세요. 


제가 쓴 글에 다 애정이 있지만, 더 좋아하게 된 부분이 있어요. 「그때 나는 혼자였고 누군가의 인사가 그리웠으니까」라는 책에 수록된 ‘소원’이라는 글이에요. 이 문장을 박효신님이 라디오에서 읽어주셔서 SNS에서도 한창 주목을 받았었어요. 이병률 작가님께서도 본인 에세이에 실어주신 적이 있고요.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는 문장이다 보니 저도 애정을 더 갖게 되고, 그 글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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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문장은 어떤 상황에서 썼는지 기억하세요?


이 글은 제주도 여행 중에 썼어요. 풍차 위로 비행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고, 그 순간 떠올랐던 감정을 쓴 글이었어요. 


저는 글을 따로 시간을 내서 쓰기보다는 짧은 메모와 기록을 평소에 많이 하는 스타일이에요. 여행이나 일상에서 느낀 것들을 그때그때 기록해놓고 나중에 꺼내와서 편집하는 편이죠. 그래서 거의 모든 페이지가 사진과 글이 함께 배치되어 있어요. 사진과 함께 글을 읽으시면 더 많은 것들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웃음)



3. 기억에 남는 여행과 가장 좋았던 순간에 대해 들려주세요.


코로나 직전 20년도 2월에 아이슬란드 여행을 다녀왔어요, 아이슬란드는 신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에 시험 삼아 만들어본 나라라고 하는 말이 있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간직되어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 지난주에는 몽골에 다녀왔어요. 


몽골의 자연은 스위스와 이태리가 섞여있는 느낌이에요. 이렇게 대자연이 있는 곳을 여행하다보면 사람은 원래 이런 곳에서 살아야 맞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자연 안에서 존재하는 스스로가 문자 그대로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서 오는 안정감과 평화가 있더라고요. 별도 보고, 우박도 보고, 무지개도 보고 너무 좋았던 여행이었어요.


아이슬란드에 함께 다녀왔던 친구들과 이번에도 여행을 다녀왔거든요.「우리가 서로를」을 함께 쓴 친구들이기도 해서 가능하다면 몽골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써보고 싶어요.


Q.사람마다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 다양하잖아요. 작가님은 어떤 여행을 좋아하세요?


자연을 찾아가는 여행을 좋아해요. 여행에서는 계획을 철두철미하게 짜지 않는 편이거든요. 흘러가는 대로 느끼는 게 좋아요. 작업을 할 때도 그런 곳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글을 쓰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자연에 있을 때 충전이 되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Q. 자연에만 머무르는 여행을 하다보면 심심하지는 않은가요?(웃음)


그런데 오히려 아무것도 없어서 아름답다는 것을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많이 느꼈고, 이번에 몽골에서도 그걸 느낀 것 같아요.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주는 매력이 있어요. 인위적인 것에 방해받지 않는 상태에서, 다양한 것들을 느끼고 흡수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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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근 근황과 활동 내용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최근에는 책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작년 12월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7번째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독자분께서 본인이 운영하시는 독서모임에 초대해주셔서 즐겁게 독자들을 만나고 왔어요. 첫 북토크는 「그때 나는 혼자였고, 누군가의 인사가 그리웠으니까」를 주제로 제주도에서 했고, ‘각자의 섬’이라는 장소에서 ‘각자의 이야기’라는 컨셉으로 혼자 여행 온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였어요. 


개인적으로는 요가를 새로 시작했고, 달리기나 배드민턴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너무 더워서 최근에는 조금 자제하고 있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에요. 


Q. 운동이 글에 주는 영향도 있을까요?


운동을 하면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많이 사라져요. 좋은 상태일 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서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느껴요. 책을 읽고 쓰더라도 잘 스며들게 되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그런 거죠. 


