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생각의 지도 - 리처드 니스벳

글 입력 2014.09.2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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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지도 - 리처드 니스벳 >


소통을 위한 상호간의 이해 

 

‘생각의 지도’, 필독서로 처음 제목만을 접했을 때에는 마인드맵(Mind Map)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무심히 암기능력 향상을 위한 책인가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의 원제, 영어로 된 제목은 마인드맵(Mind Map)이 아니라 ‘The Geography of Thought’이다. 인간의 사고방식(Thought)이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 문화권이 지리학적(Geography)으로도 구분되기에 ‘The Geography of Thought’라는 제목을 달았고, 그것이 곧 우리말로 번역되어 ‘생각의 지도’가 된 것이다.  

 

 지형이나 길 등을 표시한 보통의 지도에서 우리가 땅을 법적인 기준으로 경계 지어 구분하듯이, ‘생각의 지도’에서는 생각, 즉 사고방식을 동양과 서양 문화권으로 나누어 구분한다. 그리고 그 차이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처음부터 동․서양인의 사고방식이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저자는 서양인이자 보편주의자로 인종, 문화에 상관없이 누구나 동일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인간은 모두 동일한 사고‘과정’을 가지고 있지만 문화권에 따른 교육과 관습, 가치관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신념 체계를 갖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생각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은 동양인 지인의 그와 상반되는 의견과 그를 뒷받침하는 다른 학자들의 저술과 연구로 뒤바뀌게 된다. 저자는 이 책, ‘생각의 지도’를 통해 뒤바뀐 그의 의견, 모든 인간이 동일한 사고과정을 지니지 않고 문화권, 동양과 서양의 문화권에 따라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나는 솔직히 동서양간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겠다는 이 책의 서론을 읽고 시큰둥했다. 본래 저자가 갖고 있던 생각과 달리 나는 처음부터 사고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고결과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동양인으로서 서구문화 중심의 세계에서 서구문화와 필수불가결하게 접촉하고 있다. 또한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온 서양권 외국인 친구와의 펜팔이나 학교 어학연수로 다녀온 뉴욕 생활을 통해 더 직접적으로 동양인과 서양인인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내가 느낀 것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나 수업 방식 등 사고 결과의 차이지이지만 이러한 차이가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세계는 지구‘촌’이라 불릴 정도로 지구 반대편 국가라도 쉽게 교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가 있기 마련이다. 만약 동서양인이 서로 사고방식이 같았다면 금방 이해했을 것이고, 서로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갈등을 빚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책을 읽기 전부터 동서양간에 사고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고, 내용에 대한 몰입감이 좀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자 생각 외로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단순히 겉으로 느낄 수 있는 동서양간 사고결과의 차이를 두고 막연히 동서양의 사고방식은 다르다고 생각했다면, 이 책은 동서양의 사고‘방식’이 어떤 식으로 다른지, 그 기원은 어떤 것인지 등의 내용을 예시와 연구들을 통해 얻은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 1장에서는 문화가 사고방식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가정하기에 각각 동서양의 문화의 토대가 된 고대 중국과 고대 그리스의 문화를 비교하고 있다. 오늘날 동서양 사고방식의 기원이라고도 볼 수 있기에 그 둘의 비교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둘의 문화가 그러한 차이를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가 궁금했다. 2장에서는 내가 서양인과 교류하면서 직접적으로 이질감을 느꼈던 것을 동서양인의 ‘자기개념’의 차이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3장부터 6장까지는 동서양의 사고방식이 어떤 식으로 다른지 구체적으로 분석한 내용인데 저자가 직접 수행한 연구들이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구들 중 몇 가지는 간단하게 선택지에서 제시문을 고르는 것이기에 결과 부분을 보기 전에 독자가 골라볼 수 있어 읽는 흥미를 이끌었다. 또한 실험에 참여한 집단을 동양인과 서양인 집단으로만 나누지 않고, 서양국가에서 자란 동양인이나 동양국가에서 자란 서양인 집단도 포함하여 동서양의 사고방식이 생물학적 인종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을 확실히 하고 있다. 7장에서는 1장에서 내가 품었던 의문인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 차이의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는 뭔가 단순하고 확실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인간들의 사고방식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적용되어 만들어진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8장과 에필로그는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가 오늘날 어떻게 드러나고, 어떤 점을 시사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서론에 미리 언급해두긴 했지만 이 책에 있어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연구에 참여한 동양인과 서양인의 범주가 좁다는 것이다. 동양인을 지칭할 때 동북아 사람들로만 국한되어 있다. 아시아는 동남아시아도 있고, 중앙아시아도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는 아시아 대륙에 속하지만 그들의 생김새는 서양인에 가깝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동양인에 가까울까, 서양인에 가까울까, 아님 새로운 사고방식을 지녔을까? 또한 서양인에는 아프리카 사람이나 호주 사람이 포함되는 것일까? 동북아의 동양인과 미국, 유럽계의 서양인만 있는 것이 아닌데 인간의 사고방식을 좁은 범주의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적인 기준으로 나눈 것이 조금 아쉬웠다. 그렇지만 인간의 사고방식의 차이가 문화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저자의 분석은 책에 언급되지 않은 문화권의 사람들 또한 색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교통의 발달로 자신이 살던 지역은 물론 국가도 떠날 수 있다. 또한 통신의 발달은 굳이 떠나지 않아도 지구 반대편 소식을 들을 수 있게 한다. 지리적인 요소는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어서 서로 다른 줄기로 뻗어나가던 동양과 서양의 문화는 이제 쉽게, 더 많이 교류하게 된다. 그리고 이 교류가 충돌하여 갈등을 빚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서로 간의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해’는 서로를 얼마냐 아느냐에 따른 것이기에 동서양이 서로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생각의 지도’라는 책은 앞으로 더 큰 세계로 나아가 미래를 이끌 사람들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박하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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