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을 보고 무얼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는 모든 이들을 위해 - 그림 읽는 법 [도서]

글 입력 2023.12.0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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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보고 무얼 느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

 

예술을 좋아하고, 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꼭 이런 질문을 받곤 한다.

 

사실 미술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작품이 속한 미술 사조를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작가의 인생이나 생각을 바탕으로 접근해 볼 수도 있다. 그런 것들과 별개로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느끼고 감상하는 것도 당연히 좋다.

 

이 책은 그러한 자신만의 감상을 위한 첫 발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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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합니다


 

저자 김진은 대학교 재학 중 들었던 수업을 통해 미술사와 미술비평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후에도 그 열정을 버리지 못하여 회사를 그만둔 뒤 프랑스 파리로 미술 공부를 하러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팡테옹 소르본 파리1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며 배운 미술을 이해하고 즐기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소개한다.

 

 


예술은 구원이 될 수 있을까?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그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뭉크의 작품을 그가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바라본다.

 

뭉크는 세기말의 혼란스러운 시대에 태어났으며, 가난한 가정환경에서 질병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 둘러싸여 살아갔다. 어머니, 누나 등 많은 가족을 폐결핵으로 잃었고 본인 또한 건강치 못했다. 조울증과 강박관념으로 고통받았고, 환각에 시달렸다.

 

이런 뭉크에게 예술은 고통과 환각의 도피처였으며 구원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있어 예술은 자백이라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세상과 자신의 관계를 분명히 하고, 진실을 찾고자 했다. 어찌 보면 그의 그림은 그 자신의 자서전이었던 것이다.

 

삶의 불안과 고통을 그림으로 승화했던 뭉크의 삶을 이해하면 그의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도 더욱 풍부해진다.

 

 

 

두려움은 때로 아름다움이 된다


 

어떤 그림을 보면 그저 아름답고 행복하다. 그러나 어떤 그림은 우리에게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인 감정으로 ‘숭고함’은 즐거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예술적 즐거움이자, ‘기분 좋은 공포’로 정의된다. 철학자이자 미학자 에드먼드 버크는 이러한 숭고의 지배적인 감정은 공포이며, 공포가 즐거움으로 전환될 때 우리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숭고는 다양한 미술 사조를 거치며 다양한 방식으로 재현되었다. 영국 낭만주의 화가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는 작품 속 상징과 암시를 통해 사랑의 상실에 대한 아픔을 표현했다. 그의 그림은 숨 막히는 고통을 느끼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감정이 동요되는 그림의 힘에 감탄하고 은밀하지만 강렬한 상징에 상상력을 발휘하며 쾌감을 느낀다.

 

현대에 들어서 숭고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한 예술가로는 바넷 뉴먼이 있다. 그는 미술이 더 이상 아름다움만을 추구하지 않으며, 숭고를 향해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람자들이 작품을 통해 숭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그는 거대한 색면의 추상 작품을 그리곤 했는데, 감상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캔버스 앞에서 지시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떠한 감각으로 이끌린다.

 

이런 체험을 뉴먼은 숭고라고 생각했다.

 

 

 

현대미술에는 왜 <무제>가 많을까


 

현대미술 작품 중에는 특히 제목이 없는 것들이 많다. 우리는 이런 작품들을 보며 불친절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가끔은 당혹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예술가에게 있어 언어는 작품에 이름을 붙이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작품 그 자체가 자신이 표현하는 언어라고 여긴 것이다. 또한 정해진 방법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감상자가 작품을 스스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공백을 남겨둔 것이다.

 

 

 

내 삶에 진짜 미술을 들이는 첫 번째 시간


 

우리 삶에는 늘 예술이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예술은 우리를 일상적인 속박의 세계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예술은 우리를 구속하는 틀 안에서 떼어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틈을 내어준다.

 

<그림 읽는 법>은 예술을 곁에 두고 향유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첫 단계의 친절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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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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