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음을 이끄는 초콜릿 - 웡카 [영화]

글 입력 2024.02.11 11:1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wonka noodle.jpeg

 

 

*

영화 <웡카>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많은 아이들이 그랬듯 팀 버튼 감독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고, 내가 먹을 초콜릿에 골든 티켓이 들어 있지 않을까 설레었던 아이 중의 하나였다. 초콜릿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웡카의 공장에 나오는 초콜릿은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그때의 황홀함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기쁨에 처음 이 영화의 개봉 확정 소식을 듣자마자 가슴이 뛰었다.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원작으로 하는 세 번째 작품인 웡카가 드디어 한국에도 찾아왔다.


웡카는 환상의 초콜릿 공장장 웡카가 공장을 짓기 25년 전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서 묘사된 젊은 시절의 웡카는 순수하고, 남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엄마와 초콜릿을 나눠 먹으며, 행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웡카는 행복을 전하는 초콜릿 가게를 열고 싶어 한다. 그 과정에서 찾아오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어느날 웡카는 친구 누들과 함께 초콜릿의 재료인 ‘기린 젖’을 구하러 동물원에 간다. 거기서 만난 홍학 무리를 보고 왜 저 새들은 날지 않는지 궁금해하는 누들에게 웡카는 이렇게 말한다.

 

"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 수도 있지. 홍학은 그들을 이끌어줄 누군가가 필요해."

 

나는 이 대사가 웡카를 관통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다른 사람들의 말에 영향을 받는다.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는데, 상대방의 권유로 새로운 시도를 결심하기도 하고, 두 갈래의 길 앞에서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사실, 조언을 구할 당시 이미 답을 찾아놓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자니, 혹시 안 좋은 결과가 따라올까 봐, 혹은 나의 결정으로 인해 포기해야 할 것들을 두려워하며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럴 때, 누군가가 “그래도 해보는 게 어때?”라고 한마디만 해준다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동요해, 고심 끝에 정한 마음은 더욱 확고해지고, 용기를 내게 된다.


이 영화의 사람들도 서로서로 이끌어준다. 웡카는 돈이 없어서 들어간 여관에서 얼토당토않은 금액을 청구받고 빚더미에 나앉게 된다. 여관의 지하에는 그처럼 속아서 세탁실 일을 하며, 빚을 청산 중인,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탈출하는 것을 포기한 그들에게, 웡카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며, 여관을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처음 탈출 제안을 한 것은 웡카였지만, 동료들은 적극적으로 계획에 동참하여 아이디어를 냈고, 서로가 서로를 구원해 여관 밖의 세상으로 돌아간다.

 

누들도 그 지하실에서 만난 동료 중 한 명이다. 그 아이는 웡카에게 글을 가르치며, 허름한 방 안에서도 누빌 수 있는 더 넓은 세상으로 초대한다. 반면, 웡카는 자신의 방식대로 누들에게 희망을 선물한다. 초콜릿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던 누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달콤함을 담은 초콜릿을 매일 전달한다.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웡카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사람들과도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마법 같은 그의 초콜릿 덕분이었을까? 아니다, 웡카는 얼마 없는 돈도 약자를 위해 쓰고, 여관에서 만난 동료들의 자유를 위해 초콜릿 가게를 여는 꿈을 포기하고, 자기 때문에 쫓겨난 움파룸파를 위해 위기 상황에서도 초콜릿을 전해달라 부탁하는 사람이었다. 선한 사람이 능력도 있었을 뿐, 그의 선한 마음에는 이미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자석 같은 힘이 있었다.

 

동물원에 간 날은 그 신비한 힘이 발동한 또 다른 날이었다. 웡카와 누들이 풍선을 한 움큼 쥐고 동물원 밖으로 달려 나가다 서서히 날아오르자, 이를 뻔히 보고 있던 한 마리의 홍학이 날개를 펼쳤다. 그 한 마리를 선두로, 홍학 떼는 일제히 힘차게 비상했다. 알록달록한 풍선을 타고 날아다니는 두 사람에 이끌려 그렇게 첫 비행을 하게 된 분홍색 홍학 떼는 이제 하늘을 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날 따라와요 그러면 당신은 순수한 상상의 세계에 있게 될거에요.”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을 당신에게 이 영화가 초콜릿 한조각만큼의 달콤함을, 날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다 주기를.

 

 

 

원정민 에디터.jpg

 


[원정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2.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