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작’ 오래된 극장 하나에 왜 목숨을 거냐면 [영화]

영화 <무너지지 않는다> (2024)
글 입력 2024.06.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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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조금이라도 사랑하고, 지금 한국에 살고 있는 관객이라면, 한동안 시끌시끌했던 ‘원주 아카데미(원주극장)’에 관해 기사 제목 한 줄로라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60여 년의 역사를 자랑했던 원주극장은, 다른 여느 독립극장과 같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결국 사라져 버린 극장이다.

 

<무너지지 않는다>는 김귀민, 이미현, 최은지 감독의 단편 ‘시민귀민’, ‘아카데미에서 만난’, ‘노란텐트’를 묶어 만든 독립영화다. 영화의 여러 특징들 중 하나는 감독들이 모두 일반 시민들이라는 점. 그래서인지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하고 있으면서도,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같다는 생각도 든다.

 

소시민의 일상을 다룬 영상물, 바로 여기에 영화의 의미가 농도 짙게 담겨있다. 이들은 시민이고, 세 명 모두 ‘나는 이런 (정치적인) 활동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고 고백한다.

 

인간 띠를 두르고 용역의 건물 진입을 막고, 건물의 옥상과 지붕에서 농성하고, 텐트를 치고 단식하며 원주시의 시장과 대립하게 된, 소위 말해 텔레비전 뉴스 속에서나 보던 ‘눈살 찌푸려지는’ 정치적인 활동을 하게 된 자신들의 변화는 다른 누구보다도 당사자들에게 더욱 새삼스럽다. 무엇이 이들을 바꾸었는지, 되짚어 보는 과정이 영화에 담겨있다.

 

‘정치적인 사람이 아니었던’ 소시민들의 자각과 각성, 나아가기 위한 노력은 모두 오래된 단관 극장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60년 된 영화관을 위해 이들이 이렇게 노력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에겐 다소 이해되지 않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영화관이 소중해진 계기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수많은 원주 시민의 의견을 묵살하고 결국 공터로 남게 된 원주 아카데미 극장을 영상에 담는다. 이들의 변화 계기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원주 극장의 필요성에 설득된다. 감독들은 일상과 정치는 결국 관련될 수밖에 없고 ‘우리’가 직접 노력하지 않으면 목소리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나도 깨닫게 되었다’며 보여준다.

 

오래된 영화관으로 상징되는 시민의 자유와 발언권, 지역문화와 소도시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무너지지 않는다>는 독립 영화관을 중심으로 작은 규모로 상영회를 열고 있다.

 

영화 시작 전에 안내하는 것처럼 이 영화는 ‘분노를 일으킬 수 있음’. 그럼에도 반드시 크게 듣고 공감하며 분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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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나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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