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고유의 음빛깔

글 입력 2023.10.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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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 글을 처음 올리기 시작할 때, ‘솔직한 글’에 대해 고민하였다.


'글이란 읽는 사람, 하물며 나 자신조차 속이기 쉬운 언어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글에서 솔직해질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을 내보이는 것? 하지만 내면과 감정은 정의하기 어려운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아름다운 말들을 골똘히 생각해낸다.

 

어떻게 해야 입고 있는 옷을 벗어던지고 부끄럽지 않게 나를 공개할 수 있는 것인가. 꾸며지지 않은 본래의 내면과 치장된 창조물, 그 어딘가에 있는 글의 맹점은 아직 방위를 잡기 어렵다. 그렇지만 조금은 치장해도 좋지 않을까. 나의 모습은 나만이 꾸밀 수 있는 것이니까. 그 또한 나니까.’


그리고 이 고민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를 읽고 나서, 솔직함이라는 단어에 더 이상 매여있지 않았으면 한다. 어쨌든 글은 나의 자유와 표현, 그리고 이상이다. 절대적인 진실만을 전달할 수는 없다. 나 자신조차 모른 채 살아가는 인간이 어떻게 있는 사실 그대로를 알 수 있겠는가. 예술가는 그저 예술가의 눈으로 바라본 것을 아름다운 형태로 표현하는 것 뿐이다. 눈과 입은 각자 고유의 재산이며 아름다움이다.’


이러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문화예술은 언어’라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언어가 존재한다. 나의 의미가 담긴 진실한 언어를 전달했을 때, 그리고 듣는 이가 그 마음을 알아차릴 때 비로소 서로의 언어가 연결된다.


언어를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사람과 사람이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감정과 메시지를 알아차리듯, 예술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예술과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예술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을 듣는 이들이 이해한다면, 그 예술의 언어는 성공한 것이다. 예술가가 온 진심으로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표현한다면, 보고 듣는 이들도 그렇게 느끼리라 믿는다.


문화예술은 각자 고유의 '언어'로서 자유롭게 표현되며 아름다움과 이상을 추구하는 영역이다. 예술가는 그저 예술가의 눈으로 바라본 것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전부이다.


언어라는 표현이 식상하고 진부할 수 있다. 하지만 진부한 표현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가장 보편적이며 소중한 진심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보편성이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장 특별한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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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는 나에게 이러한 고유의 ‘언어’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 언어를 '음빛깔'로 표현해 볼 수도 있겠다.


음빛깔은 악기나 연주자에 따라 달라지는 음의 색깔, 즉 개성을 말한다. 같은 작품을 연주하더라도 연주자에 따라 음빛깔이 다르며, 듣는 이마다 다르게 느낀다.


아트인사이트는 이러한 음빛깔의 집합체이다. 모두 각자 고유의 빛깔을 가지고 문화예술을 향유한다.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많은 이들의 다양한 빛깔을 경험하며, 나만의 색깔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결국, 글과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솔직함보다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 혹은 '음빛깔'을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각자가 가진 독특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자유를 더욱 활짝 펼쳐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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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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