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삶에 답이 보이지 않을 때 스토아철학을 - 해법 철학

글 입력 2024.03.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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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뫼비우스 띠와 같은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찾는 여정은 끝이 없다. 나는 언제나 이 답이 궁금했다. 사실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선 '잘 산다'라는 말의 의미부터 정의해야겠지만.

 

'잘 산다'의 정의는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20대 초반, 대학생 시절에는 나에게 주어진 자유가 너무 좋아서 그저 오늘 하루를 내가 살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잘' 산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점점,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이겨내야 하는 순간이 많아지며 현실을 살아내고자, '이럴 거면 그냥 돈이나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라는 기준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어쩌면 부유함보다 편안함을 누리는 삶이 더 좋은 삶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계속 바뀌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나는 이 마음을 조금 안정시킬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그때 우연히 읽게 된 책, 오늘 소개할 <해법 철학>이다. 책 <해법 철학>을 한 문장으로 소개하면, 스토아철학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의 이력이 좀 특이한데, 법학을 전공한 교수이다. 법학 전문가가 스토아철학에 관한 책을 썼다는 사실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과연 이 오랜 역사의 철학을 얼마나 잘, 그리고 상세히 알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책 <해법 철학>은 주제로 구분이 되어 있다. 각 주제는 판단, 죽음, 부와 쾌락, 감정 등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다. 이 책을 읽을 때쯤, '감정'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될 기회가 있어서 그 부분을 가장 먼저 읽었다. 감정 파트에서는 슬픔, 분노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나와 있었다.

 

대중적으로 스토아철학은 흔히 쾌락을 멀리하고 초연한 자세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스토아철학의 자세를 따르려면, 감정이 생겨도 이를 통제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자연스러운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잘못된 태도가 아니다.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껴지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감정을 일부러 유발하는 것,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문제이다. 슬픔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눈물과 슬픈 생각에 잠겨 눈물이 흐르게 만드는 것은 다른 의미라는 것이다.

 

스토아철학에서 두려움을 대하는 태도도 생각해 봄 직하다. 두려움이라는 것은 보통 아직 오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 걱정으로 현재를 망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두려움은 막상 겪고 보면 별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러니 사서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의 즐거움을 놓치지 말라는 말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내가 꼭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일요일부터 걱정은 시작된다. 다가올 월요일의 일상이, 생각만으로도 짜증이 나기 때문이다. 출근으로부터 시작되는 쳇바퀴 같은 삶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피곤하고 지친다. 그렇게 주말의 여유를 망쳐버린 적이 종종 있었다. 미래의 고통을 끌어썼던 것이다. 생산적이지 않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멈출만한 브레이크가 없었다.

 

두려움과 관련한 가르침을 읽다 문득, '그러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게, 어차피 일어날 일인데...' 그러면서 과거의 나를 돌아보았다. 생각해 보면, 두렵고 불안한 순간들도 어떻게든 흘러가기 마련이었다. 두려움의 실체는 해결할 만큼의 일일 것이라는 말, 그 말을 곱씹게 되었다. 더 이상은 아까운 휴일을 쓸데없는 걱정으로 망치고 싶지 않다.

 

추가로 재미있었던 부분은 저자가 스토아철학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해명하는 파트였다. 일반적인 철학서에는 볼 수 없는 별도의 파트였는데, 아무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스토아철학에 대한 오해가 깊었던 모양이다. 해당 부분의 설명을 읽으며 나도 정리가 되었고 스토아철학의 가르침과 태도를 더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책 <해법 철학>을 읽으며 세상 일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요동치는 마음을 잠재우는 것만으로도 훨씬 편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 서문에 '삶에 답이 보이지 않을 때 스토아철학을'이라고 적혀있는데, 진짜로 마음이 복잡해질 때마다 꺼내보고 싶다. 스토아철학은 행함의 철학이니까. 오늘, 내일, 매일 연습하다 보면 어떠한 형태라도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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