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무가 되고 싶은 욕망 - 내 속에는 나무가 자란다

글 입력 2024.02.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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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속도에 질려버렸다. 나무의 시간을 살고 싶었다."

 

"나는 언제나 엄격하게 절제하는 식물이 좋았다. 이것은 구속이 아닌 균형에 가까운 자연적 질서다."

 

<내 속에서 나무가 자란다>는 나무가 되고 싶어 하는 욕망을 지닌 저자가 나무와 일체화되는 과정이 담긴 에세이다.

 

여러 가지 감상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식물-되기 욕망"은 구도자의 자세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구도자는 굳건한 믿음 아래서 깨달음을 구하고, '강렬한 욕망'은 욕망의 대상이 구원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에게 나무는 언젠가는 나무가 되리라는 믿음의 대상이지만, "풍요와 낭비가 전염병처럼 번지는 세상"의 구원이기도 하다. 저자는 나무와 하나가 되기 위해서 나무를 진지하게 탐구한다. 숲으로 들어가 바람에 스치는 온갖 나무의 나뭇잎 소리를 녹음하고, 나무 이야기가 기록된 경서와 각종 책을 탐독한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나무의 모든 시간을 시인의 언어로 적으며, 끝내 '나무-되기'의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뛰어넘고 마침내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무와의 일체화를 이뤄낸다. 나무에 기대기도 하고, 직접 나무가 되어 자신을 해방한다.


반면 우리는 나무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끊임없이 요구하며 착취한다. 때로는 나무의 이름보다 피톤치드에 눈을 돌리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고마움을 엉성하게 그린다. 이러한 점에서 저자의 나무 되기란, 한눈팔지 않으며 나무를 사랑하는 일이다. 큼직한 열매부터 미세한 줄기까지 모두 착취하지 않는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나무의 본성과 역사를 간직하고, 끊임없이 이어나간다.


저자의 표현대로, 나무는 "그저 필요한 만큼 원할 뿐이다." 뿌리 박힌 채로 돌아다니지는 않아도 분명 생과 사에 이르기까지의 수많은 언어를 지니고 있다. 수마나 로이는 나무로 존재하며 편협함으로부터 벗어나 "나"라는 존재의 당위성을 획득했다.


저자는 분명히 단순히 "흐른다"는 자연의 질서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속도가 주는 피로함과 소음, 자국에서의 명예 살인, 계급, 성차별 등의 현실 세계의 문제까지 "나무"를 통해 풀어냈다. 나무가 주는 안락함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수마나 로이는 정말로 나무가 됐다.

 

단지 꽃보다는 나무를, 나무에서도 아래의 나무줄기를, 뿌리를, 거대함과 같은 막연한 이미지보다 그림자를 관찰하며 자유롭고, 새로운 존재 방식으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나무로.

 

"현재를 즐겨라, 순간을 움켜쥐어라, 지금을 살아라. 나무의 시간은 미래를 걱정하지 않으며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 햇볕이 내리쬐면 꿀꺽 삼키고 먹는다."

 

 

[이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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