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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는, 그 자신에게 이방인이었다. 어머니가 죽었을 때도, 아랍인을 죽였을 때도, 그는 언제나 '타자'로서 이 세계에 머무를 뿐이었으니까.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다. 어쩔 수 없는 일들도 많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데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일들은 더 많다.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여러 대화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대사가 하나 있다. "그건 제 탓이 아닙니다." 어머니가 오늘, 아니 어쩌면 어제 죽은 것도, 그 때문에 그가 휴가를 청하게 된 것도, 뫼르소의 잘못이 아니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건 그냥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뫼르소는 슬퍼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한다. 그녀가 생전에 남겼던 말들을, 그에게 보여주었던 모습들을.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는 왜 인생이 다 끝나갈 때 약혼자를 만들어 가졌는지, 왜 생애를 다시 시작해 보는 놀음을 했는지 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그처럼 죽음 가까이에서 어머니는 해방감을 느꼈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마음이 내켰을 것임에 틀림없다. 아무도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내가 본 뫼르소는, 마치 탈진한 사람 같았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에 진절머리가 나서, 그 모든 것을 외면하기로 마음먹은 사람 같았다.

 

"사람이란 결코 생활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쨌든 어떤 생활이든지 다 그게 그거고, 또 이곳에서의 내 생활에 조금도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고 나는 대답했다."

 

바꿀 수 없는 상황 앞에서, 사람은 체념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수긍한다. 무슨 짓을 하든 인생은 고통스러울 뿐이라고. 그 거대한 고통 앞에 놓인 '나'라는 인간의 감정은 차라리 포기해버리는 게 낫다고.

 

뫼르소는 말한다. 어머니도 나도 이미 서로에게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었고, 또 누구에게도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으며, 그리하여 이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버렸다고 말이다.

 

이 작품 전반에서, 뫼르소는 계속해서 '피곤함'을 호소한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돌아와 ‘이제는 드러누워 12시간 동안 잘 수 있겠다’고 안도하며, 판사에게 '졸음' 때문에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살인에 대한 후회보다는 일종의 '귀찮음'을 느낀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그가 모든 감정을 상실한 것은 아니었다. 뫼르소는 자신을 미워하는 배심원들 앞에서 '울고 싶은 바보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고, 셀레스트의 공술을 듣고서는 '껴안고 싶다'는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또한 밥그릇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무뚝뚝하고 슬픈 표정'이었다고 묘사하는 것을 보아, 그 역시 일상적인 감정들을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다만 명철했던 그는, 보통의 사람들이 외면하는 잔인한 진리를 받아들였을 뿐이다. 이 세계를 지배하는 무의미를, 미래의 밑바닥부터 불어오는 그 어두운 바람을 말이다. 때문에 그는 이방인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뿌리내릴 수 없는 생명은 부유하기 마련이니까.

 

이 소설의 흥미로운 점은, 뫼르소가 죽음 앞에서 세계와의 합일을 꾀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담담하고 초월적인 태도들 보이던 그는, 부속 사제에게 한바탕 화를 쏟아낸 뒤 잠에 든다. 그리고 그 꿈속에서, 자신에게 닥쳐올 죽음에 대해 상상한다.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그처럼 세계가 나와 닮아 마침내는 형제 같음을 느끼자,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이를 완전한 합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 순간 그는 오히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외로움을 느끼며, 자신의 사형집행일에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맞아주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만 태어났기에 살아가고, 그 특권 아래 언젠가 죽음을 선고받지만, 죽음의 문턱에서도 타인과 함께이길 바란다. 그러나 그 어느 곳에서도 진정으로 함께일 수 없는 우리는, 서로에게 영원한 이방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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