Q. 마케터로서는 어떤 근황을 보내고 계세요?


저는 출판사에서 기획마케터로 일하고 있어요. 만들어진 책을 독자나 서점에 소개하는 역할도 하지만 좋은 이야기의 책을 쓰실 수 있을만한 분들을 발굴하고 제안해서 함께 책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어요. 베스트셀러에 올라서 곧 2권도 나올 예정인데 <말랑뽀짝 포롱포롱 짝꿍툰>도 담당했었어요. 


그리고 책을 내본 경험과 출판업계에서 일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출판에 대한 강연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책을 만들 수 있는지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서 소개하고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원고를 쓰고 내지와 표지를 결정하고 업체를 선정해서 책을 만드는 과정, 책이 나오면 어떻게 서점에 입고하고 마케팅하고 정산을 하는지 등등 책에 관련된 전반적인 부분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공유해나가고 있는 중이에요. 



5. 내 인생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는다면, 어떤 장면을 남기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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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 드넓은 자연에 누워있는 사진을 드론으로 찍고 싶어요.


자연 속에 있는 저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모습인 것 같아요. 평소에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피할 수 없고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일이지만, 저는 죽음이 아직 슬프고 잘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요. 그래도 결국 내가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자연 속에 있는 내가 가장 자연스럽고 나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옆에는 “충분히 아름다운 생이었다.”는 문장을 달고 싶네요. 아름답다는 뜻의 어원은 ‘나’답다는 것이니까 나로서 잘 살았다. 이런 마음을 담아 문장을 정했어요.




체육교육 전공자, 작가 되기



1. 체육교육을 전공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초등학교를 4군데나 다녔어요. 아버지가 군인이셔서 이사를 많이 다녔는데, 6학년 때는 강원도 고성에 있는 시골 마을로 이사를 가게 됐어요. 사람이 적다보니 가끔씩 분교끼리 모여서 합동체육수업을 했는데 어린 마음에 우리 담당 체육선생님이 없다는 게 상처가 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육상부 선수생활을 할 만큼 운동을 좋아했어서 나중에 커서 선생님이 되면 이런 곳에서 아이들과 뛰어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어요. 그렇게 체대를 갔다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생실습도 다녀오고 그랬었죠.


그런데 살다보니 우연하게 기회들이 생겼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지금은 이전과 또 다른 꿈을 꾸게 되었요. 



2. 사진을 찍고, 글을 쓰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일기를 어릴 때부터 썼던 것 같고, 중학교 때부터 버디버디, 싸이월드, 페이스북, 인스타를 거치면서 쭉 기록하는 걸 좋아했어요.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생각해서 그게 무서웠던 것 같아요. 다 붙잡을 수는 없지만 전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기록하기 시작했고 그게 습관으로 자리잡은 거죠.


기록하면서 오는 기쁨이 저한테는 커요. 고등학교 때도 카메라를 사서 축제나 체육대회 때 주변 친구들을 다 찍어주고 그랬어요. 18명이면 19장 뽑아서 한 장씩 나눠주고 저도 한 장 가지는 거죠. 그 당시에 사이월드에 그걸 또 올리면 ‘퍼가요~하트’를 남겨주잖아요.(웃음) 타인과 소통하고 누군가 기뻐하는 걸 보는 모습이 좋았던 것 같아요. 


Q. 기록하는 삶이 주는 즐거움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느끼고 배울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역사라는 큰 기록도 그렇잖아요. 지난 것들에게 배울 수 있고, 그때는 몰랐으나 지금 와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는 거죠. 기록을 시작하고 초중반에는 강박처럼 연습하기도 해왔던 것 같아요. 기록하는 삶의 즐거움은 자주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되고, 돌아보면서 스스로를 방법을 깨닫게 된다는 점이에요. 


Q. 좋았던 순간과 슬펐던 순간 중에 어떤 걸 위주로 기록하는 편이세요?


둘 다 쓰는 편이지만 슬픔이나 아픔으로 쓰는 글들이 좋은 글이 나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너무 감성에만 치우치지 않는다면 공감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글이 돼요. 


