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 인사이드 아웃 2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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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 2>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예고편을 볼 때부터 기대감이 생겼다. 사춘기가 된 주인공 라일리와 그녀의 머릿속에 잔뜩 생겨난 새로운 감정들. 이번에는 사춘기가 된 소녀의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 나갔을지 기대가 되어 고민 없이 영화를 예매했다.
<인사이드 아웃 2>에는 학창 시절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만한 요소들이 가득했다. 부모님과의 관계, 친구관계, 자신의 진로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까지. 사춘기 시절, 또는 학창 시절에 겪는 감정들을 잘 시각화했다고 생각했다.
라일리와 비슷한 중학생 시절 나를 떠올려 보면, 불안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중학교 올라가기 전 반배정부터 시작해서,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 새로운 과목을 공부할 때 등 사소해 보이는 상황들 속에서도 우리는 전부 ‘불안’이라는 감정을 겪었다. 따라서 이번 영화에서 불안을 가장 주된 감정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보았다.
불안한 마음이 시작되면,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과 함께 ‘불안’은 머릿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나간다. 실제로 라일리가 ‘내가 골을 꼭 넣어야 해’라는 생각만 가지고 아이스 하키를 하던 도중 친구를 밀쳐 반칙으로 퇴장했을 때, 라일리의 머릿속은 불안으로 가득차게 된다. 그러한 감정을 캐릭터 불안이가 수습하기 위해 감정 컨트롤 콘솔을 전부 둘러싸며, 소용돌이치는 모습으로 보여준다.
불안이가 이토록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서 새로운 자아를 만드려고 했던 이유는 '라일리가 잘 되길 바라서'였다. 그렇기에 '이 골만 넣으면 아이스하키 팀에 합격할 수 있을 거야.'와 같이 하나의 목표를 정해두고 이를 이루기 위해 라일리를 계속 몰아붙인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강제로 만드는 자아는 의미가 없었다. 강제로 조작하는 것이 아닌, 여러 감정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라일리가 만들어가는 자아가 중요했던 것이다. 이를 먼저 깨달은 기쁨이는 불안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라일리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결정할 수 없어.”
영화를 본 뒤 필자 또한 나에게 불안은 언제 생겨나는지 다시금 떠올려 보았다.
내 머릿속에 있는 불안한 감정 또한 라일리처럼 '잘하려는 마음', '완벽하게 목표를 달성하려는 마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걱정과 불안이 머릿속으로 가득차 잠을 설쳤던 라일리처럼, 나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은 편이라 불안이의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듯 불안 덕분에 걱정을 미리 대비할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불안이 나를 극한으로 몰아붙여 부담감을 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에게 '실수해도 괜찮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아도 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다. 기쁨이가 저편으로 던져 버렸던 안 좋은 기억들도 전부 나를 이루고, 불안한 감정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된 것이니까.
이 영화를 우리 아이들에게 바칩니다.
우리는 너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이는 엔딩 크레딧의 마지막에 등장한 문구이다. 내가 누군지 한 마디로 정의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는 모든 감정들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중인, 있는 그대로의 '나'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겉으로 보여지는 내 모습에 집중하기보다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인사이드 아웃 2>를 통해 새로운 감정들이 기존의 감정들과 충돌하며, 감정의 조화를 배우고, 기피하고 싶었던 감정들까지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배울 수 있다. 더불어 이 영화를 통해 나의 자아에 대해 생각해보고, 내 안에 내재되어 있던 감정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정민경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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