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겨울에 생각나는 영화 4편 [영화]

글 입력 2023.12.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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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영화가 가지는 계절감을 좋아한다. 영화가 가지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연상하기도 쉽고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그 영화를 떠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괜히 설레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겨울이 가지는 계절감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얀 눈과 따뜻한 차, 난로 앞에 앉아있거나 때로는 외투에 얼굴을 파묻은 사람들.

 

오늘은 겨울의 계절감이 가득한 영화 4편을 소개하려 한다.


 

 

윤희에게: Moonlit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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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윤희’ 앞으로 도착한 편지 한 장. 딸 ‘새봄’은 편지를 읽고 ‘윤희’를 그리워하고 있는 친구가 있음을 알게 된다. ‘새봄’은 ‘윤희’에게 편지를 보낸 이가 살고 있는 곳으로의 여행을 제안하고 둘은 그렇게 겨울날의 그리움을 찾아 떠난다. 그곳에서 ‘윤희’는 오래 담아왔던 첫사랑에 대한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


일본 오타루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제대로 걷기도 힘들 만큼의 설원이 펼쳐진다. <윤희에게>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이 쌓이는 눈처럼,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에서의 겨울이 ‘윤희’를 춥고 외롭게 만들었다면, 일본에서의 겨울은 ‘윤희’를 따스하고 웃음 짓게 만든다. 이 영화를 보는 이들 모두 각자의 마음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파고: Far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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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허덕이고 있는 ‘제리’는 자신의 아내를 유괴하여 돈 많은 장인으로부터 아내의 몸값을 받아 내는 계획을 세운다.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잡범 ‘칼’과 ‘게어’를 소개받은 ‘제리’. 이후의 일들이 순탄하게 흘러갈 거라 생각했지만, ‘칼’과 ‘게어’가 고속도로에서 속도위반으로 검문을 받게 되면서 일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하얀 눈 길 위에서 펼쳐지는 핏빛 이야기들은 그 잔인함과 어리석음을 더욱 극대화한다. 따스함만이 가득할 것 같은 겨울 이야기들 사이에서 <파고>는 겨울이 얼마나 매서울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인간의 탐욕과 무지가 초래한 재앙이 어떤 발자국을 남기게 되는지.

 

결국 계획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 <파고>는 그 어긋남 속에서 발휘되는 인간의 본능을 현실적으로 다룬다.

 

괜히 연말에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너무 멀리 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게 된다.



 

드라이브 마이 카: Drive My 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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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후쿠’는 아내 ‘오토’의 외도를 목격한 후, 현실을 피하고자 아내와의 대화를 미루지만 그 사이 ‘오토’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년 후, 히로시마에서 연극을 연출하게 된 ‘가후쿠’. 그는 그곳에서 아내의 외도 상대인 ‘다카츠키’와 자신의 전속 드라이버인 ‘미사키’를 만나며 자신이 외면하려 했던 진실과 과거의 아픔에 마음을 열게 된다.


히로시마에서부터 시작된 ‘가후쿠’와 ‘미사키’의 여정. 둘은 눈 덮인 훗카이도에서 포옹을 나누며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그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 속 ‘가후쿠’와 ‘미사키’는 봄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앞둔 겨울에 오랜 시간 그들을 괴롭혔던 기억과 마주한다. 봄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기꺼이 상처받고 아파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영화는 못 본 척 지나갔던 아픔이 우리를 영원한 겨울에 묶어둘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로맨틱 홀리데이: Romantic Hol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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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둔 12월, ‘아만다’의 남자친구는 같은 회사 여직원과 바람이 나고 ‘아이리스’의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와의 약혼을 발표한다.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LA와 영국에서 벗어나기로 한 두 사람. ‘아만다’와 ‘아이리스’는 집 공유 사이트를 통해 휴가 기간 동안 서로의 집을 바꿔 연휴를 보내기로 하고 낯선 곳에서 둘은 예상치 못한 로맨틱한 날들을 보내게 된다.


이별 직후,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아픔을 극복하게 되는 일이 과연 흔한 일일까. 그럼에도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믿으며, 홀리데이의 환상을 꿈꾸며 한 번쯤 이 영화에 속아주자.

 

<로맨틱 홀리데이>는 추운 겨울에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온갖 사랑과 정이 한데 모여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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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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