이런 말을 좋아해요. ‘기억은 희미해져도, 기록은 또렷하게 남아있다’ 기억은 희미해지고 변형되지만 기록은 그렇지 않다.



3. 전공과 다른 분야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처음에는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실전에 바로 투입해야 해서 일을 하는데, 예를 들어 총을 쏘는데 방아쇠를 당기면 나간다는 것만 아는 거에요. 견착은 어떻게 하고 기능고장이 나면 어떻게 대처하고 이런 세부적인 것들을 모르니까 막연하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일은 열심히만 하면 안 되고 잘해야 하니까.(웃음)


Q. 적응하는데 가장 도움이 됐던 건 어떤 거였나요?


질문이요. 모르면 물어봐야 해요, 혼자 배우는 것과 전문가에게 묻는 건 아주 다르니까요. 질문은 누구나 하기 어려워요. 상대가 나를 귀찮아 할 수도 있고 안 좋게 볼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수업에서도 일단 한 사람이 질문을 하면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얻잖아요. 모르면 물어보고 같이 이야기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모르는데 아는 척 하는 사람이 제일 바보라고 하잖아요. 질문하고 대화하면서 메타인지를 쌓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4. 첫 책인 「그때 나는 혼자였고 누군가의 인사가 그리웠으니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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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쓴 사진 일기가 있어요. 폴라로이드로 한 장씩 뽑아서 그 뒤에 글을 적어뒀었거든요. 그때는 대단한 작가가 되겠다는 마음보다는 책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으로, 언젠가 내가 쓴 기록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달 출판사에서 북카페 매니저로 일할 때,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출판사 직원들이었어요. 어느 날은 버스 타러 걷는 길에 낯익은 사람과 겹치게 되어서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다가 이야기를 하게 된 거죠. 알고 보니 그 친구는 북디자이너였고, 제가 글 쓰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같이 책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했어요. 


써놨던 기록들을 정리해서 같이 보고, 정리하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저는 인디자인도 다룰 줄 몰랐어서 사진을 넘버링하고 설명을 텍스트로 풀어서 넘겨주면 그 친구가 초판으로 만들어오고, 확인하고 수정하면서 같이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했어요. 7개월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걸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했고 당시에 530만원 정도의 펀딩을 받아서 그걸 기반으로 첫 책을 만들었어요.


Q. 펀딩을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신 것 같아요. 펀딩 잘 받는 팁이 있나요?


이건 제 생각이지만 초반에 집중이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펀딩 사이트에서도 화제성 있는 프로젝트를 픽해서 알고리즘에 올려주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입소문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람의 힘이 모아지고 퍼져나가면 그만한 게 없더라고요. 충성도가 높지 않은 5000명 보다 열광하는 팬 100명이 있으면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면 직접 사서 읽어보고 추천하고 홍보하고 점점 커져나가는 그런 부분이 있으니까요. 맛집이랑도 비슷한 거죠. 



5. 책에서 문장 한 줄 정도를 마음에 품고 산다고 말하셨는데, 요즘 품고 계신 문장이 있나요?


벽을 열면 문이 된다. 벽을 넘어뜨리면 다리가 된다. 


한계에 부딪혔을 때 포기하고 돌아서지 않고 잘 살펴보면,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문이 있을 수도 있고, 넘어뜨리거나 넘어갈 수도 있잖아요. 


인생은 나이키로 시작해서 아디다스로 끝난다는 말도 자주 해요. 나이키의 슬로건은 ‘Just Do It’, 아디다스는 ‘Impossible Is Nothing’이에요. 불가능은 없다고만 말하면 조금 억지같은데 나이키는 우선 그냥 해보라고 말해요. 그리고 그 뒤에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붙으면 설득력이 생기더라고요.


