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누가 괴물인가? - 괴물 [영화]

우리는 얼마나 좁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가는가
글 입력 2024.02.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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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는 전부는 사실 일부일 수도 있다. 우리는 대개 한 가지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특히 무언가에 매몰되어 있다면 더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인 <괴물>에 이러한 메시지가 잘 나타나 있다.

 

 

 

한 가지 사건, 세 가지 관점


 

이 작품은 한 가지 사건을 총 3개의 시점으로 보여준다. 싱글맘 사오리, 담임 선생님 호리, 아들 미나토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처음 사오리의 시점으로 사건을 봤을 때는 '누가 괴물인가'라는 영화의 물음에 미나토의 담임인 호리 선생님이 괴물인 것처럼 나온다. 어딘가 불편해 보이고, 아이들을 학대하는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람처럼 묘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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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바로 호리 선생님의 시점으로 봤을 때는 교장 선생님과 미나토가 괴물인 것처럼 나온다.

 

교장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은 학교에 이슈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책임을 호리 선생님에게 돌리려 하고, 미나토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호리 선생님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다. 이 시점에서는 모든 게 미나토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마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거짓말을 한 건지, 말수가 없는 미나토가 답답하기만 했다.


마지막으로 미나토의 시점으로 봤을 때 비로소 사건의 전말이 다 이해됐다. 미나토가 거짓말을 해서 호리 선생님을 곤경에 빠뜨린 것은 분명한 사실이자 잘못이지만, 미나토에게도 나름의 이유와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어른들은 미나토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미나토의 마음을 아는 체하려 했다.

 

 

 

누가 괴물인가?


 

이 영화의 가장 큰 질문인 '누가 괴물인가?'의 답은 '모두'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가지 사건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누군가가 억울해질 수도, 발을 뺄 수도 있었다.

 

우리는 아주 작고 좁은 시야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간다. 한 명 한 명을 놓고 봤을 때, 다들 분명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모두 악한 마음을 가지고 뱉은 말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작고 좁은 시야에서 본 것들 때문에 누군가는 끔찍한 일을 겪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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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다시 태어나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 세상이 멸망하고 우주가 폭발하면 우리는 모두 원래대로 돌아간다며, 과연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되는지를 언급한다.

 

그리고 폭풍이 치는 날, 미나토와 요리는 요리의 숲속 비밀 아지트에서 비로소 새로 태어난다.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좁은 터널을 지나 밝은 들판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영화의 막이 내린다.


나는 이 결말을 보고 미나토와 요리는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뒤늦게 모든 것을 이해한 호리 선생님과 사오리가 아이들을 찾아 요리의 비밀 아지트까지 찾아오지만, 아이들을 찾는 장면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장 가까이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아이들 내면의 이야기와 아이들이 스스로 손을 맞잡는 것에서 먹먹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괴물>은 칸의 각본상을 받은 작품이다. 그만큼 스토리 구성과 전개가 탄탄하고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다. 이 작품을 볼 때 주요 메시지인 '누가 괴물인가?'에 집중해서 본다면 더욱 영화에 몰입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스릴러와 반전을 즐긴다면 이 작품을 꼭 보길 추천한다.

 

 

[김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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