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읽고, 사유하며 떠올리는 모든 것 : 소설 보다 [도서/문학]

리얼리티(reality)와 픽션(fiction)의 경계
글 입력 2024.01.3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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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의 즐거움, 이야기에 매료되다.



돌이켜보면 책을 읽으며 보았던 '소설' 속 이야기는 시간이 꽤 지난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이와 연결해서 새로운 것을 읽거나 들을 때, 여러 정보를 찾아 헤맬 때 이따금 이전에 보거나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흡인력이 존재하는 이야기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더해진다. 구체적 현상이나 추상적인 공간과 같은 다소 양면성을 띠는 그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 폭넓은 해석의 여지를 선사한다.

 

이로써 어느 때는 자의 반 타의 반이었을지도 모르는 읽기를 시작하고, 이어서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하는 과정에 대한 고찰도 점차 깊어진다. 이 과정에서 때때로 드라마나 영화 등의 배경이 되는 원작에서 '읽기'의 즐거움을 찾으며, 이내 관심사로 일컫는 주제가 포함된 이야기 모음집을 구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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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야기에 겹친 또 다른 이야기의 모음은 어떤 사실이나 현상에 대한, 그리고 직접 경험한 일이나 작자의 생각 및 감정을 얼마나 내포하고 있을까?

 

이야기는 전달하는 이의 언어에 따라서 또는 작자의 경험 및 개인과 연결된 무수한 매체의 영향을 받아서 구현될 수 있다. 바로 리얼리티와 픽션 경계, 두 지점을 모두 고려하여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설 보다>의 발견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 그 경계에 선 이야기를 꾸며나가는 '소설'에서 현실과 가장 맞닿은 장면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이야기에 매료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

 

2022년 여름, 소설집 <비행운>을 읽고 나서 다시 소설을 찾게 되었다. 특히 작가의 문체로 풀어낸 각 이야기의 개별성과 하나의 '소설집'으로 묶인 연결성을 모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와 더불어서 여러 갈래로 풀어진 글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었고, 나름대로 인상 깊었던 문장을 되뇌며 가장 마음에 와닿은 소설에 가까워졌다. 

 

이후에 2022년 가을부터 여러 작가의 이야기,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문지문학상 후보작)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 <소설 보다>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꼬박 1년이 지나가는 사이에 <소설 보다 : 겨울 2023>까지 이어서 보았다. 그때쯤 어느새 가방 속에 책을 넣고 다니는 것이 익숙해졌다. 어딘가 이동하면서, 또는 환기가 필요할 때면 어느 순간은 몰입의 시간으로 뒤바뀌었다. 그렇게 소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것, 소설을 보다


 

'고전이 여전히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사람들이 오랫동안 고전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물음을 떠올려본 적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적 호기심과 함께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 도서 또는 베스트셀러에 꾸준히 목격하면서 어느 때에든 고전을 봐야 한다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좀 더 본질적인 관점에서 유추해 보자면 '당시의 시대상을 엿보고, 그 삶에 다가가기 위해 여전히 유효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사와 함께 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질문에는 공통된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와 더불어서 주위를 둘러싼 환경 및 사회에 대한 관심에서 질문이 시작될 수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주제(이를테면 사랑 및 불안 등의)와 타인과의 관계 및 온 · 오프라인 공간의 경계, 그리고 이제는 관계망의 범위가 더욱 넓어짐에 따라서 세계 곳곳에 펼쳐진 이야기의 향연을 거의 실시간을 볼 수 있다. 어떤 매체로든 다양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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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소설을 다시 찾게 된 배경과 더 나아가서 이처럼 <소설 보다>를 소개하게 된 이유는 전혀 무관하지 않으며, 일종의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고전을 찾고, 현대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많은 이들의 이야기에 가치를 둔다면 읽기의 즐거움과 소설을 보는 것은 그 의미를 더해갈 것이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나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나요?

 

어떤 '이야기(그리고 소설)'는  훗날, 또다시 여러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또한 글과 글로 연결될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한 내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도, 나와 타인의 거리만큼이나 잠시 생각해 볼 시간을 꾸준히 가지고 싶다.

 

*

 

<소설 보다>를 통해서 보는 것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사유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읽기라는 행위에 대한 접근 방식에 변화가 더해졌다. 처음에는 전체적인 내용을 쭉 보고, 공감되는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인상적인 장면을 되짚어보는 것에서 읽기가 마무리되었다. 추가로 <소설 보다>에서는 세 편의 소설과 함께 수록된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해석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이후에는 출판사에서 진행한 온라인 독서 모임 '함께 읽기'를 참여하여 여러 독자와 감상평을 나누고, 각 단편에서 남겨진 궁금증을 저자 Q&A를 통해서 직접 질문을 남기고 답글을 받았다. 그 결과 혼자 읽기와 함께 읽기를 모두 경험하며, 다각화된 시각의 효능을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른바 통찰하며 얻은 사유의 결과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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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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