시작하고나면 가능해지기도 하는거죠. 유명한 사람들은 다 비슷한 말을 하더라고요. 하나에 미쳐서 좋아하는 걸 계속 했다. 그러다보니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되었다고요. 일단 시작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거대하고 높은 벽처럼 보여도 거기에는 문이 있을 수도 있고, 그 벽이 다리가 되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사람은 자기가 살아본 만큼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타인에게 휘둘리기보다 주체성을 갖고 나만의 것을 시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느껴요. 기억에 남는 말 중에 이런 것도 있어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공을 꿈꾸면 그곳에 경쟁자가 많아보이는데, 그보다 더 높은 곳의 꿈을 꾸면 그곳에는 경쟁자가 없고 그건 나만의 것이 되는 거다. 그런 꿈을 꾸면서 살고 싶어요.



6. 저는 문장에서 무언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어느 날 문득 떠오른 문장 하나가 글이 되기도 하고 그림이 되기도 하니까요. 작가님에게 반복해서 곱씹게 되는 좋은 문장을 발견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대화를 하다보면, 사색을 하다보면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혼잣말도 자주 하는 편인데 그러면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 소리로 꺼내면서 구체화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것도 어떻게 보면 나와의 대화잖아요.(웃음) 대화와 질문을 통해 탐구하고 좋은 것들을 발견할 기회를 얻는다고 느껴요. 



7. 여행 이야기를 담은 「우리가 서로를」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아이슬란드 다녀와서 1년 뒤에 나온 책이에요. 처음에 함께 하는 게 너무 즐겁고 좋은 사진들도 많아서 기회가 되면 책을 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게 현실이 된 거죠. 그 전에 한 번 책을 내본 경험이 있으니까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Q. 책을 혼자 만들 때랑 여럿이 같이 엮을 때는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사람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뭔지 알게 됐어요.(웃음) 나쁘다는 말은 아니고 여럿이다 보니 의견 귀결이 잘 안되더라고요. 의견을 좁히는데 드는 시간이 많았고 거기서 오는 체력소모나 시간들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오해가 없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대화를 많이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텍스트에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으니까 오해가 생기기 쉽거든요. 항상 만나서 얼굴을 보거나 줌으로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어요.


독립출판의 묘미는 내가 하고싶은 대로 내 의견대로 다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예를 들어 제 책에 목차나 페이지수가 없는 건 아무 때나 아무곳이나 펴서 읽어도 낯설게 느끼지 않도록 하려고 의도한거에요. 소설이나 연결성이 있는 책은 중간에 흐름을 놓치면 손이 안 가게 되는 경우도 있어서, 이 책은 언제든 부담없이 포춘쿠키처럼 펼쳐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자 기획한거죠. 이렇게 생각한대로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인데 여럿이 작업하거나 기성 출판이랑 책 작업을 하면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8. 여행은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여행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많이 다니면서 느낀 건 여행을 해봐야 내가 누군지를 더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도 스스로를 탐구할 수 있지만 여행이 주는 힘은 무방비상태의 나를 마주할 수 있다는 거에요. 여행지에서의 나는 일상에서의 나와 다를 수밖에 없거든요. 낯선 환경, 사람, 음식 사이에서 내가 잊고 있었거나 몰랐던, 새로운 나를 알게 되는 경험을 해요. 여행이라는 건 나를 버리고 떠났다가 새로운 나를 데리고 돌아오는 것이라는 문장을 쓰기도 했는데, 최근에 몽골 여행에서도 그런걸 느꼈어요. 



9. 가장 최근작인 「우리는 모두 아름답게 사라지는 거야」에 대해서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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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여행을 갔을 때, 지인이 지금까지 쓴 좋은 글들이 많으니 엮어서 내보면 어떠냐는 이야기를 해줬었요. 첫 책이 나오고 시간이 좀 돼서 모인 글이 꽤 있었거든요. 사진 에세이의 형식을 비슷하게 차용해서 오히려 첫 책보다 제작기간도 적게 걸리고, 작업했던 친구랑도 더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그동안 셀프브랜딩이 된 부분도 있고, 이번에도 펀딩이 잘 되어서 제작한 후에 7개월 만에 증쇄를 찍었어요! 기존 기성 작가는 원고에만 집중을 하면 되는데, 독립출판은 스스로 결정해서 하나하나 만들고, 소개하고, 입고하고, 판매하고, 마케팅하고 이런 전 과정을 다 해야해서 정신이 없고 어려워요. 하지만 정산이 되었을 때 받을 수 있는 비율도 훨씬 높고(웃음) 책의 전 과정을 전부 경험하는 매력도 있어요.




