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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필수품이 있는가?

 

나는 여행을 갈 때면 꼭 챙기는 것이 있는데, 바로 필름 카메라다. 계획된 여행이 생기면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구비해두고 여행 내내 가방 한편에 찔러둔다. 필름 카메라와 함께하는 여행이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공유하고자 한다.

 

 

 

필름 카메라에는 삭제 버튼이 없다.


 

필름 카메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란, 너무 당연하게도 셔터, 어두운 실내에서 킬 수 있는 플래시 (이마저도 없는 카메라가 많다)가 끝이다.

 

즉, 필름 카메라는 그 흔한 '방금 찍은 사진 확인' 혹은 '방금 찍은 사진 삭제'와 같은 편의성을 가진 기능들이 없다. 내가 방금 찍은 사진이 제대로 나왔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한 번의 셔터로 후회 없이 돌아설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단 n 장만 허용하는 필름 카메라의 한정된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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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는 하나의 롤으로 찍을 수 있는 사진의 수가 미리 정해져 있다. 일회용 필름 카메라의 경우, 셔터를 한 번 누를 때마다 셔터 옆 조그마한 칸 속 숫자가 하나씩 차감되어 0이 되면 셔터가 더 이상 눌리지 않고 겉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뭇 신중해진다. 몇 박 며칠의 여행 속에서 이 필름 속에 저장해둘 그 소중한 순간이 과연 지금이 맞을지 속으로 계속 재보는 거다. 그렇게 확신에 차는 순간, 셔터를 누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 쓴 필름 카메라를 보며 생각한다.

 

'이번 여행에도 39번의 확신에 찬 아름다운 순간이 있었구나'하며.

 

 

 

현상된 파일을 받아보는 건, 마치 선물을 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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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에 담긴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현상' 과정이 필요하다. 현상은 카메라 내부의 필름을 약품 처리 과정을 통해 착색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리고 스캔 과정을 통해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이 과정을 번거롭다고 할 수 있겠다. 나에게 이 과정은 번잡스러움보다는 설렘의 시간이다. 필름 카메라를 현상소에 맡기며 어떤 사진들을 찍었는지 기억하고 회상하고 기대하는 것까지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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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이 끝나면 메일로 스캔이 끝난 압축파일이 날아온다. 이 메일을 열어보는 것은 마치 선물 상자의 포장을 푸는 일처럼 느껴진다.

 

선물의 포장을 풀고 그 안에 담긴 사진을 확인하고 있으면 다시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느껴지며 나만의 시선으로 담았던 어떤 찰나가 환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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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와는 다르게 돌이킬 수 없으며 결과물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 지체된 시간이 필름 카메라의 매력이자 낭만이라고 생각한다. 요즈음에는 빠르고 편한 것이 최고의 상품 가치로 여겨지는 듯하지만 분명 오래 걸리는 아날로그의 켜켜이 쌓아온 낭만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필름 카메라만의 빛바램, 분위기, 노이즈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시간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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