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배트맨>, <반지의 제왕>, <컨저링> 등 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명작과 <톰과 제리>, <프렌즈>와 같은 애니메이션, 시트콤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콘텐츠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워너브라더스. 그들이 남긴 100년간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다.

전시장에 발을 들이면 이번 전시회를 여는 영상이 시작된다.

익숙한 작품들의 명장면이 쉴 새 없이 나오며 넋을 놓고 보게 하는 와중에,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내레이션’과 ‘대사’가 이어지는 것처럼 연출하는 부분이다.

 

워너브라더스는 스토리텔러입니다.

“해리, 넌 마법사다.”

“내가 뭐라고요?”

 

그것이 우리의 기반이며 본질입니다.

“그게 뭔데?”

“꿈을 이루는 것이지.”

 

워너브라더스는 한 세기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마법사’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워너브라더스가 그렇게 다져온 기반, 본질은 결국 워너브라더스의 꿈을 이루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던 우리도 꿈꿀 수 있게 해주었다.

영상을 본 뒤 본격적으로 전시장을 둘러보니, 워너브라더스를 상징하는 ‘워터 타워’, 그리고 모든 벽면을 꽉 채운 필모그래피가 나타났다. 1923년부터 현재까지 일곱 번을 거쳐 변화한 워너브라더스의 로고도 눈에 띄었다. 필모그래피를 천천히 살펴보는데 1970년대부터는 나도 아는 작품들이 많이 보여 반가웠다.

거대한 대본들이 눈앞에서 흩날리는 것만 같은 ‘작가의 방’을 지나 다양한 캐릭터들의 의상과 피규어를 접할 수 있는 곳에 들어섰다. 피규어들의 퀄리티가 상당히 좋아 캐릭터를 눈앞에서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도 <반지의 제왕> 속 ‘골룸’, <해리포터> 속 ‘도비’를 만나볼 수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작품의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것 역시 이번 전시회의 특색 있는 볼거리였다.

<그것>, <애나벨>, <컨저링> 등 공포영화만 모아 전시하는 공간이 있었는데, 음산한 조명과 음악, 전시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다른 곳과 반전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외에도 <해리포터> 속 기숙사 배정 모자, 시트콤 <프렌즈>의 소파, 애니메이션 <스쿠비 두>의 버스 프레임 등 다양한 체험형 전시를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가 과거를 회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음의 이야기를 기약한다는 것에서도 색다른 매력을 찾아볼 수 있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윌리 웡카’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웡카>가 국내에서는 1월에 개봉할 예정인데, 이 ‘웡카’를 눈앞에서 만나는 것 같은 전시실이 있었다.

전시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이 가운데에서 등장하는 웡카와 사진을 찍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주었다.

전시의 마지막은 애니메이션들이 장식하고 있었다.

수많은 애니메이션 스케치를 비롯해 다양한 영상과 소품들이 반겨주었고, 특히 어렸을 때 매일같이 보던 <톰과 제리>를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

애니메이션 전시가 시작되는 구간부터 연신 감탄하며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워너브라더스의 역사로부터 시작된 전시가 우리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끝맺는다는 점에서 ‘워너브라더스는 우리와 함께 살아왔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이번 전시회의 슬로건이었다.

워너브라더스가 지난 100년 동안 펼쳐온 모든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울렸다.

어떤 이야기든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꿈을 꾸게 할 수 있다는 것, 즉, ‘세상에 가치 없고 쓸모없는 이야기는 없다’는 것. 이것이 워너브라더스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이야기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기념 특별전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뮤지엄 전시1관에서 2024년 3월 3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