나만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 독자와 만나는 일



1. 글을 쓰는 일과 책을 만드는 일은 완전히 다른 일처럼 느껴져요. 독립출판 경험도 있고 출판사에서 일도 하고 계신데, 경험해보니 책을 만드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을 혼자 오래 써왔고, 스스로 책을 만든 경험을 통해 출판 분야에서도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이 전부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글을 쓰고 책을 만든다는 건 작은 일 같지만 저는 그로 인해 정말 많은 걸 경험했거든요. 


글을 쓰는 건 나 혼자 하는 일이지만, 책을 만드는 건 정말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는 일이에요. 독자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어디서나 흔하게 보이는 책으로 보이겠지만 그걸 만들어본 업자의 입장에서는 노력과 비용이 상당하거든요. 그 노고에 비하면 책은 잘 가격이 안 오르는 편이라는 생각도 있어요.


하나의 책이 독자에게 가닿기까지의 과정은 굉장히 복잡해요. 우선 작가가 글을 쓰면, 편집자가 교정교열을 보고, 디자이너가 그 글을 받아서 내지디자인과 표지디자인을 하겠죠. 디자인이 정해지면 종이를 정해서 발주를 넣어야 하고, 인쇄가 잘 되는지 확인해서 제본도 해야 하고, 후가공도 해야 하는 거죠. 요즘은 책을 만들면 굿즈도 같이 만들거든요. 그것도 일일이 다 신경을 써야해요. 그렇게 책이 나오면 물류창고로 옮기고 전산 처리해서 보관하다가, 확인해서 지역별로 출고를 하게 돼요. 그 책을 지역 담당 서점 MD들이 받아서 매대에 진열하고 분류해서 배치를 하는거죠. 이 모든 과정이 있어야 독자 앞에 책이 있을 수 있어요.


책을 만든다는 것 자체는 말도 안 되는 시간과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서 탄생하는 것이에요. 위대하고 숭고한 일이고 그래서 물성을 가진 하나의 책은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독자가 그 과정을 사실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 과정을 이해하면 책을 바라보는 관점이 더 달라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독자이면서 작가이고 독립출판을 하는 사람이면서 기성출판에서 일하는 사람이기도 해서 업계와 책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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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을 모아서 책을 내는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요? 독립출판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한 팁이 있을까요?


[글쓰기]

책을 위해 글을 쓰겠다는 느낌보다는, 평소에 메모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아요. 그 생각이 비대해지면 부담이 되거든요. 짧은 문장이라도 꾸준히 쓰는 버릇을 들이는게 좋아요. 재료를 많이 모으는 작업을 하는 거죠. 그리고 마감기한을 너무 촉박하게 잡으면 안 돼요. 내가 생각한 기간 안에 못 하면 실망하고 포기하게 되거든요. 투고를 하든 독립출판을 하든 여유롭게 일정을 잡아두는 게 좋아요.. 


[투고]

대략적인 디자인 작업을 마친 후에 투고하는 것도 대략적인 그림을 검토하기에 좋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원고 형태로 보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어요. 내가 원하고 추구하는 형태가 명확하다면 정리해보는 건 의견을 어필하기에 좋지만 출판사가 지향하는 바와 다를 수 있거든요. 투고하고자 하는 출판사에 색에 따라 원고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으니까요.


[출판사와의 작업]

출판사와 같이 작업하는 경우에는 빠른 회신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에요.(웃음) 작가로서는 원고를 잘 쓰는 게 제일 중요하겠지만, 마감기한이 정해지고 원활하게 소통이 되어야 출판사에서도 이후의 일정들을 정리할 수 있으니까요. 


