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크린을 넘어 나온 이야기들로 가득찬 공간

워너 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글 입력 2023.12.26 20:5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포스터.jpg

 

 

스크린 넘어 존재하던 환상들이 현실로 우리를 마중 나왔다. 워너브라더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2024년 3월 3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에서 대규모 특별전이 열린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워너브라더스의 한 세기를 기념하기 위해 국내 최초 특별전이 시작되었다. 특히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카메라 뒤 제작 과정이 궁금했던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전시다.

 

제작 과정에 쓰였던 각본, 의상, 소품, 특수 효과 등과 더불어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사실 나는 워너브라더스의 마니아까지는 아니라 즐길 거리가 없진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이미 너무나 유명한 영화인 해리포터에 나왔던 모자부터, 매트릭스를 형상화한 미디어룸, 어렸을 때 한 번은 무조건 보았을 톰과 제리의 귀여운 조형물들도 있어 시간을 보내기에는 충분했다.

 

또한 꼭 누군가와 함께 가지 않아도 혼자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 스팟이 곳곳에 준비되어 만족스러웠다.

 

이와 더불어 조금 아쉬웠던 부분들도 몇 있었다. 많은 것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였으나, 전시의 구성이 최근 공간 트렌드에 조금은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엄청난 활기로 가득찬 곳이었지만, 크리에이티브함의 아이콘인 워너브라더스의 공간이었기 때문에 더욱 트렌디함에 각박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전시 실물.jpg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큰 벽면에 걸쳐 워너브라더스의 연혁이 쓰여져 있는 방과 제작자의 이야기가 담긴 방에서 조금만 새로운 구성을 시도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혁부분은 한 세기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것이지만 단순 글자 나열보다 더 생동감있는 미디어 영상을 활용했다면 더 잘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그리고 제작자의 이야기를 담은 방을 더 넓게 잡아 특별한 에피소드들을 모았다면 더 재미있는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최근 나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공간에 대한 평가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바로 ‘팝업스토어’ 때문이다. 최근 여러 기업에서 성수 혹은 강남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사람들은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접하고 있다. 연말에는 백화점에서 무료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며 포근한 주말을 보낼 수 있기도 하다.

 

유료 전시든, 팝업 스토어든, 공간을 이용한 모든 활동은 서로 간의 비교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 . 전시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무언가 얻어가는 활동 중에 하나인만큼 필히 시간의 가치 그 이상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워너브라더스만의 독특함과 창의력 넘치는 공간을 생각하고 간 것치고는 조금은 심심한 전시였다.

 

그래도 스크린을 넘어 우리와 더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잔뜩 담긴 이 곳은, 겨울의 따뜻함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박가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