[독립출판]

독립출판을 한다고 하면 인디자인으로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지만 실력있는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방법도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 서점에 가서 좋아하는 책들을 레퍼런스로 정해서 편집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종이의 질감이나 색을 확인하는 게 도움이 돼요. 그리고 그걸 출판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면 매몰차게 거절하는 경우는 없고 대부분 도와주려고 하시거든요. 


원고 편집을 마치고, 책에 사용될 종이까지 결정하고 나면 책을 인쇄할 차례에요. 인쇄소가 정말 다양하고 많은데 전화하고 발품을 많이 팔아야하긴 해요. 인쇄소마다 최소부수도 다르고 비용도 다르거든요. 그 중에서도 꼭 확인해야 하는 부분은 ‘감리’를 볼 수 있는지 없는지를 물어봐야 해요. 내가 원하는 색으로 잘 인쇄가 되었는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OK를 해야, 인쇄가 다 되었을 떄 원하던 모습과 다른 책이 나오는 일을 방지할 수 있거든요. 


책이 나오면 독립출판사에 입고제안 문의를 해서 협의를 해야 해요. 가까운 곳은 직접 한 부씩 샘플을 드리면서 입고 요청을 하기도 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가거나 카페에 가면 제 책을 한 권씩 두고 와요. 누군가에게 발견되는 바람에서요.(웃음) 혹은 책에 편지를 써서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드리기도 해요.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을 시도하면 좋더라고요. 


이런 내용들을 북클래스 독립출판 강의를 하면서 알려드리고도 있어요. 더 관심 있는 분들은 참여해보셔도 좋습니다!

 

 

3. 출판사에서 마케터로 일하시는 경험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출판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출판사에 와보면 생각보다 출판을 전공한 사람이 많지는 않아요. 준비해야 하는 건,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인 것 같아요. 단순히 많이 읽고, 어떤 책을 좋아하고 어떤 작가를 좋아한다 이런 부분보다는 마케팅 관점에서도 많이 살펴보면 좋아요. 출판사에서도 사실 모든 마케팅 방식을 다 파악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독자 입장이었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들을 이야기하면 색다른 인사이트와 관심을 어필할 수 있는 거죠. 실무자 입장에서는 기존 것들은 이미 잘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좀 더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사람을 좋게 볼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독립출판을 해본 사람이라면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책을 만드는 그 과정을 스스로 해봤다는 것이 현업에서 유의미한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 무언가를 스스로 시작해서 끝까지 해본 사람이라는 점에서도 책을 만들어 본 사람은 대단한 거에요. 앞에서 소개했듯이 수많은 공정과 과정을 거치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인정할만하고 그 부분을 높게 살 수밖에 없는 거죠.


저도 좋아해서 했던 일들을 꾸준히 했을 뿐인데 그걸 좋게 봐주고 인정해주었기 때문에 입사 지원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책을 사랑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어요.



4. 출판사 일은 네트워킹도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만나보신 분들 중에 특별한 인사이트를 발견했거나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을까요?


박대리라는 분이 있어요. 그 분이 가감 없이 출판업계에 대한 불합리 같은 것들을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아쉬움을 가감없이 SNS에서 이야기하니까 업계 사람들이 마치 의적을 바라보듯이 통쾌함을 느꼈었죠. 교류도 많이 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는 사람이라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 사람이에요. 



5. 다양한 미디어가 발전하는 세상에서 출판 업계는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요!


예전보다 책이 안 팔리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전에는 100만부 도서도 심심찮게 나오고 그랬는데 요즘은 10만부만 넘어도 대박이라고 하니까요. 책을 생산하는 사람은 많아지는 것 같고, 다른 콘텐츠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책을 읽는 독서인구들이 떨어지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업계 자체의 파이는 커지지 않는데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많아지다보니 걱정은 있어요.


다만 필름카메라처럼 종이책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고 없어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최근 텍스트 힙이라는 말이 주목받고 있잖아요. 책을 읽는 것 자체는 좋은 것으로 여전히 여겨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 국제도서전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었고 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꾸준히 있다고 생각해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최근 세대들은 독서에 대한 접점이 적고, 유입이 이전만큼 많기는 어렵다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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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럼에도 여전히 책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점, 오늘날에도 여전히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작가님만의 이유를 이야기해주세요.


제가 정의하는 책은 ‘무해하고 유익한 것’이에요. 모든 책의 내용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책이 가진 물성이라는 것이 어디에 놓여있든 누구의 손에 있든 그냥 그 자체로 무해하고 유익하다는 것이 깔려있기 때문에, 선물을 하든 집에 디자인을 하든 안성맞춤이라고 느껴요. 만능 치트키같은 존재죠. 


책을 종이로 선물하는 것과 전자책 PDF를 기프티콘으로 보내주는 건 완전 다르잖아요. 그 감성과 물성을 잃어버리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무해하고 유익한 물성을 가진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거든요. 


그리고 전자책보다 직접 만질 수 있는 책이 내용을 이해하는 정도나 기간에서도 차이를 준다는 연구도 있어요.



7. 책을 만들고 소개하면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보람이나 느낀 점이 있을까요?


영원히 남는다는 게 좋아요. ISBN을 받으면 납본이 되어서 영구보관이 되니까 어딘가에 나의 존재 일부가 영원히 기록되는 거죠. 고대 사람들이 벽화를 그렸던 것도 나를 어딘가에 남기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인간 보편의 욕망인거죠. 그리고 그게 언젠가 누군가에게 발견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걱정해서 책을 못 내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앞으로 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이 한권으로 나를 판단하게 되는 게 무섭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래도 그 순간의 나를 기록해두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8. 출판계와 문화예술 업계에서 최근 중요하게 회자되는 트렌드가 있다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속가능함이라는 건 최근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아요. 출판 업계에도 지속적으로 좋은 책을 많이 낼 수 있는 기반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출판 업계에는 책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요. 좋은 책을 많이 내고 싶고, 좋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데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는 게 아쉬워요. 



9. 나만의 책을 만들고 싶은 독자들에게 독립출판을 경험한 작가로서,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현직자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일단 쓰셔야 합니다!(웃음) 기록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사진이든 그림이든 글이든 재료가 있어야 책이라는 형태로 엮을 수 있으니까요. 독립출판을 할지 기성출판을 할지 그 이후의 고민들은 사실 시작하고 나면 윤곽이 나오거든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막연해서 고민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용기와 궁금증과 행동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제가 항상 책을 입고할 때 앞장에 써두는 문장이 있어요. “우연을 인연으로” 나한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인연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쓴 거에요. 제가 책을 쓰면서 경험했던 모든 일들을 여러분도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일단 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박효신이 제 문장을 라디오에서 읽어줄 일도 생겼고, 강연을 다니기도 하고, 체육을 전공한 제가 출판사에서도 일하게 됐으니까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 책을 발견해서 삶이 바뀔 수도 있어요. 그건 언제일지 모르고 누구일지 몰라요. 그리고 그건 돌고 돌아 내가 될 수도 있어요. 습작생일 때는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거에요. 이 글을 누가 읽을까, 이게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요. 하지만 그건 진짜 알 수 없는 거에요. 그런 생각들을 접어두고 일단 하면 스스로에게 도움이 돼요. 그리고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누군가에게도 무조건 도움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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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을 부탁드립니다.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가 있어요. 거기서 도시가 폐허가 되고 혼자 남았을 때, 매일 라디오로 주인공이 그런 이야기를 해요. 누군가 이걸 듣고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그리고 나도 포기하지 않을테니 듣고 있다면 응답해달라고. 결국 누군가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건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저는 마라톤을 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결국 가닿는다는 걸 배웠어요. 포기하지 않고 멈추지 않으면 결국 도착해요. 그게 인생이랑도 비슷해요. 걷든 쉬든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도착하니까요. 여러분들도 결국 원하는 곳에 가닿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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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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